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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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길 봐봐. 너희들이 싸울 때는 분명히 유리창이 두 개가 깨져 있었어. 하지만 난 정확히 기억해. 시험 전날 4교시에 유리창을 교체하러 왔었잖아. 그때 분명히 세 개를 교체했어. 난 의문이 생겼지. 그래서 행정실에 유리창 수리하는 아저씨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그 업체 아저씨에게 전화했더니 아저씨는 세 개를 교체했다고 말하더군. 여기 동영상에는 창문 두 개가 깨져 있는데 왜 다음날에는 세 개가 됐을까?”
신선화는 동영상을 보며 호호 웃었다.
“더욱이 이상한 것은 아저씨 말로 네가 아침에 전화해서는 유리창이 두 개가 아니라 세 개라고 했다는 거야.”
‘설마……. 이 날라리가 회심의 유리창 교환 트릭을 알아냈을까?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안홍철은 침착해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근데 그게 뭐? 유리창 개수랑 시험이랑 뭔 상관인데?”
“난 홍철이 네가 왜 유리창 한 개를 더 깼을까를 생각하다가 시험지를 보관하는 교무실에 들어가기 위해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결론에 도달했지. 너희가 백점을 맞은 문제도 기억하지 못하는 거며, 죽자 살자 싸우던 놈들이 하루아침에 친해지고……. 결론은 둘이 계획적으로 유리창을 박살내는 연기를 했다는 거지. 유리창 바꿔치기를 위하여.”
“도대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유리창을 바꿨다는 증거 있어?”
“증거 있지. 경찰에서 창문틀의 지문을 검사하면 분명해질 거야. 우리 교실 창문 중 하나에서는 교무실에 계신 선생님들 지문이 나오고, 교무실 창문 중 하나는 우리 반 학생들 지문과 너 또는 재혁이 지문이 나오겠지.”
유리창 교환이라는 회심의 트릭이 발목을 잡을 줄이야. 유리창의 지문도 생각했어야 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지워야겠다. 이제 도망갈 구멍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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