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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네가 아니다

    • 저자
      송정섭
      페이지
      214p
      판형
      141 * 206 mm
      정가
      13,000원
    • 출간일
      2017-09-01
      ISBN
      979-11-5776-476-1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 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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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23편의 짧은 소설과 3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이 책은 약사였던 작가의 자전적 소설로,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주인공의 이야기는 때론 일상에서 쉽게 겪을 수 있는 잔잔한 이야기로, 또 때론 못 살던 시절의 농촌 마을 이야기나 광주민주화운동과 같은 역사적 아픔으로 남아 애틋한 추억처럼 그려진다. 잔잔한 파도 같은 이 소설집이 당신에게는 어떤 공감대로, 또 어떤 아픔으로 남을까? 이 소설집이 당신의 영혼에 한 조각 울림을 전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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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947년 전라남도 무안에서 태어나 천둥벌거숭이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낯선 도시의 하숙집을 전전하며 학업을 마쳤다. 어린 나이에 부모 곁을 떠나 자유분방하게 학창 시절을 보내고, 약국 문을 여는 날부터 꼼짝없는 공간에서 지냈지만 생각만은 자유로웠다. 44세에 「호리병 속의 땅」으로 『한국문학』 소설 부문 신인상을, 65세에 민중문학상 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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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004 머리말
1부ㅣ 짧은 소설
012 킬리만자로의 눈
018 지금 죽어도 호상이다
024 아버지의 퇴비론論
030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035 얼굴 마음
041 무언가無言歌
047 일수불퇴 낙장불입
053 가슴 뛰는 일을 하라
059 눈으로 말하기
065 경찰서 가는 술
071 역설을 찾아서
077 새벽 산행
083 일탈의 궤도
089 통하지 않으면 썩는다
095 우리 몸의 중심
101 길들여진 눈망울은 슬프다
107 티토노스의 꿈
113 아궁이와 굴뚝
119 보배야, 거기도 꽃이 피었니?
124 나는 네가 아니다
130 날개의 흔적
135 불면이 부르는 소리
141 쓰다 만 편지
2부ㅣ단편 소설
148 두 겹의 말
170 호리병 속의 땅
196 아버지의 기침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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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나는 네가 아니다
“네가 정말 나였을까?”
그는 군살 하나 없는 늘씬한 몸매에게 물었다.
“아무렴, 너였고말고.”
오랜 세월 책갈피 속에 갇혀 있던 사내가 바짝 마른 목소리로 말했다.
“나였음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본 듯한 얼굴이 하도 낯설어서……”
그는 솔직하게 말했다. 언제 저런 때가 있었나 싶었다.
“낯설긴 나도 마찬가지야. 그동안 너는 나를 책갈피에 가둬놓고 남산만한 배불뚝이가 되었구나.”
“미안해. 너무 오래 챙기지 못해서……”
그는 진심으로 사과했다. 묵은 책을 정리하다 대충 넘겨보는 책갈피 속에서 불거져 나온 사내는 허여멀건 얼굴에 호리호리한 체격이었다.
그때 그의 몸무게는 75kg이었다. 허리가 휠 만큼 보대낄 때도, 늘어지게 먹고 자고 게으름을 피워도 늘 그 몸무게였다. 젊은 날의 몸무게치고 좀 그렇다 여길지 몰라도 학창시절 그는 언제나 맨 뒤에 줄을 섰다.
그런 그가 세월의 더께 같은 나잇살이 찌고 뱃살이 엉긴 것은 직장을 그만두고 작은 책방을 차린 뒤부터였다. 늦게까지 좁은 공간에 앉아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꼼짝없이 운동량이 줄고 때를 놓친 허기로 과식하기 일쑤였다. 가끔가다 밤늦게 마시는 술자리도 그의 과체중을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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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한국문학 소설 부문 신인상에 빛나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집
색다른 주제가 환상과 실재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채롭게 이어지다!”
의약 분업의 시작과 함께 약사를 그만둔 저자는 그때부터 어릴 적부터 품어 왔던 작가의 꿈을 키운다. 이 책에는 그가 1991년 한국문학 소설 부문 신인상에 당선된 「호리병 속의 땅」을 포함하여 그간 틈틈이 적은 23편의 짧은 소설과 3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무기여 잘 있거라〉를 보며 헤밍웨이를 처음 만나 소설가의 꿈을 키운 후 늘그막에 소설을 쓰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킬리만자로의 눈」,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럭비공 같은 시절, 때때로 호기심이 충천해 적잖은 곡절을 겪었던 주인공이 약사 일을 하며 무료해질 무렵 들려온 다릴 앙카의 음성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가슴 뛰는 일을 하라」, 의약 분업과 함께 일을 그만둔 후 동물약품회사에서 일하며 파리와의 전쟁을 벌이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은 「일탈의 궤도」 등 작가의 자전적 소설은 마치 실제 있었던 일을 전해 듣는 듯 실감나고 공감적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은 어디로 가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지금 죽어도 호상이다」, “그대 가슴에 쌓인 궁극의 말들을 소리쳐 불러내 봐. 그것이 무엇이든 비워야 채워지는 거야.”라는 깨달음을 주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5·18민주항쟁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서로 다른 두 이야기 「무언가(無言歌)」와 「아버지의 기침 소리」 등 색다른 주제가 환상과 실재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채롭게 이루어진다.
이 소설집을 읽는 순간, ‘문학은 어떤 이에게 질병이다’고 말한 어느 작가의 지적처럼 또다시 소설에 빠져들까 두려웠다는 저자의 아편 같은 이야기에 빠져들 것이다. 갑자기 소설을 쓰고 싶은 충동이 끓는 무쇠솥뚜껑처럼 들썩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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