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그럼 나는 죽어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 여행을 통해 얻게 된 소중하고 귀한 것들을 남겨야겠다. 좋은 사람들과의 사랑스러운 여행이야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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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의 하늘색은 다양하다. 코발트블루, 사파이어블루, 코랄블루, 스카이블루 등 그 중에서 나는 스카이블루가 마음에 든다. 은은하고 연한 하늘색은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이른 봄에 피어나는 노란 민들레,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릴 때와 너무 잘 어울린다. 자그레브의 하늘빛도 그래서 마음에 든다. 평생 잊지 못할 선명한 자그레브의 하늘빛을 마음 깊숙이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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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에 도착했을 때 비구름이 안개와 힘을 합쳐 천지의 물속을 보이지 않게 가리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올라온 이들의 염원을 외면하지 않고 신께서 구름을 서서히 물러가게 하시는 듯 신기한 광경이 펼쳐졌다. 천지에 숨겨진 비경이 아주 조금씩 열리면서 연푸른 천지를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잿빛, 하얀 등의 거의 무채색에 가까운 빛깔로 쏟아내었다. “와, 멋지다!” 등의 감탄사가 천지를 중심으로 메아리처럼 멀리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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