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변 환경이 내 위주로 돌아가지 않을 때, 내가 수없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에 대해서만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만큼의 결과나 보상이 따라 주지 않을 때에는 자책을 하게 되거나 누군가를 원망하게 되며 남 탓이라는 것을 하게 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범하게 되는 가장 기본적인 습관 중 하나가 현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들이 잡다하게 얽혀 있는 사바세계에서는 이로 인해 또 다른 업이 지어지게 되고, 이러한 과보를 또다시 받게 되는 이른바 윤회(輪廻)라는 것을 계속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36-37쪽)
같은 현상 속에 있다 할지라도 어떤 사람은 행복함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괴롭다고 느낍니다. 혹은 답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없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습니다.
모든 것이 연기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현상계에서 일어나는 실상에 대해 명확하고 의심 없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자기 자신이 지어 놓은 업의 습에 갇혀 밖을 볼 수 없는 사람은 아무리 좋은 환경 속에 있어도 그 환경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사실을 생이 다하도록 알 수 없습니다.
이처럼 모든 것은 마음에 의해 평안해지기도 하지만 괴로워지기도 합니다. 즉, 한마음의 변화로 인해 일체가 극락(極樂)이 되기도 하고 지옥(地獄)도 되는 것이 사바세계입니다. (67쪽)
방편이 되는 절을 할 때와 진참회의 절을 할 때의 마음가짐은 달라질 수 있는데, 108배 절을 목적으로 둔 기도를 이어 나갈 때는 배출하고 써야 하는 동력을 108배에 온전히 기울임으로써 삿되게 흘러가는 기운을 막고 추후 현전할 수 있는 과보에 여일(如一)할 수 있게끔 알게 모르게 지은 죄업에 대해 참회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흘러가는 모든 상황이 의아스럽고 전체적으로 과보가 현전(現前)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어 나가고 있다면 진참회기도만이 온전한 목적이 되고 108배는 방편이 됩니다. (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