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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톱에 박힌 달

    • 저자
      최수지
      페이지
      168 p
      판형
      135*210 mm
      정가
      12000원
    • 출간일
      2022-11-20
      ISBN
      979-11-6752-210-8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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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평범한 일상의 오브제에 낯설고 신선한 시어로 생명력을 불어넣는 시인 최수지의 두 번째 시집. 시인이 삶의 여정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엮어 만든 80편의 시를 담았다.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소재들을 가지고 혁신적인 어법으로 맛있게 요리한다. 그러나 절대 어색하게 미화하지 않고 시원하면서도 마음에 와 닿는 시인의 때론 서정적이고 때론 신선한 시를 맛있게 음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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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한국여성시동인회 회장과 부산여류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부산여류문인협회, 예술시대작가회, 글마루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시집 『그리운 이의 집은 출렁이는 신호등 너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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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1부 스치다 마주친

해바라기를 맞다
봉숭아 꽃물 들이기
푸른 사과
아이
토종 옥시시
저 가을은 붉어지고
안개
승강기 지붕에 사는 새
스치다 마주친
자두
이곳은 재개발 중
경로석 데이트
원데이 투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2부 숲은 휘어서 산다

손톱에 박힌 달
막히는 길에 부레옥잠이
은여우 목도리
관계자 외 출입 금지
모두 다 제자리
헐렁한 날
목침
백숙
경주 남산 숲은 휘어서 산다
우리는 그게 더 아프다
생각이 생각에게
큐브
흑백 20200412


3부 조율사의 흘러간 노래

동강 가는 길
서쪽 창의 안부
새해 홍원항 재활용 닻에 걸려
길 위에서
수도사와 파랑새
가정식 백반집
골동품 가게
동이감을 먹으며
새삼
절벽
저문 저잣거리에서
듣고도 보고도 모르는
조율사의 흘러간 노래
아침 술에 비틀거리는


4부 오래전 하루

소나기 지나는 하늘
주먹은 가깝고 단톡방은 멀다
상습 교통 체증의 터널 빠지기
문상, 긴 하루
폐쇄된 간이역
식탁에서 민들레 너는
반짝 퀴즈
오래전 하루
우두둑
2022.03.13.
연하장
보늬 치다
화두 한 알 입안을 돌아


5부 어머니의 의자

내 안의 적막
4월에 내리는 눈
황사
불면
봄 또 만나다
밥통과 밥솥
일상
여름 비처럼 만나다
머리카락 걸어 다니다
어머니의 의자
큰집 식당
지금 생각해 보니
태종대
소풍


6부 난지도의 달

노래를 듣다가
난지도의 달
미나리 밑둥치

역설
자작나무 의자
오래되어 놓치는
봄 여섯 그리고 또 봄
이상한 손

엄마
식탁 위에 반짝이는 수저를 보면

...
본문 소개

배수구에 끼인 것들을

맨손으로 청소하다가

뜨끔

손톱 밑 작은 것이

하루를 무너트리고 밤을 밝히는

 

(중략)

 

하나의 달이 지자

아홉 개 달이 수시로 보내는 인사

잘 가라 슬픔이여

 

그래도 간간이 품었던 소망

볼 수 있을 거야 손톱

그럭저럭 무심히 흐른 겨울쯤

그렇게 된다면 좋겠다는 중얼거림에

 

그러네 정말

노을이 물들고 조금씩 차오르는 달

찬바람 깊은 날

꼭 진 두 주먹에

열 개 꽉 찬 달의 노래

_「손톱에 박힌 달」 중에서

 

모처럼 끼니에서 놓여나

아침 뉴스 첫머리에도 넉넉한 마음

밀봉된 알사탕 봉지 터뜨려 쏟아붓듯

하루 일정을 흔들어 풀었다

 

힘없이 자란 머리카락을 자르러 갈까

개통된 외각 버스로 연결된 다리 타기를 해 볼까

시집간 딸이랑 중간 지점에서 만나 햄버거나 먹을까

 

(중략)

 

키 작은 겨울 해 아직 한 발은 남았는데

서둘러 피는 구골나무 꽃향기 사이로

헐렁한 하루가 가속으로 달린다

_「헐렁한 날」 중에서

 

순환도로가 비틀거리며

바다로 쏠려 있다

쏠린 것들이

넘어지지 않으려 절뚝인다

바다가 절뚝이고

동박새 간질이는 동백 숲이 절뚝이고

뚝 떨어진 세상 한쪽이 절뚝거린다

 

삐딱하다

변하지 않는 것을 그리워하는 사람 곁에

절뚝이는 것은 그리움이 되어

인화될 순간의 풍경이

더 작은 세상 한쪽을 잡고

삐딱한 것들과 기우는 것들의 중심선을

아직도 측량 중이다

 

버려도 될 순간은 없다고

온몸으로 팽팽한 사선을 당겨

직벽의 그림자를 옮기는 너

그렇구나

살아야 얻을 수 있는 저기 저 바위

매운 파도에

어렵게 얻은 이름을 펄럭이고 있다

 

(하략)

_「태종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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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평범한 소재에 신선한 시어로 생명력을 불어넣다!
일상의 오브제를 재미있고 때론 감성적으로 노래한 80편의 시

“배수구에 끼인 것들을 / 맨손으로 청소하다가 / 뜨끔 / 손톱 밑 작은 것이 / 하루를 무너트리고 밤을 밝히는”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시 「손톱에 박힌 달」의 시작 연이다. “하나의 달이 지자 / 아홉 개 달이 수시로” 인사를 보낸다. 청소 중 다친 손톱을 ‘달’에 비유한 시인의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그리고 손톱이 치유되는 과정을 “노을이 물들고 조금씩 차오르는 달”이라 비유하며, “찬바람 깊은 날” 그렇게 “열 개 꽉 찬 달의 노래”는 완성된다.
이렇듯 최수지의 시는 신선한 비유로 꽉 차 있으며, 손톱이 치유되듯 마음도 치유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시인 마경덕은 “소통이 가능한 지점을 제시하고 다양한 감각 주제를 전달하는 시인은 언어에 대해 자유롭다.”고 말하고, 시인이자 문학 평론가인 송동호는 “시어들은 차분하지만 묵직하다. 시를 엮는 솜씨는 남성적이지만 경륜의 노련함으로 더 맛있게 여성적으로 요리한다.”고 말한다.
시인의 이러한 신선함은 시 「헐렁한 날」에서 더 잘 드러난다. 여유로운 날을 ‘헐렁하다’고 표현한 것에서부터 신선함을 찾을 수 있는데, “밀봉된 알사탕 봉지 터뜨려 쏟아붓듯 / 하루 일정을 흔들어 풀었다”는 표현은 마치 눈앞에 펼쳐지는 듯 또렷한 이미지로 펼쳐지며 동화적인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그녀의 시는 평범한 일상에 신선한 시어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이 시집을 읽으며 마음이 치유되는 것 또한 그런 이유일 것이다.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소재들을 가지고 혁신적인 어법으로, 단 절대 어색하게 미화하지 않는 그녀의 알찬 시작을 만나 보며, 내 안에 꼭꼭 숨어 있는 동화적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보자.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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