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소개
-
탑 ?인 밭과 날아간 비둘기
옛날 애월읍사무소 정문 쪽에 하마비가 서 있었다. 이 하마비에는
「司令以下下馬」라고 새겨져 있어서 사령 이하 사람들은 모두 말에서
내려 걸어가야만 했다(하마비에 대한 설화는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관덕정 앞
에도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스님 차림의 사람이 말을 탄 채 이 하마비 앞을 지
나 애월진 가까이까지 다가왔기 때문에 진졸과 마을 사람들이 합세
하여 중을 말에서 끌어내렸다.
“고얀 놈, 여기가 어디라고 말을 타고 지나가려 하느냐. 이놈!”
그러자 중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예. 소승이 몰라 뵙고 죽을죄를 지었소. 그러나 내가 이 마을이
잘되게 할 묘책을 알려드릴 터이오니 한번만 용서하여 주시오.”
“그 묘책이란 게 뭐더냐?”
마을 사람들은 귀가 번쩍해서 대들었다.
“예. 저기 과오름 앞에 있는 서쪽 탑을 헐어버리면 마을이 번창할
것이오.”
스님은 태연하게 대답하고 위기를 모면하여 갈 길을 가버렸다.
스님이 가버리자 마음이 급해진 마을 사람들은 탑 ?은 밭에 있는
탑의 밑동을 치자 우르르 탑이 무너지며 거기서 세 마리의 비둘기가
피를 흘리며 나와 한 마리는 어도 쪽으로 날아가고 한 마리는 상가,
한 마리는 애월항 거욱대코지 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43
애월읍
그래서 이 탑이 허물어진 때부터 애월에는 불이 많이 나고, 불
이 나면 바람을 타고 줄불이 붙어서 상애월은 폐촌이 되어 버렸다
한다. 닫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