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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선이 닿는 모든 순간에게

    • 저자
      김해안
      페이지
      206 p
      판형
      127*188 mm
      정가
      13000원
    • 출간일
      2022-01-30
      ISBN
      979-11-6752-107-1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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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시선에 닿는 모든 순간에게’ 말을 거는 마음으로,
삶의 온기로 물든 다정한 오늘의 기록

뜻밖에 마주한 풍경이 때로는 말 없는 감동으로 다가오듯, 특별하지 않은 하루일지라도 글로 쓰고 나면 그 자체로 반짝이는 날이 된다. 별 의미 없이 흘려보낼 수 있는 평범한 일상에서도 행복이 물든 순간을 품을 줄 알고, 설익고 미묘한 감정도 생동감 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삶은 조금 더 아름다운 물결로 가득할 것 같다.
눈밭에 홀로 핀 들꽃처럼 춥고 불안했던 서른의 여정. 글을 쓰는 시간은 나를 보듬는 회복의 시간이자 단단해지는 인고의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나에게 주어진 오늘을 외면하지 않고 있는 힘껏 안을 수 있었다. 사소한 오늘이 모인 이 이야기가 이 책을 손에 든 사람들에게, 오늘을 잘 살아 낸 당신에게 작지만 따스한 온기를 전해 줄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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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국어 시간에 반짝이는 눈으로 꿈을 말하는 아이들을 지켜보다가 글을 쓰고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삶은 무미건조한 오늘이 모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기에 특별한 날이 아닌 하루에도 마음을 담고자 노력합니다. 해가 떠 있는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 마음을 주고받으며 즐겁고 의미 있게 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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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rologue
꿈 많던 소녀의 손을 잡고 6


1부 시선이 닿는 모든 순간에게
타인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14
적당히 견딜 만한 가난 18
숨결이 깃든 통영의 밤 22
꿈으로 박제한 피아노 26
그들의 이상은 오늘이 되길 32
한낮의 꿈을 닮은 순간들 38
망한 소개팅을 통해 배운 존중 41
잠시 어른의 눈을 감는다 46
영어 실력과 빈부 격차의 상관관계 50
마음마저 늙어 버리고 나면 55
기사님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58
자그마한 동네 책방을 찾는 이유 62
저도 기분이 나빠도 괜찮을까요 65
겨울날 공원에서 마주한 것 68
서로의 인생이 안녕하길 바란다면 72




2부 쓸쓸한 날이면어김 없이 떠오르는
벚꽃 내리는 날 만난 우리 78
다르지만 같은 우리 남매 83
서로의 삶에 흔적을 남기는 일 87
씁쓸한 기억을 괜찮은 추억으로 91
부암동에서 올려다본 밤하늘 96
강연장에서 만난 할머니 101
낯선 사람들에게서 느낀 편안함 106
후회만 남은 아이비 화분 111
추억을 끌어안은 여름이기에 117
봄은 엄마와 나의 계절 121
어미 새를 보는 엄마의 마음 126
당신만이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 130
불 꺼진 도시를 누비는 택시 132
길을 걷는 속도는 다르지만 133
첫 마음을 잊지 않고 사랑하며 138
생각의 숲에서 잠시 쉬어 가세요 141

3부 문장 사이에 넘실대는 마음들
시 한 편을 짓기까지 146
넌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해 150
잠들어 있는 감각을 깨우다 156
물러설 곳을 마련해 두는 습관 158
투정과 불만으로 범벅된 곳 161
글 쓰는 시간을 일시 정지하다 164
일상이 매일매일 축제는 아니지만 169
가장 보통의 하루 174
달력은 어김없이 넘어가고 179
찰나의 순간을 기록하는 연습 182
비 내리는 풍경이 짓는 표정 185
달지 않고 담백하게 188
시절이 멈춰 있는 사진 190
마음의 주인이 되기 위해 192
버려지지 않는 악몽 196
나에게 안부를 묻는다 198
텅 빈 시간을 꿈으로 채워 준 공간 201


epilogue
모든 시간에는 이유가 있다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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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책을 매개로 이어진 사람들에게는 왠지 모르게 경계가 무너지고 마음이 무장 해제된다. 책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왠지 사람의 마음도 귀하게 대할 거라는 믿음이 있기에. 그런 우연 같은 인연으로 사람을 얻을 때면 어느 때보다 마음이 풍요롭다.

오늘도 자그마한 책방에 머물다 집으로 발길을 돌린다. 공간의 크기는 작을지 몰라도 그곳에서는 누구의 이야기도 작지 않다. 뛰어난 필력을 가진 이름난 작가만이 주목받는 공간이 아니라, 책과 글을 애틋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이곳이 참 어여쁘다. -64쪽

 

앞으로도 계절의 순환을 반복하면서 우리는 함께 익어 갈 것이다. 가끔은 뜨거운 햇볕을 만나 고단하고 거친 폭풍에 지쳐 삶이 힘들지도 모른다. 그런 때에도 서로에게 여린 벚꽃처럼 위안을 주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부디 우리가 함께 보낼 사계절에 초록의 싱그러움과 열매의 달콤함이 더 자주 찾아와 주길. 

오늘도 우리는 두 손을 꼭 맞잡고 서로의 기억 속을 사뿐사뿐 걷고 있다. 여전히 반갑다. -82쪽

 

바다 옆에 서면 이유도 모른 채 솔직해진다. 커다란 바다 앞에서는 욕심이 줄어들고 미움도 작아진다. 힘찬 파도와 씩씩한 바람 앞에서 나약해진 마음도 웅장해진다. 바다는 오래 간직한 꿈을 수없이 다짐하게 만든다. 그리고는 파도와 바람에 실어 무언의 응원을 보내 준다. 걱정은 조금씩 사그라들고 웃음은 되도록 늘어나도록. -120

 

나에게는 한 발 물러설 곳을 마련해 두는 습관이 있었다. 간절히 바라던 일을 결국은 이루어 내지 못하고 실패했을 때 상처를 받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일부러 내 모든 것을 내던지지 않았다. 내 마음은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꿈과 현실의 중간 어디쯤 적당히 제 몸을 걸치고 살았다. 그건 스스로를 자책하며 공격하지 않기 위한 일종의 방어이자 대비이기도 했다. 그런 자조적인 비겁함은 금방 몸에 익숙해져 버려서 관성의 법칙처럼 나를 따라다녔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 마음을 살뜰히 보살펴 주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을 견딜수록 아주 천천히 그리고 무겁게 가라앉았다. -162쪽

 

글을 쓰는 일은 카세트의 녹음 버튼을 누르는 일과 비슷했다. 과거에 도착해 소중했던 추억을 수집하고, 그동안 잊었던 소중한 기억을 재생시킨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 다시 녹음한다. 지난날을 회상하고 앞날을 상상하며 오늘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황홀한 일이다. -167쪽

 

시간이 흐르며 연락이 뜸해진 사람들이 있다. 사는 곳이 멀어지기도 하고, 직업이 달라지기도 하고, 관심사도 달라지면서 서로의 삶에서 자연스레 흐릿해졌다. 그때마다 더는 나를 찾지 않는 이들에게서 서운함을 느끼곤 했다. 내가 그들의 삶에서 삭제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마음 한구석이 헛헛하기도 했다. 그런 섭섭한 마음이 들면서도 괜한 심술이 생겨 먼저 연락을 하지도 못했다.

내 마음도 정리되지 않은 옷장과 비슷한 상태인 건 아닐까. 그동안 지나친 욕심과 복잡한 생각들이 내 마음을 비좁게 만들고 있지는 않았나.

텅 비어 버린 옷장은 오히려 느긋함과 편안함으로 꽉 차 보였다. 표정 없는 옷장이 생글생글 웃는 듯했다. 다시 입지 않을 옷들을 버리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내 옷장의 주인이 될 수 있었다. -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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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안녕, 나의 하루야?’ 평범해서 행복한 보통날의 이야기
오늘을 잘 살아 낸 당신에게 전해 주는 작지만 소중한 온기

누군가는 말한다, 평범함이 지겹다고. 그러나 작가는 말한다, 평범해서 행복하다고.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지극히 평범해서 지극히 소중하고 지극히 행복하다. 주변을 조금만 따스한 시선으로 살펴보면, 소중한 것들이 내 곁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마음이 따스해지며 행복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공원을 걸어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문득 그리운 사람들이 떠올랐다. 공원에서 마주한 것들을 전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으로 꺼내기 쑥스러워 마음에만 머물던 말들도 함께. 사랑은 생각보다 거대하고 웅장한 형태도, 아주 각별한 사이에서만 나타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사랑은 사소한 말과 행동에서 제 존재를 드러내고 또다시 주변을 사랑으로 물들이니 말이다.(71쪽)”

작가는 시선이 닿는 모든 순간들에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그리고 사랑은 더 이상 추상명사가 아닌 형태로 드러난, 형용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된다. 강아지를 사이에 두고 벤치에 앉은 두 남녀, 지인의 건강을 염려하는 노인의 통화…. 이 책에는 작가의 시선에 따라 때론 작가의 가족에게, 지인에게, 삶에게, 공원에서 만난 인물들에게, 어느 시인에게, 시들고 만 아이비화분에게, 시시때때로 옮겨 간다. 그리고 그 안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한다.

“시인의 이야기를 듣고 그가 지은 시에 다시 빠져 보았다. 시는 처음 마주했을 때와 다르게 다가왔다. 고심하여 골랐을 단어 하나에, 마음을 조절하며 썼을 문장 한 줄에 시인의 시간이 담겨 있는 듯했다. 그의 시간은 글자로 환산되어 흰 종이를 무대 삼아 춤을 추기도 하고, 슬픈 파도를 그리기도 하고, 가만히 잠잠한 바람을 맞기도 했다. 시인을 닮은 시는 살아 있었다.(149쪽)”

그가 만난 시인의 시는 살아 있었다. 그 시인의 시가 어떠했는지 알지는 못하나, 김해안 작가의 『시선이 닿는 모든 순간에게』와 같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마음을 조절하며 썼을 문장 한 줄에는 작가의 시간이, 시선이, 온기가, 정성이 담겨 있다. 그렇게 작가를 닮은 책은 살아 있었다.
작가는 눈밭에 홀로 핀 들꽃처럼 춥고 불안했던 서른의 여정, 때로는 이 시간이 헛된 노력은 아닌지 의심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쏟아 내고 나서야 아무런 의미도 이유도 없는 하루는 없다는 것을, 우리가 사는 모든 시간에는 그럴 만한 의미와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밝힌다. 이 책이 오늘을 잘 살아 낸 당신에게 작지만 따스한 온기를 전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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