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파노 에세이 『손이 따뜻한 사람도 그리움은 있다』. 저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4인 가구의 한 가장으로서 아내와 자식들을 향한 투정 섞인 애정과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홀로 남은 어머니의 인생을 회고적인 시선에서 부드럽고 감상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고 믿고 있어 농사가 잘못된 것은 내 책임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무책임한 농부이지만, 세상 모든 물건의 값어치를 쌀값으로만 쳐 보는 습성이 들어 버린 천생 농부의 ‘자식으로서, 남편으로서, 또 부모로서’ 살아온 세월 동안 겪은 유쾌하고 때론 가슴 따뜻한 이야기.
이 책은 자식들이 커 감에 따라서 그때그때 부모로서의 기대감과 실망감을 오랜 세월에 걸쳐 써 온 것으로, 그 과정에서 느낀 부족한 부모로서의 자괴감과, 내 맘 같이 따라 주지 않는 자식들에 대한 실망감 혹은 생각 이상으로 잘해 주는 자식들에 대한 뿌듯함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 있는 이야기가 탄생된다. 처진 눈꼬리가 더 내려가서 마음 좋은 얼굴이 되는 각시와, 겨울밤이 깊어지면 한 장의 넓은 이불 속에 누워서 잠들기 전에 불을 끈 채 ‘삼국지 놀이’를 하던 온 가족의 풍경. 이 책에는 그러한 머리와 손과 가슴이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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