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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

꿈꾸는 뉴요커처럼… 포기하지 않으면 길은 열립니다

2022-05-31

예비역 육군대령 아내로 외국서 10여 년 거주 

전방·낯선 나라 오가며 남편·자녀 뒷바라지 

쉰 넘어서야 하고 싶던 공부·일·여행에 도전 

뉴욕 곳곳의 이야기를 드로잉과 함께 담아 

“꿈과 보람, 군인 가족·장병에게 전하고파”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각자 여건과 개성에 따라 스타일은 다르지만 우리 모두는 여행자의 꿈을 안고 살아간다. 그만큼 여행서적도 다양하다. 깨알 같은 실용서부터 특정 테마를 내세운 것, 가벼운 에세이나 인문학까지. 그 가운데 김미선 작가의 여행서 『꿈꾸는 자들의 도시 뉴욕을 그리다』(책과나무 펴냄)에 눈이 간 건 궁금증 때문이었다. 왜 뉴욕일까부터 드로잉은 왜 넣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예비역 육군대령(이기영 육사 39기)의 아내고 외국에서 10여 년을 살았다는 보도자료에 담긴 스토리가 인터뷰까지 이끌었다. 

 

“국방일보는 저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신문이에요. 남편하고는 1987년에 만났거든요. 저는 외대 불문과 4학년이었고 남편은 대위였는데 위탁교육생으로 터키어과를 다니고 있었죠. 전방에서 중대장을 마치고 1991년 터키로 건너가 석사과정을 밟았습니다. 숙소로 아침마다 국방일보가 배달됐는데 그걸 보는 게 저한테는 큰 낙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터키에 한국 사람도 거의 없었고 인터넷도 활성화되지 않아 고국 소식을 알기 어려웠는데 국방일보를 통해 뉴스도 접하고 군대 소식도 듣고 소설도 실려서 아주 열심히 읽었던 거 같아요. 신문이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하루는 파자마 바람으로 우편함에 갔다 오니 현관문이 잠겨 버린 거예요. 안에는 말도 겨우 하는 어린아이 둘만 있는 상태에서요. 겁에 질려선지 울기만 하고 제 말을 못 알아들어서 결국 열쇠공을 불러 문을 따고 들어간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국방일보 기자님 연락을 받고 그때 생각이 나면서 무척 기뻤습니다.” 

 

세월이 흘러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됐을 때는 무관으로 임명된 남편과 폴란드에 살았다. 그사이 지휘참모대 과정을 따라 나이지리아에서 지내기도 했다. 전방과 낯선 나라들을 오가며 남편 뒷바라지와 자녀 교육에 온 힘을 쏟았던 김 작가는 쉰이 넘어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공부도 일도 여행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결혼 전에 잠깐 회사생활을 했으니 경단녀라고 할 수 있죠. 밑바닥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영어 공부도 하고 사진 찍는 것도 배우고 방송통신대 문예창작과도 다녔어요. 여행작가가 되고 싶었거든요. 이렇게 책을 내기까지 꼭 10년이 걸렸네요. SNS에 올린 드로잉도 반응이 좋아 싣게 됐지만 아마추어란 이야기는 듣기 싫어서 미대에 편입해 최근에는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김 작가의 여행스타일도 단순히 보고 듣고 즐기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여행지에 얽힌 역사와 사람들을 찾아보고 공부해서 무언가 의미를 남겨야 한다는 주의다. 그래서 뉴욕이 더 마음에 들었던 거 같다. 

 

“네! 유럽이나 아프리카 여행도 해 봤지만 저한테는 현시점에서 가장 역동적인 이야기와 인물을 담고 있는 현장이 뉴욕이라고 느껴졌어요. 혼자 메트로를 타고 발톱이 빠지도록 뉴욕을 걸어 다녔죠. 자신의 일에 미친 듯 집중해 최고가 된 이야기는 무기력한 일상에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어요. 출간을 위해 자료 조사와 공부를 하면서 더 많은 감동을 받았고 독자들에게도 전해 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책이 출판되기까지의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여러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지만 코로나19라는 복병까지 들이닥친 상황에서 무명작가의 손을 잡아 줄 곳은 없었고 혼자 원고를 이리저리 수정하는 과정에서 드로잉 작업을 할 수 있는 뜻밖의 시간이 주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도전한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앞으로의 꿈은 자녀를 키우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동화책으로 내는 것이다. 

 

“저 같은 군인 가족이 많이 있을 거예요. 자신의 일을 포기하고 가족을 위해 살고 있는 분들이요. 그렇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이 뭔지를 알고 꾸준히 쌓아 놓으면 길이 열리고 보람 있는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군 복무 중인 젊은이들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해 주고 싶습니다.” 

 

 

[기사원문보기]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220324/1/BBSMSTR_000000100184/view.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