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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베의 명랑

    • 저자
      박기준
      페이지
      443 p
      판형
      135*205 mm
      정가
      15,000원
    • 출간일
      2023-11-30
      ISBN
      979-11-6752-377-8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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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고베를 그리다 『고베의 명랑』
하이쿠와 산문으로 써 내려간 고베의 향수

고베에 애정을 가진 ‘이진異人’의 눈으로 골목 골목을 탐방하여 산문과 하이쿠로 기록했다. 인문학적 관찰과 탐방으로 도시를 깊이 들여다보고 이방인으로서 체득하기 어려웠던 일본의 전통 음률인 하이쿠로 그 감흥을 적었다. 철 따라 여정의 순간을 사진으로 찍고 소개와 감상의 글을 더해 『고베의 명랑』을 완성했다. 외교관으로 네 번의 가을을 보내는 동안 고베에 정이 들었던 작가는 고베다운 풍경들이 계속 남길 바라는 마음과 이 책이 고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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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글·사진 박기준
대전大田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했다. 1994년 외교관이 된 이후, 중국, 이탈리아, 일본, 대만 등에서 근무했다. 외교부 재외국민보호과장, 동북아2과장, 주후쿠오카부총영사, 주타이베이부대표, 주고베총영사(2018년 10월∼2021년 12월), 국무조정실 외교안보정책관 등을 역임했으며, 2023년 현재 주파키스탄대사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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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추천의 말
프롤로그
서시


봄 : 시냇물에 흐르는 꽃의 뗏목

1. 기타노자카 명랑한 언덕길
2. 이진칸① 지붕 위의 풍향계와 범고래
3. 이진칸② 꽃비에 젖는 집
4. 이쿠타가와 벚꽃 배웅 속에 흐르는 하천
5. 산노미야에키 철길에 내려앉는 봄빛
6. 플라워 로드 차량과 옷깃이 스치는 꽃잎
7. 고베재즈스트릿 빗물처럼 스미는 선율
8. 소라쿠엔 봄물소리에 귀를 씻네
9. 도토야미치 동백꽃 피는 피쉬 로드
10. 포트 아일랜드 산이 바다로 가다!
11. 스마데라 피리 부는 무사
12. 이치노타니 운명적 결투의 계곡
13. 스마의 아리와라노 유키히라 옛 시인의 고독 달래기
14. 다키노차야에키 수평선과 나란히 달리는 열차
15. 다루미 해녀가 소금 굽던 갯마을
16. 아카시 해협 대교 솔개 날고, 물고기 노는
17. 아카시죠 봄을 기쁘게 하는 성곽
18. 아카시하마노산포미치 붉은바다거북의 모래밭
19. 도키노미치 큰 시계 얼굴
20. 신마이코 갯벌 바다가 잊어버린 파도
21. 가코가와제방 꽃길 끝없는 벚꽃 회랑
22. 사사야마 가스가노 부채로 부르는 연가
23. 아와지시마 하나사지키 벌처럼 꽃을 탐하네
24. 쇼도시마와 데시마 올리브나무 사이로
25. 세토나이카이 천변만화의 내해


여름 : 삼나무 숲에서 우는 두견새

1. 도아 로드 이진의 출근길
2. 고베해양박물관 흰 돛 가득 초록 바람
3. 히가시몬가 달의 뒤편
4. 니노미야 상점가 꽃등 아래 옛날 간판
5. 누노비키타키 폭포 소리와 매미 소리
6. 노래비의 길 여름풀에 가려진 옛 시
7. 누노비키 허브가든 꽃치자 향기 속의 휘파람새
8. 롯코산 정상 조릿대로 덮인 산길
9. 이시키리미치 돌을 잘라 나르던 길
10. 아오타니미치 약숫물 솟는 참배길
11. 시오야 마을 능소화 너머 파도 구경
12. 스마리큐 공원 천년의 달빛
13. 고베의 올리브 타향에서 맺는 열매
14. 반슈포도원 수수께끼의 포도밭
15. 포아이시오사이 공원 파도 소리에 부푸는 뭉게구름
16. 롯코 아일랜드 야자수 잎에서 쉬는 가마새
17. 고시엔 야구 소년의 꿈과 땀
18. 산다의 전원 종달새 나는 보리밭
19. 겐지호타루 황홀한 비상과 무용
20. 유메부타이 백만 장의 조개껍데기
21. 혼후쿠지 미즈미도 연꽃 안의 부처님
22. 오니온 로드 금빛 양파의 오두막
23. 아와지 선셋라인 하얀 등대와 붉은 노을
24. 아카시의 문어 낚시 가짜 새우로 문어 꼬시기
25. 나오시마 예술섬을 위하여

가을 : 파도를 물들이는 보랏빛 달

1. 기타노마치① 소리의 풍경
2. 기타노마치② 색깔의 풍경
3. 기타노마치③ 향기의 풍경
4. 나카야마테도리 무궁화 꽃이 피는 거리
5. 구旧구겐하임 저택 푸른 파도 밀려오는 하얀 집
6. 고베 외국인 묘지 타향에서 잠든 이방인들
7. 신카이치 채플린의 추억
8. 나가타 찬밥 데우던 온기
9. 고베페리터미널 노을 속으로 사라지는 여객선
10. 수이도스지 상점가 수돗물 위의 아케이드
11. 기쿠세이다이 두 손으로 별을 뜨던 곳
12. 바람의 교회 흰 바람이 건네는 말
13. 스마의 겐지모노가타리 쓸쓸함의 대명사
14. 이나가와정의 메밀꽃 꽃 속에 잠든 멋쟁이나비
15. 다카라즈카 오페라 가을에 핀 제비꽃
16. 산다시 감나무와 송어의 농촌
17. 단바사사야마 된장국에 지는 모란
18. 단바의 콩과 밤 눈부신 검정, 고소한 갈색

19. 도노미네고원의 억새 노을에 흔들리는 은파
20. 다케다죠 구름 기다리기
21. 오쿠하리마 가카시노사토 허수아비 모여 사는 산골
22. 하리마의 산마을 개울에 비친 유자 그림자
23. 나루토 해협 우즈시오 소용돌이의 꽃
24. 오사카만의 갈치 낚시 드래곤을 찾아서
25. 세토우치우시마도 금화를 줍는 바다


겨울 : 노천탕에 내려앉는 눈송이

1. 구거류지 그리스 열주의 전시장
2. 이쿠타신사 기도하는 사람들
3. 산노미야센터가 발밑의 미술관
4. 가와니시 히데의 고베 백경 목판에 새긴 열정
5. 고베 산노미야산치카 땅속의 산노미야
6. 메리켄파크 고개 숙인 가로등, 춤추는 잉어
7. 하버랜드 출항의 노래
8. 모토마치 상점가 차향 그윽한 상가
9. 난킨마치 차이나타운의 설날
10. 긴하이모리이혼텐 모나리자의 목로주점
11. 산로쿠 전등 장식 밤의 이정표
12. 긴세이다이 샛별에 스치는 찬 바람
13. 고베중앙도매시장 밀감 향기 퍼지는 새벽
14. 아리마 수증기 자욱한 마을
15. 나다구의 언덕길 오르막과 내리막의 표정
16. 고베루미나리에 종소리로 밝히는 등불
17. 한신아와지 대지진 117쓰도이 등롱 아래 간절한 손
18. 아시야의 이쇼안 벼루에 고이는 햇살
19. 다쓰우마혼케 구라비라키 새 술 내는 날
20. 아카시의 우오노타나 풍어 깃발의 분홍빛 도미
21. 아야베야마바이린 매화 속의 눈이 하얀 새
22. 아와지시마 수선화 고향 바다를 건너온 꽃
23. 기노사키 설국일기①
24. 도요오카 설국일기②
25. 고토우라정의 해변 우는 돌에 소원을 말하네

벚나무의 사계 : 후도자카 언덕
에필로그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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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저자 스스로는 이방인, 이른바 이진으로서 일본 감성을 체득하기는 어려웠다고 한다. 그렇지만 어떤 나라의 자연과 일상에서 특별한 감흥을 느끼고 그들의 전통 음률로 시를 짓는 것만큼 그 나라의 문화를 깊게 이해하고 체득할 수 있는 길이 어디에 또 있을까.

그는 머물러 있지 않다. 낭만적 유미주의자로서 그리고 노마드로서 고베를 걸으며 보고 느끼고 기록한 그의 사유와 언어들이 이토록 명랑하였으니, 올여름에 부임한 이슬라마바드는 어떤 풍경일까? 또 다른 이진異人으로서 엮어 낼 그의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정례 전남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 추천의 글중에서

 

 

20181016고베神戸의 첫 밤은 차분하고 아늑했다. 한밤중 뱃고동 소리에 잠이 깼다. 바다가 가까웠고, 이곳에 살던 이진異人의 삶과 꿈이 궁금했다. 문득 이 낯선 도시를 깊이 들여다보고, 훗날 누군가에게 고베 이야기를 호기롭게 들려주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내 발길은 도시 곳곳으로 향했다. 단순한 호기심이 인문학적 관찰로, 가벼운 산책이 진지한 탐방으로 이어졌다. 20211212일 후도자카를 떠나던 날, 수많은 풍경과 이야기가 내 안에서 웅성거리며 메아리쳤다.(8)

 

 

강물 위에 모여서 흘러가는 벚꽃을 일본어로 하나이카다花筏라고 한다. 이는 꽃의 뗏목이란 뜻. 201947일 기노사키城崎 오타니가와大谷川 강변을 거닐다가 뗏목을 만났다.

바람에 연분홍 꽃잎이 와르르 떨어져 휘날리다가 강물에 떨어져 흘러갔다. 물막이 구간에는 꽃잎이 수면을 가릴 정도로 쌓였다. 그 옆에 벚나무 그림자가 아스라이 흔들렸다.

 

나무에서 한 번

강물에서 또 한 번

피는 벚꽃​ 

 

(97)

 

롯코산에 총 1,700여 종의 식물이 자란다. 걷는 동안 삼나무, 너도밤나무 등 여러 수목별 숲이 나왔다. ‘삼나무 숲이 가장 많았다. 제법 우거진 삼나무 숲이 보여서 다가갔다. 곧게 뻗은 나무 사이로 풀이 무성했다. 오후 햇살이 그늘진 풀 위로 내려앉았다. 숲 깊숙한 곳에서 두견새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두견새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슬픈 사연을 상징한다. 한국에는 계모의 구박을 받다 죽은 딸이 새가 되어 운다는 설화가, 일본에는 동생을 억울하게 죽게 만든 형이 새가 되어 피를 토하며 운다는 내용의 형제 전설兄弟伝説이 있다. 새소리가 한결 구슬프게 들려왔다.

 

삼나무 숲

그늘 깊은 곳이여

두견새 울음​

 

(15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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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들려주고 싶은 고베 이야기를 사진과 글, 하이쿠에 담다.
고베를 사랑한 작가의 헌시 『고베의 명랑』

고베 곳곳의 사계절 풍경을 사진, 글, 하이쿠로 기록한 『고베의 명랑』. 한때는 동양 최대의 국제 무역항이었던 고베는 이방인, ‘이진異人’에게는 낯설지만, 개방적인 도시다. 이방인이었던 작가에게도 이런 모습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으리라. 이방인의 호기심은 인문학적 관찰과 탐방으로 이어져 문화에 대한 이해로 깊어졌다. 2018년 가을부터 2021년 초겨울까지 도시 곳곳으로 수천의 길을 달리고 수백의 마을을 방문했다. 여정의 수많은 풍경과 이야기는 쌓여 계절별로 25편씩 총 100편이 되었다. 인상적인 풍경은 사진으로, 감흥은 일본 정형시 하이쿠俳句로 남겼다. 소개와 감상의 글을 더해 고베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하였다. 고베다운 풍경이 계속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과 열정으로 『고베의 명랑』을 완성했다.


일본 정형시 하이쿠로 표현한 고베의 감성

하이쿠俳句는 5-7-5 운율, 계절을 나타내는 ‘기고季語’, 호흡을 끊어 여운을 주는 ‘기레지切字’ 등 3가지 규칙이 있는 일본의 정형시다. 계절의 순환과 사물의 변화에 착상하며, 17글자에 자연, 삶과 서정을 담아 노래한다.
작가는 이방인, ‘이진異人’으로서 일본 감성을 체득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들의 전통 음률로 시를 짓기 위해 그 나라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몸에 익힌 작가의 고베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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