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끌어안고 때론 헤치고 넘어야 하는 역사와 인생,
그 길에서 진리와 이상을 찾던 허만길 시인의 고민이 담긴 시집”
복합문학의 창시자로서 50년을 넘게 문학 활동을 하며 항상 조국과 교육을 생각한 허만길 시인의 역사와 인생을 담은 시집이 출간됐다. 그간 역사와 인생의 아픔과 격려, 진리와 이상 추구, 사랑의 아름다움, 조국애, 교육애를 중시했던 그는, 기법 면에서 맑고 아름다운 언어와 사색적인 자세로 서정성과 상징성의 조화를 꾀하였다. 이번에 출간된 시집에는 그간 발표했던 시들 가운데 가장 허만길스러운 시, 즉 역사와 인생, 조국애, 가족의 고난과 사랑, 거친 삶을 이상 추구로 승화시키려는 의지를 담고 있는 시들을 엮은 것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그가 ‘분합문학의 창시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것처럼 이 시집에서 서사시와 장시를 여러 편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시와 수필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펼쳐 보이는 그의 글쓰기는 멋을 부리거나 묘기를 부리기보다는, 오히려 담백하고 덤덤하고 간결하다. 그래서 쉽게 다가가 음미할 수 있고, 더 긴 여운을 남긴다.
시인은 말한다. “우리는 역사와 인생을 / 도망하려야 도망할 수 없는 / 운명의 집으로 삼아야 했고 / 역사를 안고 인생을 안고 / 역사와 인생을 헤치고 넘어야 했다.”고. 때론 끌어안고 때론 헤치고 넘어야 하는 역사와 인생, 그 길에서 진리와 이상을 찾던 허만길 시인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쉽고 간결한 시어, 담백한 문체로 인생과 아픔의 고난과 고단함, 그리고 그것을 진리와 이상을 찾음으로써 승화하려는 아름다운 의지를 노래한 이 시집을 통해 긴 여운을 맛보며 자신의 역사와 인생도 한번 돌아보는 기회를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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