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조가
유리왕琉璃王
펄펄 나는 꾀꼬리는
암수가 서로 다정한데
홀로 된 이내 몸은
누구와 함께 돌아갈까
黃鳥歌
翩翩黃鳥편편황조 雌雄相依자웅상의
念我之獨염아지독 誰其與歸수기여귀
[참조] 유리왕琉璃王(?-18)
「황조가」는 고구려 제2대 유리왕이 지은 시가詩歌인데, 원래의 노래는 전해지지 않고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 유리 왕조에 4언 4구의 한역시로 전한다. 유리왕은 왕비 송씨가 죽자 골천 사람의 딸 화희禾姬와 한인의 딸 치희雉姬를 계실繼室로 얻었다. 두 여자가 서로 다투어 화목하지 않자, 왕은 양곡凉谷의 동서에 두 궁을 짓고 각기 살게 했다.
왕이 기산箕山으로 사냥을 나가서 7일간 돌아오지 않은 사이 두 여자가 서로 다투게 되었는데, 화희가 치희에게 “너는 한나라 출신의 비첩으로써 어찌 무례함이 그리 심한가”라고 꾸짖으니 치희가 부끄럼과 원한을 품고 도망가 버렸다. 왕이 이 사실을 알고 말을 몰아 쫓아갔으나 치희는 돌아오지 않았다. 왕은 나무 밑에 쉬면서 꾀꼬리를 보고 이 노래를 지었다고 한다.
『삼국사기』의 내용을 그대로 믿고 한역의 내용을 보면, 「황조가」는 유리왕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정시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또 다른 해석에 따르면, 유리왕 당시의 사회 현실을 반영한 작품으로 보고 화희와 치희의 싸움을 두 종족 간의 대립으로 보면 유리왕이 이 두 사이를 화해시키려다 실패하고 부른 것이니 서사시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유리왕을 신화적 인물로 해석하고 이 시가의 작자도 사실은 누구인지 알 수 없으며 제작 연대도 확정할 수 없는 고대 서정 가요로 보아 남녀가 배우자를 선정하는 기회에 불린 사랑의 노래라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