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망설임 없이 훌쩍 떠나다!
『반야심경』과 『장자』, 수채화물감을 들고 떠난 자전거 세계 여행
“살아오면서 정신과 육체와 관계의 군더더기가 주렁주렁 달리는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 10년 전 겨울 규슈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일본인 청년은 오키나와에서 일주일에 한 번 타이완으로 가는 배가 있다고 했다. 시야가 확 트이는 느낌이었다. 로망이 생겼다.”
저자는 끈을 놓지 않고 이런저런 루트를 생각하며 10년을 보냈고, 어느덧 퇴직을 했다. 퇴직 후 저자는 망설임 없이 자전거 관련 물품을 꼼꼼히 챙기고 수채화물감과 팔레트, 붓 한 자루, 스케치북도 챙겼다. 그에게 있어 세세한 일정을 잡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시점과 종점만 있을 뿐, 모든 것은 유동적인 여행. 그래서 그의 여행기는 더 저돌적이고 더 매력적이고 더 인간적이고, 그래서 생각지도 못한 더 깊은 인연들을 만들어 낸다.
저자는 서울에서 동해로, 동해에서 블라디보스톡, 우수리스크를 지나 중국 훈춘으로, 바이칼호수를 거쳐 몽골로, 스위스 취리히까지 자전거를 타고 누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반야심경』과 『장자』의 구절은 저자의 심경을 대변한다. 수채화물감으로 그리고 쓴 그림과 글귀는 매력과 낭만을 더한다. 그는 자연이 주는 경외감에 가슴이 벅차올랐고, 그가 만난 크고 작은 곤경에 사람들은 기꺼이 손잡아 주었다. 그도 그들처럼 살기로 했다. 정신과 육체와 관계의 군더더기가 후드득 떨어져 나갔다.
“냉장고문을 여는 데는 용기가 필요 없다. 아무런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세스 고딘의 말이다. 이 말의 의미를 되새기며 218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적어 나간 메모와 생동감 넘치는 여행 사진들, 그리고 『반야심경』과 『장자』를 곁들인 개성 넘치는 수채화 그림들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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