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운이 아니다. 이 땅의 관습대로 훌륭한 성생님의 영향을 덧입었다 할지라도 그 고결한 재능의 문장 전체는 나의 것이 될 수 없다. 오직 나와의 사투로 작품소재를 그려야지 남의 것을 갖다 쓰는 글쓰기는 절대적 가짜이므로 마땅히 지양해야 한다. (7쪽)
문자는 문명의 단절을 막는다. 문자는 정신문명의 꽃이다. 문자는 지식의 교류를 이끈다. 지식은 한 개인의 깨달음으로 체계가 다져지는 것이 아니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해례본 이후 전승과 축적의 과정을 거쳐 문장이라는 구조물이 만들어졌다. (33쪽)
글은 읽는 독자와의 만남이다. 글은 독자와 함께 떠나는 여행이다. 글은 독자로 하여금 경험이나 체험을 간접적으로 체득하게 한다. (33쪽)
퇴고를 앞둔 그 수고는 글이 더욱 좋아지면서 논지가 선명해지는 열매를 안겨준다. 중국의 시성 이라 불리는 두보(杜甫)는 지은 시를 어머니에게 들려 주며 반응이 있을 때까지 고치는 수정 작업을 반복적으로 했다 한다. 무쇠도 갈면 바늘이 된다. 문맥을 매번 새로 맞춰 끼어 넣는 글 쓰는 일은 고되게 힘들다. 쉽게 생각해 서는 안 된다. (37쪽)
자신만의 독특한 색상을 갖고 있어야 자기만의 문장력을 키울 수 있다. 공간감각을 활용하는 개성을 말하는 것이다. 그 개성의 조화는 책을 읽는 그 저자와의 만남에서 밝아진다. (1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