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잃은 것은 적다(吾所失小)
하잠(河潛)은 어린 시절 학당에서 한 아이와 서로 다투었다. 그러던 중 이 아이가 하잠의 신발을 빼앗아 찢어서 멀리 던져 버렸다. 그런데도 하잠은 성내는 기색도 없이 사람들이 물으면 말하기를 “이런 일은 없었던 일이다.”라고 했다.
훗날에 하잠이 높은 관직에 올랐는데, 어떤 사람이 그의 말안장을 훔쳐 갔다. 따르는 마부(馬夫)가 물건을 훔쳐 갔을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밝히고자 요청했으나, 하잠은 응하지 않고 말하기를 “내가 잃은 것은 적고 그자가 지은 죄악은 크니 다시는 밝히려고 하지 마라.”라고 했다. 훔친 자가 이 말을 듣고서 남모르게 그 안장을 제자리에 갖다 놓았다.
▲ 미움은 다툼을 일으켜도 사랑은 모든 허물을 가리느니라. _『잠언』 (25쪽)
맑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라
세상 사람들은 영리(榮利)에 속박(束縛)되어 가지고는 걸핏하면 티끌 같은 세상이니, 고통의 바다라느니 한다. 하지만 흰 구름이 푸른 산을 휘감고, 맑은 시냇물은 돌을 끼고 흐르며, 꽃은 피어 새를 반겨 마중하고, 골짜기는 나무꾼의 노랫소리에 화답하는 세상은, 티끌 같은 세상이 아니요, 고통의 바다가 아니다. 사람들 자신이 스스로 욕심에 사로잡혀 티끌을 뒤집어쓰고 욕망에 괴로워하는 것일 뿐이다. _『채근담』
△ 세상의 영화(榮華)와 명리(名利)에 마음이 얽매여 있으면, 세상은 고통의 바다요, 마음이 한가롭고 맑으면 낙원(樂園)이다.
▲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나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一切)의 비결(秘訣)을 배웠노라. _『빌립보서』 (106쪽)
금강산
지팡이 짚고 높은 산봉우리에 오르니
사방에서 바람은 길게 불어오네
푸른 하늘은 머리 위의 모자요
푸른 바다는 손안에 술잔이로다
金剛山(금강산)
曳杖陟崔嵬(예장척최외)하니
長風四面來(장풍사면래)라
靑天頭上帽(청천두상모)요
碧海掌中杯(벽해장중배)라
△ 이 시는 율곡(栗谷) 이이(李珥, 1536~1584) 선생이 금강산에 올라 푸른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며 대자연의 정경을 노래한 것이다. 3구와 4구에서 푸른 하늘을 모자와 푸른 바다를 술잔에 비유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인간의 모습이 잘 함축되어 있다.
▲ 보라 산들을 지으며 바람을 창조하며 자기 뜻을 사람에게 보이며 아침을 어둡게 하며 땅의 높은 데를 밟는 이는 그의 이름이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시니라. _『아모스』 (1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