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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숨결

    • 저자
      김성호
      페이지
      348 p
      판형
      140*210 mm
      정가
      15000원
    • 출간일
      2021-12-22
      ISBN
      979-11-967874-6-2
      분류
      문학
      출판사
      성미출판사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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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수면 위에 떠오른 비밀, 심연에 가라앉은 감정. 겉으로 보기엔 지극히 평범했던 한 남자의 지독한 우울, 그리고 그 이면에 감춰진 비밀을 파헤친다. 평범해 보이기만 한 가정도 그 안에 당사자들밖에 모르는 가족사가 있듯, 이 책에서 여러 가족사를 품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와 그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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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시인·소설가이며, 성미출판사 대표이다.
월간 [한국 시]로 등단했다.
저서에는 장편소설 『방황하는 영혼들』, 『누구를 위하여 눈물을 흘려야 하나』 등과 시집 『불타나이다』, 『내 혼아 깨어라』, 『아침을 맞으면서』, 『인적이 끊기면』, 『마음의 사랑을 찾아서』, 『내 손을 잡아 주소서』, 『성산에 오를 자 누구리요』, 『교회 가는 할머니』 등이 있다.
산문 『그리스도를 따르리』, 『꿈을 좇는 마음의 삶』, 인문교양 『글말이 생성되는 장소』를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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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등장인물

제 1장 절벽 나무
제 2장 삶의 숨결
제 3장 지식인의 위치
제 4장 생명의 가치
제 5장 두 교수
제 6장 혼전에 낳은 큰딸
제 7장 살인범
제 8장 늦둥이 배태
제 9장 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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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약한 봄비가 촉촉이 내린다. 옅게 젖은 회색도심의 자취로 미뤄 아마 대략 한 시간 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것 같다. 방문을 열고 미명이 채 가시지 않은 바깥을 흘끔 내다본 우성한은, 쓰디쓴 인상을 지어내면서 양어깨에 걸쳐 멨던 멜빵가방을 풀어 장판바닥에 툭 떨어트린다. 밀려든 허탈감에 따른 체념이다. 말 그대로 혈압에 눌리는-혈액의 압력에 심장이 수축하면서 끙끙 앓는 박탈감이었다.

“제기랄! 글러 먹은 하루군.” (12 쪽)

 

지금의 나의 운신은 아주 소량의 흙가루 속에 묻힌 한 줄기 식물에 불과하다. 한 바가지 물에도 금세 씻기며 사라질 수 있는 눈곱만큼의 흙을 딛고-담벼락 시멘트 틈새 사이를 겨우 비집고 싹을 띄운-더는 자라지 않아 항상 난장이에 머물러 있어 이름 소개도 무의미한 존재에 불과하다. 온종일 햇살이 비추는 양지바른 길녘이라 오가는 불특정 인적은 잦으나, 누구도 돌아보지 않아 가엾기 그지없는-가녀린 한 떨기 들풀에 지나지 않다. 그들이 털어내는 옷의 먼지를 고스란히 뒤집어쓰는 빈 줄기일 뿐이다. 그런데도 불만은 한 터럭도 없다. 그 입장이 못돼서가 아니라, 고민한들 행운은 찾아오지 않는다는 포기를 오래전부터 터득해 뒀기 때문이다. (87 쪽)

 

다리 아래 살인사건을 총지휘 맡게 된 지역 경찰서장은 강력 범죄를 수없이 다뤄본 훌륭한 베테랑이다. 경찰은 흉기에 무차별 난자당한 망자의 신원부터 탐문을 시작했다. 현장에서는 사망자의 신원을 딱 짚어 확인해 줄 물증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깨가방 안에 들어있는 빵과 우유가 전부였다. 그것도 이미 썩은 상태라 냄새가 아주 고약했다. 그 외에 노란 수건 한 장과, 치약·칫솔이 함께 담아진 직사각형 플라스틱 갑이 더 있었다. 수거한 칫솔과 아직은 윤곽이 남아 다행인 손가락 지문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신원이 확인되었다. 주소는 사망자의 자취방이었다. 어머니는 안 계시고, 치매 요양원에 장기입원 중인 아버지의 소재도 찾아냈다. 근무지도 알아냈다. (287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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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겉으로 보기엔 지극히 평범했던 한 남자의 지독한 우울,
그리고 그 이면에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다!”

‘나의 아픔에 울기도 참 많이 운 나에 대해 나만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는 내 영혼은 사랑하면서도 육신에는 회의심을 갖고 있다.’
소설 본문의 첫 문장이다. 일찍부터 시작한 박스제작공장 사업장을 외국인 종업원의 불장난으로 졸지에 잃고 만 주인공. 그를 괴롭히는 대상은 삶의 의욕을 더욱 떨어트린 우울증 증세이다. 겉으로 보기엔 지극히 평범했던 한 남자의 지독한 우울, 그리고 그 이면에 감춰진 비밀을 파헤친다.
평범해 보이기만 한 가정도 그 안에 당사자들밖에 모르는 가족사가 있게 마련이다. 이 소설에는 주위에 있을 법한 삶의 모습을 이면과 함께 담고 있다. 그래서 책 제목이 ‘삶의 숨결’인지도 모른다. 삶의 안정을 잡아가는 와중에 아내 몰래 다른 여성과 저지른 불륜, 그리고 살인 사건까지….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가족사를 품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서 저마다의 비밀이 한 꺼풀씩 벗겨지며, 세찬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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