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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도사 무풍한송 길을 걷다

    • 저자
      이병길
      페이지
      460 p
      판형
      152*225 mm mm
      정가
      16000원원
    • 출간일
      2019-12-30
      ISBN
      979-11-5776-815-8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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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영남알프스 일대는 오랜 역사와 많은 문화유산을 품은 보물창고이다. 저자의 2018년 전작 『영남알프스, 역사 문화의 길을 걷다』는 영남알프스와 울주군 중심의 지역사였다. 그 후속작인 본서 『통도사, 무풍한송 길을 걷다』는 영남알프스, 통도사, 양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중점적으로 다룬 책이다.
통도사 무풍한송 길의 이름바위에 대한 궁금함에서 시작하여 질문과 답을 찾는 길을 나선 저자는 큰 역사의 흐름 속에 잊히기 쉬운 작은 역사, 지역과 사람 이야기로 이루어진 향토사를 자세히 들여다봄으로써 되살려 냈다. 굽이굽이 이어진 산천에는 지도상의 경계가 없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도 그처럼 이어진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자신의 삶이 처한 곳에서 저마다 작은 역사의 문을 여는 길을 나서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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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962년 경남 안의에서 출생하였으며, 초등 시절 이촌향도하여 부산대학교 철학과를 다녔다. 1988년부터 현재까지 양산 통도사 아래 보광중·고등 학교에서 스스로 ‘길 사부’라 부르며 덕도(德道) 선생의 길을 걷고 있다.
20여 년 전부터 『주변인과 시』와 『주변인과 문학』에 문학 작품을 쓰고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다가 스스로 ‘길 위의 사람’을 자처하며 영남알프스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즐기며 탐구하는 잡문가·질문자·지역사 연구자이다. 2013년 7월부터 『울산저널』에 매월 ‘영남알프스 역사 문화 기행’을 연재하고 있다. 또 (사)울산민예총, <영남알프스학교>, <울산민족문학회>, <울산작가회의>, <목요시선 동인>에서 활동하고 있다.
수불석권(手不釋卷)하려고 매주 1회 도서관으로 출근을 한다. 늘 밝은 사랑을 꿈꾸는 로맨티시스트로 하회탈과 같은 미소를 지으며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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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여는 글

제1부 늘 푸른 길을 걸어가다
1. 영축산문을 들어서다
2. 바람은 춤추고 솔은 푸르다
3. 스님들도 계모임을 하셨네
4. 숲의 사람 석가모니, 숲의 종교 불교
5. 길 가는 자의 발을 밝히는 석등
6. 이번 생은 망했다고 해라

제2부 역사의 방명록에 이름을 남기다
1. 양산 상삼마을 만석꾼, 일본군과 싸우다
- 서병희 의병과 김병희·김교상 만석꾼
2. 동부 경남 최초로 삼일독립만세를 외치다
- 통도사 신평 3·1독립만세 운동
3. 오로지 행동으로 보여준 의열단원
- 부산경찰서에 투탄한 박재혁 의사
4. 통도사 스님, 혁신단원이 되다
- 박민오와 신화수 스님
5. 통도중학교 선생님들, 항일 민족교육을 하다
- 통도중학교 항일 민족교육운동
6. 조선의 자본가, 민족 독립에 불을 지피다
- 부산·울산·양산, 삼산의 자본가들

제3부 바람은 머무는 곳이 없다
1. 한 바위에 새겨진 김교헌과 윤치오의 동상이몽
2. 양산의 개화 청년 권순도, 세계인을 환영하다
3. 지석영, 한글 사용을 청하는 상소를 하다
4. 영축산 통도사 백운암에 선승들이 오다
5. 종이 부역을 혁파한 권돈인과 그의 친구들
6. 통도사의 영역은 어디까지였나
7. 바위에 충신의 이름을 새겨 기리다

닫는 글

○ 주요 참고문헌 목록
○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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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무풍교 입구에서 통도사 부도원(浮屠園) 입구 선자(扇子: 부채)바위까지 1.5㎞의 오솔길, 차량 통행의 방해를 받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길이 바로 통도 팔경 중의 하나인 ‘무풍한송(舞風寒松)’ 길이다. 무풍한송, 춤출 무(舞), 바람 풍(風), 찰 한(寒), 소나무 송(松). 언제나 바람이 춤추듯이 불어오니 주변의 소나무는 늘 차가운 기운을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날씨에 이 길을 걸으면 알지 못하지만, 겨울에 이 솔숲길을 걸어본 사람은 이 말뜻을 알 수 있다. 통도천인 청류동천을 따라 부는 바람은 춤추듯 안겨오고, 솔숲길의 소나무는 늘 푸르러 따뜻함보다는 차가움으로 가슴에 다가온다. 여름날에는 그 차가움이 시원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소나무 향기가 온몸을 간질이며 감싸고, 소나무 숲에서 부는 바람은 몸을 한 바퀴 휘돌며 지나간다. 소나무가 전해주는 바람에 향기에 색깔에 취해 걸어간다. 마치 다른 세계를 걷는 것 같다. 느리게 사는 삶을 즐길 수 있다. 무풍한송의 길을 걷는 것은 축복이다.

(51-52쪽, 「바람은 춤추고 솔은 푸르다」)

 

인간의 삶에 늘 함께하는 것 중의 하나가 나무이다. 집 짓는 건축 재료, 밥하고 군불 때는 땔감, 책을 만드는 종이, 휴식의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도 나무, 그리고 마지막 시신을 담는 관 등 여러 가지로 나무는 인간 삶의 매순간에 같이하고 있다. 나무는 한 곳에 서서 치열하게 삶을 사는 존재이다. 지상에서 산소호흡을 하는 모든 생명체 중 나무의 도움을 받지 않은 존재는 없다. 나무는 지상 생명체들의 어머니이다. 나무는 자신의 모든 것은 내놓는 존재이다. 숨을 쉬도록 할 뿐 아니라 애벌레에게는 나뭇잎을, 동물들에게는 열매를, 그리고 사람들에게는 삶의 공간을 제공해준다. 말 그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의 존재가 나무이다. 인간 삶이 나무와 떨어질 수 없듯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삶도 마찬가지였다.

(73쪽, 「숲의 사람 석가모니, 숲의 종교 불교」)

 

통도사 신평 독립만세운동 주역은 항일독립운동의 불씨가 되었다. 통도사 독립운동 주역인 스님들은 오택언, 양대응, 김상문, 신화수 스님이고 연관자는 한용운 스님이다. 이 스님들은 항일독립운동의 길을 계속 걸었다. 1919년 11월 15일 「대한승려연합회 독립선언서」가 발표된다. 선언 기초자는 백초월, 신상완 스님이고 선언자는 통도사 김축산(김구하), 범어사 오만광(오성월) 등 12명이었다. 1941년 통도중학교 항일 민족교육 사건이 일어나는 원천이었다. 김말복(징역 2년), 조병구(징역 2년), 신정균(불기소), 배기철 선생(불기소)이 끌려가 고문을 당하였고 양대응 스님도 고초를 겪었다. 배기철을 제외하고는 모두 통도사 출신 스님이었다. 배기철은 해방 후 조봉암, 강정택과 함께 남한의 농지개혁을 주도하였다.

(180-181쪽, 「동부 경남 최초로 삼일독립만세를 외치다 — 통도사 신평 3.1독립만세운동」)

 

1921년 5월 11일, 한 젊은이가 옥중에서 단식하여 죽었다. 생일이 며칠 남지 않은 날이었다. 그는 3대 독자로 홀어머니와 어린 여동생을 두고 세상을 떠났다. 그는 생전에 남에게 교훈이 될 멋진 말 한마디 남기지 않았다. 어떠한 기록도 그 자신이 직접 남긴 것이 없다. 집안 내력도 지극히 평범하여 내세울 것이 없다. 어쩌면 위인으로 쓸 이야기 자체가 없는 사람이다. 그가 바로 1920년 9월 14일 부산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의열단원 박재혁(1895. 5. 17.~1921. 5. 11.)이다. 박재혁은 의열단원 최초로 의거를 성공한 독립투사로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받은 부산독립유공자 1호이다.

(195쪽, 「오로지 행동으로 보여준 의열단원 — 부산경찰서에 투탄한 박재혁 의사」)

 

역사는 기록이지만 한편으로 사람의 일이다. 연관된 사람들의 권력에 따라 역사는 사실이지만 평가에 있어 대립과 갈등을 유발한다. 역사의 기록도 권력의 산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독립운동도, 친일의 역사도 우리 역사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역사적 기억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이 혼재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역사 일부가 수치스럽다 하여 지우려는 시도가 있다. 역사를 청산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을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된다. 역사 문화유산은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문화유산을 제거하면 역사적 기록과 기억이 사라지게 된다.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할 대상이 사라지게 된다. 우리는 왕조의, 일제의 유산이라도 그 흔적을 남겨두어야 한다. 남겨두어 후손들에게 두고두고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존재하므로 교육이 되고 교훈이 되지만, 사라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과격하게 청산할 것은 역사 문화유산이 아니라, 잘못된 가르침과 생각이다. 존재하는 것이 수치임을 기억하는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

(334쪽, 「한 바위에 새겨진 김교헌과 윤치오의 동상이몽」)

 

불교가 핍박을 받던 조선시대, 사찰에 부과된 부역의 종류만 30~40종류에 이르렀다. 종이, 붓, 노끈, 짚신, 새끼, 지게 심지어 빨래돌, 다듬잇돌을 비롯한 특정 공납물과 온갖 농작물은 물론 하다못해 산나물에 이르기까지 나라와 지방의 양반들에게 세금으로 내놓고 또 수탈당했다. 그러나 양란 이후 조지서 혁파와 수취체제의 변화로 인해 승려의 종이 생산과 상납은 본격화되었다. 

대동법의 시행과 함께 종이를 청나라 조공품으로 보낸 사실 또한 승려의 지역(紙役)이 가중한 원인이었다. 헌종 시대에 이르러 전국의 사찰은 국가의 지물(紙物, 종이) 생산소로 전락하거나 각종 공물의 공급처가 되었다. 사찰에 종이 만드는 부역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사찰과 승려에게 닥나무 농사를 짓고 종이를 만들어 바치라는 부역을 부과했다.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는 워낙 그 폐해가 심해, 한 군이나 현에서 단 한 명의 승려도 남지 않게 되는 경우가 속출했다.

(404쪽, 「종이 부역을 혁파한 권돈인과 그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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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느리게 걷는 길에서 묻고 답하며 찾아낸 ‘작은 역사’,
발품과 손품으로 모으고 꿰어 낸 지역과 개인의 사기(史記)!”

『통도사, 무풍한송 길을 걷다』는 저자가 2018년에 출간한 『영남알프스, 역사 문화의 길을 걷다』의 후속작이다. 전작이 영남알프스와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일대의 향토의 역사 문화를 중심으로 하였다면, 이 책은 영남알프스와 양산 통도사, 인근 지역의 역사 문화를 다루었다. 지역의 경계란 늘 지도 위에만 있을 뿐이며, 사람의 인연은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이어져 있다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1부 「늘 푸른 길을 걸어가다」는 통도사 무풍한송 길을 걸으며 통도사와 불교와 관련한 내용을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영축산문을 들어서서 약 1.5㎞의 길인 무풍한송 길은 걷기에도 좋은 사색의 길이다. 영축산문, 무풍한송 길, 석등, 스님의 계모임, 그리고 다비식장 등을 돌아보며 스님들의 삶과 불교 문화유산을 살펴보았다. 숲과 나무에서 수행한 석가모니의 영향을 받은 불교는 숲의 종교였다. 그 숲길을 걸으며 떠올렸던 많은 의문과 질문, 그리고 답을 찾는 글을 실었다.
2부 「역사의 방명록에 이름을 남기다」는 영남알프스 영축산 자락에 살았던 독립운동가들과 지역민들의 삶을 서술하였다. 양산의 상북면 지역은 항일독립운동의 중심지였다. 서병희 의병장, 일경과 싸운 김병희・김교상 부자의 항일 운동은 나중 통도사 신평 3·1독립만세운동으로 이어졌다. 특히 신평 만세운동은 경남 동부 최초의 만세운동임에도 그동안 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다. 또 만세운동에 관련한 오택언, 신화수, 박민오 스님들의 흔적을 추적하였다. 통도사 출신 스님들의 독립운동사이기도 하다. 나아가 1941년 통도중학교 민족교육운동 역시 처음으로 그 내용을 밝혀 보려고 하였다. 양산은 울산과 부산을 연결하는 곳이다. 지역적 연결은 사람의 인연을 만들었다. 울산의 김홍조와 송태관, 양산의 윤현태와 윤현진, 그리고 부산의 윤상은과 안희제, 삼산 지역의 사람들이 모여 항일 운동의 불씨를 제공하였다. 특히 김홍조의 사위였던 김정훈은 박재혁의 동생 박명진과 재혼한다. 박재혁은 의열단원으로 부산경찰서에 투탄하여 처음 거사를 성공시킨 독립운동가이다. 하지만 그는 어떤 말도 남기지 않았다. 그 실천적 삶을 추적하였다.
3부 「바람은 머무는 곳이 없다」는 통도사 이름바위의 인물들을 추적한 글이다. 통도사 이름바위는 역사의 방명록이다. 수천 이름 중 몇 명을 소환하였다. 대종교를 체계화하는 데 이바지한 김교헌이 있었고, 다양한 인물과 관련이 있는 윤치오가 있었다. 윤치오와 관계한 일제의 밀정, 흑치마 사다코 배정자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양산의 권순도는 영국인 리즈 헌터와 사랑을 하고 난 뒤 고향마을에 와서 ‘세계인 환영’ 비석을 세워 고향을 널리 알리려 했다. 우두법을 널리 알린 지석영은 동학의 토포사, 동래관찰사 부사, 의학교 교장을 했지만 한글 사용을 주장했던 개화인이었다. 통도사 종이부역을 없애는 데 노력한 덕암당 스님과 권돈인의 이야기를 통해 조선시대 스님의 삶을 들여다본다. 영축산 백운암은 경허, 한암, 만공 스님과 같은 선승들이 몰려와 수도한 공간이다. 통도사의 영역 이정표였던 국장생, 그리고 남한산성에서 주화론과 주전론을 펼쳤던 인물의 이야기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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