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은 특정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다.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국방의 주인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가진 국민이다. 그런 국민들은 ‘내 나라, 내 일’이라는 일념으로 한 해 40조 원에 이르는 국방비를 쏟아 붓고, 그것도 모자라 생때같은 자식을 험난한 전선으로 보낸다. 그런 자식들은 지난 70년의 역사 속에서 청춘을 바쳐 피땀으로 나라를 지켜 왔고, 또 그렇게 지켜갈 것이다.
p.327
p.5
부정과 비리는 어둠 속에서 잉태되고 자란다. 권력으로 조직을 덮으면 조직에 권력의 그림자가 짙게 깔리고, 권력은 그 어둠 속에서 전횡을 저지른다. 그 어둠을 말끔히 씻어 내는 유일한 수단은 ‘공개’라는 빛밖에 없다. 국방과 국가 조직은 권력 그 자체를 개방하여 투명성을 바탕으로 공정과 공평을 전제한 상태에서 체계와 제도를 발전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국방과 국가가 진화하며 발전한다. 이것이 민주제도의 명제이다.
p.11
천안함은 한국군의 비참한 패배의 상징이다. 폭침으로 희생된 승조원들의 처절함과 나약한 한국군 지휘부의 비참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 문제를 국민과 논의하고자 한다. 천안함 문제를 단순히 해군이나 국방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과 국가의 문제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p.74
국력의 차이가 곧 국가 전쟁수행능력을 가름하는 척도이다. 적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비록 적이 수적으로는 우세할지라도 최선의 대응책을 수립하며 집결된 국력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방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존하는 국방지휘부가 수행해야 할 유일한 책무이다.
p.94
책임과 권한은 등가의 법칙이 성립될 때 의미가 있다.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어지면 그 권한은 권력으로 둔갑하고 그런 권한들이 남용되면 ‘질이 나쁜 권력’으로 부패한다.
p.135
방산비리부터 척결해야 자주국방의 길이 열린다. 비리는 국방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바이러스와 같아서 그 원천을 제거하지 못하면 수많은 변형 웜(worm)들이 끊임없이 생성되어 결국은 시스템을 마비시켜 버린다. 국방의 방산비리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백신은 “개방과 공개를 통한 투명성 확보 그리고 그 제도의 발전”밖에는 없다.
p.150
한국의 실정에 비추어 보면 이 ‘인사는 만사다.’라는 말이 ‘인사는 만(萬) 가지 권력의 중심이다.’로 해석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인사는 만(萬) 사람이 알도록 공개해야 정의가 실현되는 일이다.’로 의식이 전환되도록 제도를 선진화해야 한다.
p.167
군을 지휘하는 지휘부의 유일한 책무는 ‘스스로 강함을 표시할 줄 아는 것’이다. 그런 강함을 표현할 수 있는 지휘구조를 갖추는 유일한 길은 지휘부의 통합이다. 3군 병립 통합지휘구조’만 갖추어진다면 지금의 군사력으로도 자주의 기틀이 완성된다.
p.178
병사는 군대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요, 장차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국가의 주역이다. 병사들의 사기가 저하하면 그 군대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국가의 병사자원을 관리하는 정책이 정의롭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불투명해진다.
p.199
예우와 의전의 허례허식을 벗고 실용주의와 실사구시를 입어야 한다. 예우와 의전은 그 자체로도 인력과 예산이 허비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군의 관료화, 옥상옥의 지배구조, 계급(권력)만능주의를 부추기는 폐단을 불러온다.
p.231
사관학교가 정치 의식화되면 전쟁에는 관심이 없는 군복 입은 정치인, 정치군인들이 탄생하여 지휘부를 퇴화시키고 국가와 국민을 위기에 빠뜨린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사관학교는 ‘프로 전사 양성소’이지 ‘아마추어 전문인이나 정치인 양성소’가 아니다.
p.298
기득권으로 인식되는 권력을 손에 쥔 사람(장군)들이 국가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그 권력에 대한 욕심 한 가지씩만 내려놓으면 개혁은 봄의 꽃물결처럼 번져나간다.
p.311
20세기의 낡고 병든 제도와 관습으로 급변하는 21세기를 살아갈 수 없다. “책은 주장을 담는 그릇”이기에 찬란히 빛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꿈꾸며 개혁과 혁신의 굳은 신념만을 이 책에 담았다.
p.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