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는 뭔가 적정선이
있다라는 대화습관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니가 너무 심했어, 지나쳤어, 정도껏 하
라니까, 조금만 해 라는 말 등이 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면 뭔가를
하지 말라거나 중단하라 또는 어떤 적정선을 넘지 마라 라는 뜻으로
들린다. 하지만 그 적정선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들이 말하는 적정선이라는 건 수시로 바뀌고 사람마
다 다른 적정선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또 사람이라 할지라도 각자
기분에 따라 오늘의 적정선과 내일의 적정선이 다르다. 이 사람한테
적용하는 적정선이 다르고 저 사람한테 적용하는 적정선이 다르다.
도대체 그 적정선의 기준은 무엇인가? 우리는 그 기준이 서로의 것
이 맞다고 싸운다. 내가 봤을 때 너무 심했지만 상대가 봤을 때 적정
하단다. 상대가 봤을 때 너무 지나쳤지만 내가 봤을 때 딱 알맞은 것
같다.
우리는 왜 이렇게 뭔가 적합하고, 정상적이고, 알맞고, 적당한지
에 대한 가늠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도덕주
의적 판단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도덕주의 판단은 사회가 정해놓
은 행위의 올바름이라는 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분별하는 것이
다. 반면, 가치판단은 어떠한 가치가 어떤 상황에서 얼마만큼 중요
하게 여겨지길 바라는가에 대한 자신의 견해이다.
- 당신은 배려심이 너무 부족해요 - 도덕주의 판단
- 부부 사이에 배려는 정말 중요한 것이라 믿어요 - 가치판단
- 당신은 시간개념이라곤 전혀 없는 사람이야 - 도덕주의 판단
- 동료간에 신뢰는 매우 필수적인것이라 믿어 - 가치판단
- 인사를 잘 해야 그게 예의있는 사람이지 - 도덕주의 판단
- 인사하는 모습에서 예의라는 가치가 지켜진다고 믿는다.- 가치판단
가치판단이 아닌 도덕주의 판단을 하게 되면 우리의 머릿속엔 옳
고 그름의 개념들로 꽉 차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나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인식은 사라지고 무엇이 맞고 틀리고, 지나
치고 부족하고 등 뭔가를 지적하고 분별하는 데만 익숙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