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클라리넷을 꺼내 들었다…
투명한 밤하늘에 내 클라리넷 소리와 친구들의 악기 소리만 고요히 너울거렸다…
서정적이고 정열적이다. 치열하게 꿈을 향해 달렸고 누군가를 끊임없이 그리워했다. 한국을 떠나 낯선 타국 땅 불가리아에서의 생활은 아픔과 슬픔, 열정과 고뇌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투철한 음악 철학, 인생 철학을 만들어 냈다. 특히 ‘303호에 걸린 풍경화’는 꿈이 있는 사람의 아름다운 여정을 가장 서정적으로 극대화하여 가장 순도 높은 ‘연주자의 꿈’을 실현한다.
반면 한국에 남겨 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늘 그녀를 쫓아다닌다. 니콜라이 할머니는 외할머니를 떠올리게 하고, 타국에서 만난 한국인 언니가 해 주는 밥은 어머니가 해 주는 밥과 닮았다. 이 책에는 그런 마음씨 따뜻한 사람들과 소피아 시내의 거리 풍경, 눈부신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성당, 여름에도 하얀 눈을 뒤덮은 거대한 산 비토샤 등이 바로 눈앞에 있는 듯 아늑하고 아름답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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