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소개
-
갑자기 할머니가 정수를 가만히 응시했다. 정수는 당황했다. 할머니가 정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자네는 아직 젊구만. 그런데 젊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여. 늙은 말은 뛰지 않아도 천 리를 가지만, 어린 말은 천방지축 하루 만에 쓰러지지. 어린 수말은 암말 엉덩이만 보고 덤벼들지만, 늙은 수말은 암말 엉덩이만 보는 게 아냐. 암말 엉덩이에 들어 있는 세상을 보는 거야.”
“요새 봐. TV를 틀믄 기냥 쫙 빠진 어린 여자들이 빤쓰가 보일락 말락, 허벅지 다 드러내고 살살 웃으매 엉덩이를 흔들어 대지! 길거리에는 짧은 옷에 허연 살이 바로 앞에서 왔다갔다 허지, 부랄 달렸다믄 어떤 놈이 멀쩡허겄어? 가뜩이나 못 배운 인간들은 워떻겄어? 사회적으루 감옥에 처넣는다 혀도 잘 안 될 것이여! 그런 인간들이 신문을 보겄어? 일요일마다 교회나 절에 가서 설교를 듣겄어? 눈앞에 맛있게 생긴 음식을 흔들어 대믄서 먹지마라, 먹는 건 죄여 하는 것이라. 무식한 사램들에겐 고문이라! 그놈들이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씹허는 것은 죽을 거 같으니께 대드는 것이제. 죽기를 거부허는 반항인 거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