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고민한 끝에 저는 결심했어요. 스스로 이름을 지어 보자고 말이에요. … 오랜 고민 끝에 ‘예쁘다’라는 말을 이름에 꼭 넣고 싶었어요. 예쁘다는 말을 다 넣지는 못하더라도, 적어 도 한 글자만이라도 넣고 싶었죠. 어떤 이름이 좋을까 이런저런 생각 끝에, 이번에는 나의 꿈을 이름 속에 넣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예쁘다’의 ‘예’라는 글자와 나의 꿈인 ‘피어나고 싶다.’라는 의미가 들어간 이름을 만들어 보았어요. 이를테면 예쁘게 피어나고 싶다는 뜻에서 ‘예피’라는 이름을 붙여 본 것이지요. … ‘예쁘게 피어나고 싶다.’는 나의 꿈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런지 부를 때마다 더욱더 마음에 드는 거 있죠? (20쪽)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굼벵이도 내 뿌리 옆에 집을 지었네요. 아마도 매미나 풍뎅이의 알에서 나온 것 같아요. 나의 뿌리 둘레에 집을 짓기도 했고, 이미 떨어진 나뭇잎의 아래쪽에 집을 지은 것도 있었어요. 떨어진 나뭇잎은 썩어 퇴비가 될 뿐 아니라 이런 곤충들의 집도 되어 줄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기만 했지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줄 알았는데, 실은 그런 것이 아니었답니다. … 그처럼 보잘것없는 것을 통해서도 서로 돕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었어요. 그러고 보면 꼭 좋은 것들만, 중요한 것들만을 갖고 서로 돕고 나누는 것이 아니었어요. (76쪽)
몸이란 말은 ‘모음’이란 말이 줄어 생겨난 말로 보면 그 뜻을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 둘레의 것들을 먹고, 소화시키고, 그렇게 모은 영양으로 우리의 몸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는 것이지요. … 살구나무는 비록 나무이지만 열매를 통해 우리들, 즉 우리들의 몸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을 주고 그 대신 사람들은 그 씨앗을 다른 곳으로 옮겨 주며 그곳에서 잘 자라도록 가꾸어 줘요. 이렇게 살구나무와 사람은 서로 돕고 어울리며 살아가고 있지요. … 한 그루의 나무를 나무가 아니라 나의 가장 친한 친구로 여기면서 좀 더 가까이에서 그 삶을 살펴보았다면 이보다 더 큰 것을 배웠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125쪽)
예피는 12장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앞으로도 좀 더 노력하여 나를 둘러싸고 있는 보이는 것들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들과도 서로 돕고 어울려 더 큰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생각해 보면 그것 역시 내가 더 예쁘게 피어나는 길이 아니었을까요?”
❶ 더 큰사람이 된다는 말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을까요?
❷ 예피는 더 큰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기로 했나요?
❸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준다는 말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눠 봅시다.
❹ 서로가 서로를 알아줌으로써 우리는 나를 더 크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요? (1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