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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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저 많은 물들이 모두 어디서 흘러왔을까?’ 하고 명상에 잠긴다. 그 때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 산 저 산 깊은 계곡으로 달린다. 가깝고도 먼 수많은 골짜기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고 흘러온 의지와 신념의 물이다. 오다가 중도에서 여러 가지 용수(用水)로 또는 자연현상으로 지리멸렬한 물이 엄청나다.
강물도 타고난 운명이 천차만별이다. 어떤 물은 이름 없는 얕은 산골짜기에서 태어나 덧없이 수(壽)를 마치고, 어떤 물은 높고 깊은 산골짜기에서 태어나 심산 비경을 두루 섭렵(涉獵)한 후 큰 강을 이루고 그 이름을 만고에 떨친다. - 한강의 근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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