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에 대한 숨겨진 진실을 제공하는 책
5·16에 관한 열 가지 새로운 사실과 의문”
2017년 3월 10일, 대통령 박근혜가 파면되었다. 촛불시민의 위대한 승리였다. 역사는 한국에서 일어난 이 사건을 ‘촛불시민혁명’ 혹은 ‘촛불명예혁명’으로 부를 것이다. 그리고 이제 시민들은 그동안 쌓여 왔던 수많은 적폐청산을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기대만큼 그에 못지않은 우려도 적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위대한 혁명 후에는 대부분 반동이 뒤따랐다. 프랑스 대혁명은 테르미도르 반동으로 인해 혁명의 의미가 파손되어 결국 나폴레옹 군부쿠데타의 빌미를 주었고, 중국의 신해혁명에도 원세개 북양군벌의 반동이 있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위대한 사월혁명 후, 이승만 정권의 독재·악정·적폐의 청산을 기대했던 학생·시민들의 염원은 박정희 군부집단의 반동으로 인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박근혜 적폐의 뿌리는 박정희의 쿠데타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5·16쿠데타의 기원을 정확하게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5·16에 대한 평가는 ‘혁명’이냐 ‘쿠데타’인가라는 정도에 머물고 있으며, 쿠데타 주체에 대한 시비도 육사5기·8기, 해병대, 공수부대 등이 자의적으로 해석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책은 5·16에 대한 숨겨진 진실을 제공해 준다. 『5·16청문회』는 다음과 같은 열 가지 새로운 사실과 의문을 알려 주고 있다.
첫째, 박정희의 셋째형 박상희는 좌익 운동가로서 독립 운동가였다는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오히려 생계형 친일파에 가까웠다. 그는 해방공간에서도 조선공산당, 조선인민당, 조선신민당, 민족혁명당 등 좌익정당에 가입한 적이 없었다. 더욱이 남로당은 그가 작고하고 난 뒤 생긴 정당이다.
둘째, 박정희 역시 좌익 정당에 가입한 적이 없었다. 그는 남로당의 프락치가 아니었고 오히려 미군 CIC 혹은 G2의 정보원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셋째, 숙군 이전 수상한 사건이 있었다. 경비사관학교(육사2기) 생도 시절, 생도대장 살인미수 사건의 주범이었으나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고, 그가 육사의 교관이었을 때 훈련 중 두 사람의 사망사건이 일어났으나 박정희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넷째, 숙군의 대상으로 지목되었으나 아무런 연고도 없던 김창룡, 김안일, 백선엽 등이 박정희를 살려 낸 이유가 이상하다. 특히 한국군의 아버지로 알려진 하우스만이 박정희 소령을 죽음에서 구해 낸 이유는 더욱 수상하다.
다섯째, 박정희가 유일하게 사랑했다는 이현란이 가출하고 난 뒤 몇 달 되지 않았고, 더욱이 전쟁 와중에 도저히 어울리지 않은 육영수와의 결혼을 서둘러야만 했던 이유도 수상하다.
여섯째, 박정희는 1952년 부산정치 파동 때부터 네 번의 미수를 거쳐 5·16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했다. 장면 정권은 박정희 집단의 쿠데타 모의를 알았으나 쿠데타 음모를 저지하지 못했다. 그리고 첫 번째 쿠데타 모의 이전부터 박정희와 친교를 맺었던 장태화, 김덕승 등의 숨겨진 역할 역시 궁금하다.
일곱째, 쿠데타 후 미8군사령관과 주한 미 대사관 등이 민주당 정권을 지지했으나, 그들 역시 쿠데타를 막지 못했다.
여덟째, 쿠데타가 일어난 날, 미8군사령관을 역임한 퇴역장성 밴 프리트는 쿠데타지지 선언을 했고, 쿠데타 사흘째인 5월 18일에는 박정희가 하우스만의 자택을 방문했다. 그리고 하우스만은 다음날 워싱턴으로 가서 CIA, 국무부 등 관계요로를 찾아 그들을 설득했다. 이 공로로 그는 미 국방장관으로부터 장문의 공적서와 함께 공로표창을 받았다.
아홉째, 케네디는 “한국을 직접 통치하라”는 ‘팔리보고서’로 인해 한국에 관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군축으로 한국의 경제를 살리자는 국무부의 한국군 축소 주장을 일축하고 국방부와 합참의 군축불가 입장을 선택했다. 군축을 시행하고자 했던 민주당 정권 몰락의 이유다.
열째, 케네디는 군축불가 대신 한·일 간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미국의 부담을 줄이고자 한 로스토우의 제안에 동의를 했다. 5·16쿠데타가 미국의 최종 승인을 받은 이유다.
이 책은 결국 5·16의 기원은 한국군 군축 문제와 한일회담이었다고 주장한다.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 것이 한국군의 주요 역할이라는 미국 군부의 주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월남파병으로 확대된다. 사드 문제로 한중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현재 시점과 너무 닮았다. 5·16쿠데타의 기원을 정확하게 알아야, 오늘 우리에게 닥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이 책은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이 우리 현대사를 바로세우는 역사 정립의 밑거름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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