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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명한 봄

    • 저자
      라케시스
      페이지
      282 p
      판형
      130*190 mm
      정가
      14000원
    • 출간일
      2022-03-18
      ISBN
      979-11-6752-129-3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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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환경이 몰고 온 재앙, SF 디스토피아 장편소설.
어느 날 일상에 찾아온 투명한 ‘그것’의 습격으로 세상은 암흑에 휩싸인다. 플라스틱 컵 위로 투명하고 동그란 것이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전선 피복도 플라스틱이 섞인 재질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이 끊긴 것도, 전기가 끊긴 것도, 모두 ‘그것’들의 짓이었다. 자연과의 공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인간의 이기적이고도 편안했던 삶이 플라스틱을 대체할 것을 찾지 못하여 송두리째 무너진 것이다.
‘그것’은 무엇이며,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환경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살아남은 사람의 생존기 소설 속으로 빠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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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발전된 기술로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향하도록 돕는 ‘의료공학과’ 출신의 ‘부캐’ 부자. 퇴근 후 갖는 ‘부캐’인 ‘라케시스(Lachesis)’로서의 삶은 보컬, 캐릭터 디자이너, 여행가, 플로리스트, 액세서리 공예가, 작가 등 다양하다.
Lachesis의 첫 번째 소설 《투명한 봄》은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도착한 바다에서 마주한 플라스틱 쓰레기, 그곳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밤과 아침 사이 그 언저리의 수많은 꿈속에서 한 가지 이야기를 꺼내 본다.

lachesis.n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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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작가의 말

1장 살아남다(살아남은 ‘사람’)
첫 번째. 초인종
두 번째. 살아남은 ‘나’
세 번째. 나의 잘못이 아니었다
네 번째. 소문
다섯 번째. 투명한 벌레의 이름
여섯 번째. 사람들의 관찰 일기
일곱 번째. 검색할 수 없는 뉴스
여덟 번째. 타는 목을 축이기 위하여
아홉 번째. 살아남은 시대

2장 누군가의 책임
첫 번째. 풍경 너머 흐른 소리
두 번째. 어린이집
세 번째. 요양원
네 번째. 인형의 집
다섯 번째. 이기적인 행동

3장 남아야 할 것
첫 번째. 책임이 필요한 순간
두 번째. 신문
세 번째. 식목일, 투명한 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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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이런저런 불안한 소문들이 저 녀석을 감쌌다. 불안은 멀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한편에 머물렀다. 나만이 떠올린 것이 아니더라. 놀이터를 향하던 동네 아이들의 얄궂은 생각들 중 하나였고, 낯선 것을 빨리 받아들이지 못하고 저런 것은 다 허상이라는 어르신의 독선이었다. 여러 사람들의 공포가 유독 내 맘에 닿았을 뿐이다.

이제 생각하는 것조차 다른 사람의 머리를 빌려야 할 만큼 내 뇌는 굳어 가는 것 같았다. 단단하게. 그 단단한 플라스틱 덩어리들을 먹는 ‘벌레’님들께서 언제고 시선을 돌려 내 굳어 가는 머리를 노릴지 모른다. (59쪽)

 

남겨 둔 반 컵의 물은 이미 마시고 없다. 컵 바닥에 깔린 두어 방울 정도밖에 안 되는 물로 목을 축이고 나머지 한 방울로 괜히 얼굴을 닦아 본다. 이미 피부에 흡수되고 남아 있지 않은 물에 괜스레 욕지거리를 뱉어 본다. 이젠 마실 물이 떨어졌다. 미리 채워 놓았다면 아쉬워하지 않았겠지.

강가에 다녀와야 한다. 강줄기를 찾으러 갈 방법이 내 튼튼한 두 다리에 의지하는 방법밖에는 남아 있지 않다. 휴대폰 어플 속의 지도가 그리웠다. 내가 볼 수 있는 것이 라고는 중학교 교과서인 사회과 부도뿐이다. 저게 이미 십수 년 전에 쓰던 교과서이니 저 당시 지도로는 길을 찾을 수 없다. (143-144쪽)

 

플라스틱이 사라진 자리는 너무나도 컸다. 비상시에 휴대폰이라도 하며 외로움을 달래던 세상은 이미 사라졌다. 사람의 온기가 너무나도 그리운 세상에 사람들은 하나둘 지쳐 갔다. 전기와 물을 사용할 수 없었다. 당황하다가 눈물을 흘렸고, 화를 냈고, 참지 못하고 죽어 버렸다.

도시의 눈물은 심각했다. 화장터에 모인 사람들은 죽은 사람이 누구인지 물었다. 가족인지, 이웃인지. 그들에 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으레 물어보는 질문 정도였다. 그래도 어르신 가시는 길이 외롭지는 않으시니 좋은 거라는 옆집 할아버지의 말씀이 이 공간에 울렸다. (246-247쪽)

 

길거리에도 집에도 벌레들이 지나간 흔적조차 남지 않을 만큼 플라스틱이 사라졌다. 전선 피복을 갉아 먹어 죄다 합선이 일어나면서 전기도 수도도 멀쩡한 것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벌레가 없는 곳. 그리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이 삶에 익숙해져 갔다. 다시 겨울이 오기 전에 무슨 대책이라도 있어야 할 것이다. ‘벌레’를 죽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부분의 방법들은 이미 테스트가 완료되었다. 새가 먹어도 살아남았고 강아지나 고양이가 먹어도 살아남았다. 불에 태워도 타지 않았고 물에 빠뜨려도 죽지 않았다. (2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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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어느 날 갑자기 전기도, 물도, 모든 게 끊겼다!
투명한 ‘그것’이 몰고 온 재앙! SF 디스토피아 장편소설”

어느 날 일상에 찾아온 투명한 ‘그것’의 습격으로 세상은 암흑에 휩싸인다. 플라스틱 컵을 먹으며 자라난 작고 투명한 벌레는 플라스틱이라면 어김없이 먹어 치운다. 아이들의 장난감에서부터, 각종 그릇, 선반, 전기 피복까지, 우리의 삶을 편하게 만든 모든 것들은 환경이 만들어 낸 ‘그것’에 의해 남김없이 사라진다.

“날이 밝고 정신을 차렸을 땐, 허무한 공기가 방 안을 기웃거렸다. 나는 꿈속의 ‘나’만큼 위대하지도, 용감하지도 않았다. 그저 현실을 받아들이고 모험하지 않는 퍽 보통의 사람이었다. 그런 나의 평범하고도 아늑했던 삶이 무너진 지가 벌써 일 년이 넘었다. … 투명하고 동그란 것이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었다. 모두 ‘그것’들의 먹이가 되었다. 그것들은 불에도, 물에도 죽지 않았다. ‘그것’들이 먹어 치운 도시는 회색의 콘크리트만 남았다.” (본문 중에서)

이 소설은 환경이 몰고 온 재앙을 다룬 디스토피아 SF 장편소설로,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물건들이 부주의 혹은 고의로 버려진 쓰레기가 되어 지구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서 착안해 만들어졌다. 자연은 ‘플라스틱을 먹는 벌레’를 만들어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망가진 세상을 되살리려 한다. 자연의 입장에서 이미 디스토피아가 된 도시 곳곳은 인간에게 더할 나위 없는 유토피아이다. 자연과의 공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인간의 이기적이고도 편안했던 삶이 플라스틱을 대체할 것을 찾지 못하여 송두리째 무너진 것이다. 살아남은 자의 생존기를 담은 이 소설을 통해 지구 환경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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