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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병이‘꽃님이’
<자진모리>
여보시오 벗님네들 여인없이 살수있나
여인없는 인간세상 생각이나 해보았나
보들보들 야들야들 여인내음 맡고나면
세상근심 사라지고 심신안정 극락세상
온갖고생 민초백성 여인들이 달래주네
멍든인생 찌든인생 죽고싶다 하지말고
이내품에 안겨보면 원기회복 체력왕성
오소오소 내게오소 근심걱정 덜어주고
명광(明光)미래 정해준다오~ 오~ 오~
꽃님이가 마지막 구절을 새벽 수탉이 울듯이 소리 높혀서 길게 뽑아내니, 선비는 온몸에 소름이 끼치도록 전율(戰慄: 몸이 떨릴 정도로 감격스러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했다. 일찍이 한양 기생에게선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소리였다.
이에 한양선비가 “얼쑤~, 좋다, 얼씨구”하고 추임새를 넣으면서 조각된 바가지를 신우대로 치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탕! 탕!” 소리가 나더니 얼마 안가서 바가지에 금이 가서 “탁! 탁!” 소리가 났다. 그것도 잠시 여기저기 다 깨지어 “틱! 틱!” 소리가 나면서 바가지는 박살이 나고 말았다.
아무튼 이렇게 꽃님이가 구성지게 한가락 뽑으니 한양선비는 신명 나서 넋이 나가다시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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