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는 시를 적지도
노래를 부르지도 않느냐고
초롱한 눈빛으로 네가 묻는다
세상 어떤 단어로도 적을 수 없고
세상 어떤 선율로도 노래할 수 없는
네가 가장 아름다운 시와 노래란다 _「유빈에게」
그대를 여기 두고 가기 싫어
울먹이며 뒤돌아보다 기어이
붉은 속울음 삼키며 넘어가는
서녘 하늘 노을에게 묻는다
사랑아 이제 좀 견딜만하니?
나 혼자 어둠 속으로 가기 싫어
골목길 서성이며 투정부리다 겨우
발걸음 떼며 쓸쓸한 뒷모습 보이는
덕유산 초저녁 어스름에게 묻는다
그리움아 이제 좀 견딜만하니? _「견딜만하니?」
저 수많은 별빛들은
다 누구의 슬픔일까
저 많은 풀벌레 소리
다 누구의 아픔일까
저 많은 물소리들
다 누구의 속삭임일까
저 많은 산길들은
다 누구의 기다림일까
저 소쩍새 울음은
누구누구의 그리움일까 _「누구누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