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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필숙 씨 딸내미 참 잘 키우셨네요

    • 저자
      강혜빈
      페이지
      352 p
      판형
      128*188 mm
      정가
      14800원
    • 출간일
      2021-10-24
      ISBN
      979-11-6752-036-4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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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공기처럼 너무나도 당연했던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까지, 울고 웃고 화내고 힘내던 시간들의 이야기.
엄마가 폐암 4기로 투병하는 동안 일기장 속의 글들은 슬픔투성이지만, 그런 글로만 설명하기에 엄마는 너무 힘 있고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책을 내기로 한다. ‘엄마를 떠나보낸 나’가 아닌 ‘우리 엄마가 되어 주었던 이필숙 씨’를 위해서.
이 책을 통해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언젠가 잃어버릴 사람들이 마음의 방죽을 든든하게 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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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많이 읽고 많이 씁니다. 생각은 좀 더 많고 행동은 그보다 더 많이 합니다. 언젠가 책을 낼 거라고 생각은 했었는데 그 책이 엄마에 관한 책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세상 만물과 타인의 삶에 대한 호기심이 많지만 결국 내가 온전하게 살 방도를 가장 알고 싶습니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고민하고 싶고, 그 고민을 끝내고 싶지 않습니다. 일상 탐험가, 평생 몽상가, 지치지 않는 학습자로 살기 위해 자주 여행을 떠납니다. 장래 희망은 ‘사과를 잘하는 어른’과 ‘귀여운 할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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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작하며 • 4

1장 나의 엄마: 1954년 10월 24일 출생 이필숙 씨

엄마의 여권이 수명을 다했다 10
엄마에 대한 글은 이미 세상에 너무 많지만 13
엄마와 외가에 관한 긴 이야기 19
어쩜 나한테 이런 걸 물려줬어 33
산 사람 생일은 어디로 도망가는 게 아니지만 46
엄마가 가고 싶은 유럽은 어떤 곳이었을까 56
세상이 엄마들에게 좀 더 친절해지면 좋겠다 64
혼밥을 잘하는 건 아는데 77
우리 엄마를 엄마에게로 돌려보내는 마음 90
사모님은 홍천에 계실지 몰라도 우리 엄마는 아니에요 97

2장 엄마와 나: 1985년 12월 3일부터의 우리

믿었던 우리 엄마가 속물이었다니 110
엄마는 자식에게 두 번의 생일을 준다 120
해외 출장 후에는 역시 갈비찜이지 131
나는 흰머리가 두렵지 않아 138
기다리지 좀 마 내가 언제 갈 줄 알고 147
하마터면 결혼할 뻔했다 161
환갑이 된 나에게 보내는 축사 170


3장 엄마의 안녕: 2014년 3월부터 24개월 동안

치료 목표는 완치가 아닌 생명 연장 174
지팡이가 불효의 상징인 이유 186
이런 걸 왜 아직도 안 버리고 있냐고 물으신다면 196
마지막으로 엄마의 병실을 나섰던 날 202
내 마음속 꽃봉오리 같은 말 한마디 208
엄마 삶의 마지막은 엄마의 뜻대로 해야 하니까 220
앰뷸런스가 지나갈 때마다 떠오르는 슬픔이면 충분해 228
엄마를 떠나보낸 그날 마음속 생생한 것들을 236


4장 엄마 없는 나: 2016년 3월 9일 이후의 세상

회사는 당신의 슬픔에 관심 없다 240
엄마의 생일에 내 선물을 샀다 246
한 치 앞도 모르지만 다 안다 255
망가지고 부서지고 엉망이 되어 버린 것들이 주는 메시지 269
드디어 사바아사나를 제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 291
치과의사 선생님 같은 사람 만날 수 있을까 298
몇 살에 겪어도 처음일 수밖에 없는 일 305
우리 가정이 무너진 건 아니지 314
애도를 완성하는 나름의 방식 318
우리 엄마의 하나뿐인 손녀니까 326
너희 어머니가 오래오래 건강하시면 좋겠어 336

마치며•우리는 결국 다 잃어버릴 것이기에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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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매끼 먹는 밥이 단지 생명 부지하기 위한 것인가 싶은 마음이 들 때, 식탁 위 마주 앉은 나를 그리워하며 꾸역꾸역 밥을 집어넣었을 엄마의 마음을 난 왜 더 일찍, 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엄마가 있을 때 엄마를 너무 외롭게 했다. 혼자서 밥을 잘 먹는 거랑은 아주 다른 문제인데 무슨 근거로 엄마가 외로움을 잘 안 타는 사람이라 단정 지었던 걸까. <86p ‘혼밥을 잘하는 건 아는데’>

 

나는 단 한 번도 그 차가운 산골짝에 우리 엄마를 둔 적이 없다. 우리 엄마는, 퇴근길 마주친 뻥튀기 트럭에 있고, 주방에서 매일 쓰는 앞치마에도 있고, 안방에 있는 엄마 옷과 가방에도 있으며, 닫힌 방문을 열고 지금이라도 나올 것 같은 이 집 안 곳곳에 가득하게 있다. 만난다고 어디론가 갈 필요가 전혀 없고, 반대로 어디로 간다고 만나지는 것도 결코 아닌데, 사람들은 참 뭐를 잘 몰라. <105P ‘사모님은 홍천에 계실지 몰라도 우리 엄마는 아니에요’>

 

그렇게 나는 내 생일을 다시 엄마에게 돌려주었다. 매년 겨울의 초입에 돌아오는 내 생일에는 설레거나 기쁘기보다는 그저 엄마 생각을 많이 한다. 꼭 나를 낳았던 엄마의 수고를 떠올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또 내 중심의 생각으로 돌아오게 되니까 엄마에 대한 모든 생각을 한다. 엄마가 태어났을 때로 거슬러 올라가 보기도 했다. <126p ‘엄마는 자식에게 두 번의 생일을 준다’>

 

아빠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꿈에서 우리 엄마를 봤노라고 말할 때마다 그랬냐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긴 했지만 정작 자기 딸내미 꿈속에는 한 번도 찾아와 주지 않는 엄마가 야속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날 밤 불시에 나타날지도 모르니까 할 말을 준비해야지 하고 생각날 때마다 노트에 메모해 두기도 했다. <154p ‘기다리지 좀 마 내가 언제 갈 줄 알고’>

 

슬픔이 곧 애도이자 떠난 사람을 잊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때는 계속 슬프지 못해 죄스러웠다. 적어도 엄마의 기일에는 조금은 우울하게, 또는 외롭게, 그렇게 엄숙한 분위기를 잡고 다른 날과는 다르게 지내는 것이 엄마를 기억하는 표식이라고 생각했다. <234p ‘앰뷸런스가 지나갈 때마다 떠오르는 슬픔이면 충분해’>

 

무언가 잘못되었다 해도 그게 반드시 연쇄적으로 나쁜 일을 가져오는 게 아니고, 사라지는 물건에 엄마의 존재를 대입시키지 말라고, 그런 식으로 애써서 연결된 감정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288p ‘망가지고 부서지고 엉망이 되어 버린 것들이 주는 메시지’>

 

모두가 울지 말라고 할 때, 오히려 외로움과 슬픔을 느낄 때마다 함께 계실 테니 울음을 그치지 말라고 하는 너의 그 위로가 좋다. 참 진실된 너의 말이기 때문에 힘이 된다. <347p ‘너희 어머니가 오래오래 건강하시면 좋겠어’> 

 

엄마를 보낸 이후에도 여러 가지 상실을 겪었다. 단지 멀어진 이도, 이 땅에선 다시 볼 수 없게 된 이도 있었고, 서서히 잃기도, 갑작스럽게 잃기도 했다. 황망할 때도 있었지만 무덤덤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상실의 때마다 나는 글을 썼고, 시간이 지난 후 읽으면 언제나 성장한 내가 과거의 내 마음을 보듬어 주는 경험을 했다. 때로는 써 내려가는 그 행위 자체로 위로받기도 했다. <348p ‘우리는 결국 다 잃어버릴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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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언젠가 잃어버릴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

우리는 누구나 상실을 경험하고 산다. 소중한 것을 잃기도 하고,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나보내기도 한다. 그런데 그 상실이 가족이라면, 그것도 너무나도 익숙해서 공기처럼 당연하게 느껴지던 엄마라면, 그 아픔의 크기는 어떨까?

“공기가 없는 세상을 한 번도 겪어 본 적 없고, 그래서 상상할 수도 없듯이 엄마의 부재 이후에 내가 겪은 상황과 감정은 이전에는 감히 그려 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p.127)

엄마가 폐암 4기로 투병하는 동안 일기장 속의 글들은 슬픔투성이지만, 그런 글로만 설명하기에 엄마는 너무 힘 있고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책을 내기로 한다. ‘엄마를 떠나보낸 나’가 아닌 ‘우리 엄마가 되어 주었던 이필숙 씨’를 위해서. 딸내미 잘 키웠다는 말을 이제라도 듣게 해 주고 싶어서. 엄마가 남긴 여권이 만료되던 날, 엄마가 아닌 이필숙 씨에 대한 글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저자의 글 속에 엄마가 살아 움직였고, 그 속에 있는 엄마를 만나서 저자는 또 울고 웃었다. 엄마 이필숙 씨는 힘 있는 사람이었고, 엄마의 그런 유산은 저자에게도 남았다. 그래서 엄마와 보낸 마지막 시간과 그 이후를 살아가는 저자의 삶은 마냥 슬프지만은 않다. 오히려 굳건하다.
씩씩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상실의 전 과정을 통과해 온 모녀의 이야기는, 매우 개인적이면서도 동시에 보편적이다. 모든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슬픔만이 상실의 전부는 아님을 알게 되고, 어려움의 시기를 겪어 내는 자기 마음의 방죽을 든든하게 쌓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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