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정취가 흐르고, 자연이 어우러지며, 동시에 사람이 살아 숨 쉬는,
자연과 사람이 삶 속에서 함께하는 안락함과 평화로움을 노래한 시”
일상에서 마주치는 소재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지나간 추억들을 돌이키며 마음에 여유와 자유로움을 선물해 주는 70여 편의 시를 담은 시집이다. 삶의 연륜을 무시할 수 없듯, 그의 시에는 그가 인생을 여행하듯 사는 동안 겪은 사계절이 마치 살아 있듯 생생한 생명처럼 담겨 있다. 그래서 더 깊고 더 따스하다.
‘달빛이 / 뭉텅뭉텅 쏟아지는 / 골목길에 / 달덩이 같은 모과가 / 별빛에 취해 / 바람에 / 시계추처럼 달랑달랑 / 똑 똑 똑 하이힐 소리 / 핸드폰 벨 소리 / 건너편으로 / 화살처럼 뛰어가는 / 검은 고양이 한 마리’. 시 「순간의 포착」 전문이다. 이렇듯 그의 시는 현장을 포착하는 힘을 갖고 있어, 지나온 시간들을 현재화하는 능력으로 독자들을 또 다른 세계로 이끈다.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이 가슴에 알알이 따스하게 박힌다.
그런가 하면, ‘스산한 바람이 온몸을 감쌀 땐 / 불현듯 당신 생각날 때가 많습니다 (중략) 귀뚜라미 같은 당신의 목소리를 / 듣고 싶습니다’(「그리운 것은 당신뿐」 중 일부)처럼 자연을 통해 연상된 누군가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사계절이라는 늘 곁에 머무는 풍경 안에서 자연을 노래하는가 하면, 동시에 가슴 아프도록 보고 싶은 이도 떠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일상의 정취가 흐르고, 자연이 어우러지며, 동시에 사람이 살아 숨 쉰다. 자연과 사람이 삶 속에서 함께하는 그의 시를 통해 안락함과 평화로움을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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