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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가는 할머니
아침 일찍 집을 나선
백발할머니
햇살이 반짝이는 낯익은 거리를
지팡이 걸음으로 걷는다
느린 걸음을 앞질러 가는 사람들 중에
아는 얼굴은 아무도 없다
절로 새는 무거운 한숨
무릎통증 재발로 어금니 악 문다
두 번 쉬고 다다른 대로변
파란불에 힘차게 차도를 건너는 인파들
그 뒤를 걸음마로 쫓는 할머니
신호등 바뀌자 중도에서 멈춰 선다
집과는 불과 칠십 미터 남짓
대로 너머 오층 임대 교회까지는
아직 그 거리의 반이 남아있다
어서 가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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