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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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을 갓 넘긴 노부부의 이야기입니다.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주말, 가족들이 모여 모처럼의 외식을 했습니다. 식사를 마칠 무렵 불쑥 아내가 묻습니다.
“당신 그때 왜 그랬어?”
남편은 무슨 뜬구름이냐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칩니다.
“여편네, 뭘 잘못 먹었나. 뭔 소리야?”
“큰 애 상견례 했던 날 말이야. 음식이 느끼해서 집에 와 서 찌개 끓여 먹는다고 나 더러 돼지가 어떻고 막 뭐라 했잖아! 그리고 임신했을 때 입덧이 심해 귤이 너무 먹고 싶다고 하니까, 가게 계산대 앞에서 귤이 비싸다고 오렌지 봉봉 하나 던져준 거 기억나? 나한테 왜 그랬냐고.”
남편은 기억을 더듬지만, 기억도 나지 않고 황당하기만 합니다. 무려 30년 전의 일이니까요. 지켜보던 아들 내외 는 웃겨 죽겠다며 숨넘어가지만 아내는 여전히 진지합니다.
우리 꽃길만 걷자, 18~19p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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