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나무

HOME도서정보분야별 책 보기

도서정보

분야별 책 보기

  • 책자이미지
  • 흐르는 강물처럼

    • 저자
      김창환
      페이지
      266 p
      판형
      145*210 mm
      정가
      15000원원
    • 출간일
      2021-11-05
      ISBN
      979-11-6752-043-2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 교보문고
      • 교보문고
      • 교보문고
      • 교보문고
책 소개

삶이 지나온 길에는 연민과 그리움이 남듯 강물처럼 흐르는 계절의 변화 속에서 자연과 사람들의 모습을 아침의 길 위에서 새겨져 엽서처럼 전해진 한 편의 시에 답장 형식의 산문집.

이십여 년 푸른 제복을 벗고 시작한 새로운 직장으로의 출근길, 우면산을 넘고 양재천을 거슬러 올라 과천청사까지 이십여 리를 걷기로 시작한 그는 아침마다 그 길에서 한 편의 시를 지었습니다. 철따라 피고 지는 꽃들과 함께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 강물처럼 흘러간 시간 속에서 그리움으로 남은 기억들을 일상의 희로애락에 굴절시키듯 잊혀져가는 언어들을 찾아내는 지고지순함으로 십여 년이 흘렀습니다.
그의 바람만은 아니었을 듯싶네요. 아침마다 길 위에서 쓴 한 편의 시를 엽서로 보내주는 시인을 연모했든 아니면 강물처럼 흘러간 기억의 편린들에 공감하며 마음에 간직한 그리움의 반향이었을 듯, 이제까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너와 나의 속마음을 내보이듯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녀는 그렇게 아침마다 전해지는 엽서에 짧은 단상을 전해 주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그녀는 누구일까요?

...
저자 소개

이순(耳順)의 언덕을 올라서도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듯, 여전히 어디론가 가야 할 길을 두리번거린다. 그러니 대지에 나 있는 길이든 세상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든 일단 길을 나서라는 주문을 자신에게 주억거리기나 할 뿐.

...
목차

1부 그리움, 봄이 오는 대지
눈사람 • 20
액막이연 • 22
사진틀 • 25
고향, 그 오래된 형상 • 27
불놀이 • 30
둥지 • 33
그 아침 너는 어디에 있었느냐 • 35
오솔길 • 39
봄 지리산 • 41
지나간 것들 • 44
석화(石花) • 46
회양목꽃 • 48
바라길에서 • 50
3월이 오면 • 52
귀가 먼저 열리던 시절 • 54
여행자 • 57
손 없는 날 • 59
종교란 • 61
먼동 • 63
보리밭 • 66
굴뚝같았다 • 68
돌아서야 할 길 • 71
당신의 봄날 • 73
봄의 활력 • 75
화엄사 구층암 • 78
봄바람 • 80
봄비 • 82
생강나무꽃 • 84
강둑길에서 • 87
복숭아꽃(桃花) • 89
야생과 인생 • 92
보아주어야 하는 • 94
제비꽃 반지 • 96
봄이 숨겨 온 비밀 • 98
여우불 • 100
소태맛 • 103
수선화 • 106
민들레꽃 • 108
목련화 • 110
조팝나무꽃 • 112
산당화 • 114
강둑에서 • 116
얼레지꽃 • 118
다리가 되어 • 121
나무 • 123
불일(佛日) • 126
같이 가는 길 • 129
다시 사월의 강둑에서 • 131
씨앗 • 133
오십 원 동전 • 135
새싹 • 137
배꽃 • 139
가시 • 141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 143
마운틴 오른가즘 • 146
비로소 • 149
사과 • 151
실개울 흐르는 곳에 • 154
기다림 • 157
산책 • 159
황지(潢池) • 161
정상 • 163
새벽 • 165
미뤄 두면 • 167
아침의 표정 • 169
수탄장 • 171
귀가 두 개인 것은 • 173
첫사랑 • 175
시험 • 178
도를 아십니까 • 181
포말 • 183
족제비 • 185

2부 연민, 여름의 환희
여름으로 들어가며 • 190
감꽃 • 199
언제는 없는 시간일 뿐 • 201
맨땅에 머리를 박다 • 203
보리피리 • 205
수달래꽃 • 209
유모차 • 211
제비 • 213
버린 것인지 비운 것인지 • 215
향주머니 • 217
불두화 • 219
고분고분 지분지분 • 221
소리 • 223
넝쿨장미가 피어 있는 집 • 225
함박꽃 • 227
돌나물꽃 • 229
들밥 • 231
밤꽃 • 234
낙타의 꿈 • 236
마곡사 가는 길 • 239
너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 242
천리포수목원 • 244
아, 잊으랴 • 247
여름 지리산 • 249
어정칠월 • 253
살구나무 흔들다 • 255
주아 • 257
참외꽃 • 259
내 친구 병근이 • 261
옥수수 • 263
나가는 글 • 265
(Ⅱ편에 계속)

...
본문 소개

고향집 흙냄새 나는 벼름빡 위

사진틀 두 개엔 할아버지 회갑 날 사진도

일등병 군인이었을 때 아버지 사진도

초례청에 모란꽃 피듯 족두리에 연지곤지

두 손을 올려 붉어진 얼굴을 가린 누님의 얼굴도

19금 내 동생 돌 사진도

세월의 더께가 파리똥처럼 얽어져 있었다 …

식구(食口)란 같이 밥을 먹는다는 것

웅크린 초가집 안방 오봉밥상에 옹기종기 둘러앉았던 식구들

가난했지만 따뜻했던 그날들처럼

그 시절에는 누구네 집 할 것 없이 집집마다 안방 가운데쯤의 벽에 사진틀이 걸려 있었지요. 안방 천장 밑이나 대청마루 문턱 위에 빼곡히 사진을 끼워 걸어 놓았던 사진틀. … 가족으로서는 이보다 더 가치 있는 작품이 어디 있을까 싶네요. 사진틀을 채운 사진들은 가족들의 역사이면서 추억의 저장고이기도 할 테니까요. … 오래된 사진들을 골라 사진틀을 만들어 놓고 싶네요. 그러면 잊었던 추억이 돌아오고 마음이 따뜻해질 것처럼. (「사진틀」, 25~26쪽)

 

배꽃이 흐드러졌다며

한번 다녀가라는 고향 친구의 기별 …

하현달 뜨면 배꽃은 구름처럼 흘러간다며

곡차나 한 잔 치고 가라고

주막도 은한(銀漢)도 떠난 마을엔

밤안개인지 배꽃이 피워 놓은 구름인지

짧은 봄밤도 이경(二更)에서

삼경(三更)으로 건너가는데

곡차를 푸는 바가지는 바닥을 긁었다

나고 자란 고향 마을 언덕배기에 배나무과수원이 있었습니다. … 배꽃이 피기 시작하면 마을은 밤에도 흰 구름이 내려온 듯 은하수가 흐르듯 밝은 빛이 번져 나왔답니다. … 제게도 그런 친구가 고향에 남아 있었더라면, 배꽃이 피워 놓은 밤안개 같은 구름도 볼 수 있었을 테지요. (「배꽃」, 139~140쪽)

...
출판사 리뷰

봄과 여름 동안 자연의 아름다움과 잊혀 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
옛날 펜팔을 보내던 추억을 아련히 떠올리게 하는 정겨운 엽서

“잃어버린 그리운 소리들 / 무논을 첨벙거리며 농부가 소를 부리는 소리 / 비 오는 밤이면 밤새 그칠 줄 모르던 개구리 울음소리 / 소리도 그리움이 되었던 거다”

세월은 흐르는 강물과도 같아서 붙잡을 수 없다. 삶은 그토록 유한하기에 더 아름다운가 보다. 이렇게 아름다운 유한한 삶 속에서 이미 흘러 지나가 버린 강물을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나 추억 속에 묻혀 버린 그리움은 잠깐씩 기억으로나마 꺼내 보며 달랠 뿐이다. 저자는 소리에도 그리움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다양한 추억의 소리가 그리움으로 담기고, 지나간 시간들이 사진처럼 박히고, 정겨운 자연이 강물처럼 흐른다.

“어린 시절, 생울타리가 둘러선 시골집에서 … 울 밖 감나무에 찾아와 지저귀던 참새며 까치들의 정겹던 모습들을 기억한다. 그 정겹던 모습처럼 … 그의 엽서를 읽었다.”


저자는 아침마다 이십여 리의 출근길을 걸으며 한 편의 시를 지었다. 날마다 철따라 피어나는 꽃과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 일상에서 부딪치는 일들을 짧게 산문시의 형식으로 보내진 아침 엽서는 가랑비에 옷이 젖어들 듯 어느 여인의 마음 한편에 스며든다. 그녀는 그리움을 만들고 싶다는 속마음을 내보이면서 아침마다 시인이 엽서처럼 전해 주는 한 편의 시에 짧은 단상을 전해 주기 시작한다.
서로 마주 볼 수 없는 갑갑한 상황에의 도피처였을는지, 단순한 호기심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인생은 예술작품도 아니고 영원히 계속될 수 없다’던 주인공의 독백을 기억하며 제목을 생각한 듯싶다. 강은 인간이 아닌 자연이 만든 것이기에 강을 따라 흘러간 물은 다시 돌아올 수 없듯, 우리네 삶도 그와 다르지 않다는 것. 그녀는 흘러가는 시간의 강물에서 그가 노를 저으면 그를 따르듯 한 배를 탄 셈이다.
이 책은 남녀가 주고받는 엽서 형식으로, 옛날 펜팔을 보내던 추억을 아련히 떠올리게 한다. 흐르는 강물처럼 변화하는 자연과 변해 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엽서에, 짧은 단상을 달아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마음에 드는 구절에 밑줄을 긋거나 그 아래에 내 생각도 함께 달아 놓는다면 더 멋진 책 읽기가 될 것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그와 함께 흘러갈 이야기들, 잊혀 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정겨움을 함께 건너다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