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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체 옆에 피는 꽃

    • 저자
      공민철
      페이지
      13800 p
      판형
      130*200 mm
      정가
      13800원
    • 출간일
      2019-05-10
      ISBN
      979-11-5776-731-1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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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국 추리 문단이 주목하는 신예 작가 공민철의 첫 번째 소설집.
『시체 옆에 피는 꽃』은 2014년 한국추리작가협회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온 공민철 작가의 첫 번째 중단편소설집이다. 등단 후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해 온 작가는 아홉 편의 추리소설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들을 보여주면서 범죄라는 사건에 휘말리는 인간의 내면을 파고든다. 각 편마다 섬세한 심리묘사, 절묘한 반전의 충격과 함께 독자의 마음에 던져지는 메시지가 있다. 이제 막 자신만의 장르를 구축하여 날갯짓을 시작한 신인 작가의 첫 책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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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989년 경기도 의왕에서 출생했다.
2014년 한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 같은 해, 계간 『미스터리』 가을호에 투고한 「엄마들」로 한국추리작가협회 신인상을 수상하였다. 2015년 「낯선 아들」로 한국추리작가협회가 최우수 단편에 수여하는 황금펜 상을 받은 데 이어 2016년 「유일한 범인」으로 최초로 황금펜 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2015년에 단편 「귀로」가 드라마로 각색되어 KBS <라디오문학관>에서 방송된 바 있다.
한국추리작가협회 작가들과 함께 『1973년 여름, 베를린의 안개』(2015), 『리벤지 바이 블러드』(2017), 『굿바이 마이 달링, 독거미 여인의 키스』(2018)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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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낯선 아들
· 엄마들
· 4월의 자살동맹
· 도둑맞은 도품
· 가장의 자격
· 사랑의 안식처
· 유일한 범인
· 꽃이 피는 순간
· 시체 옆에 피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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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등 뒤를 핥듯이 달라붙는 시선이 경비원의 시선인지, 또 다른 누군가의 시선인지 알 수 없었다. 소현은 걸음을 재촉했다. 모든 것이 해결되어야 이 지독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걸까. 그러나 소현은 자신이 없었다. 그 엄마는 실종된 딸아이가 차라리 어딘가에서라도 살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겠지. 그렇게 두는 게 나을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84-85쪽, 「엄마들」) 

 

저희는 왜 남들 앞에서 함께 웃을 수 없었던 걸까요. 왜 교실에서 눈치를 보고 숨죽이며 하루하루를 살 수밖에 없었던 걸까요. 살아 있는 게 무엇보다 고통스러웠던 성민은 그날 학원 옥상 위에서 한 달이란 시간을 더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복수심을 원동력으로 한 달을 더 버텼습니다.

(124쪽, 「4월의 자살동맹」)

 

형사가 돌아간 뒤에도 나는 그림 앞에 아주 오랫동안 서 있었다. 파스텔 톤의 연둣빛 정원. 뭉게구름처럼 지붕 위를 맴도는 분홍색 벚꽃 뭉치. 부드러운 햇볕이 한 아름 비춰 드는 거실. 그곳에서 누구보다 활짝 웃고 있는 어린아이. 2년 전 나는 언니가 꾸미고 싶었던 가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화창한 봄, 그 따스한 기운을 그대로 언니의 집으로 형상화하고 싶었다. 연정이가 실종되기 직전에 작업한 일러스트다. 그렇기에 지금 다시 그린다면, 이런 느낌이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연정이는 더 이상 없으니까.

(261쪽, 「사랑의 안식처」)

 

“그래도 꼭 네 의견이 듣고 싶어. 반드시 누군가 죽어야 된다면, 넌 어떻게 할래?”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윤서는 당황한 듯 눈을 치켜떴지만, 곧 진지한 얼굴로 나를 마주했다. 순간이지만 그녀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나는 분명…… 좀 더 죽어야만 하는 사람을 향해 방향을 틀 거야. 5명이든 1명이든 좀 더 사회에 필요한 인간이 있을 테니까 죽어도 싼 사람을 향해서. 악인을 향해서. 아마 기관사 입장에서는 누가 더 나쁜 사람인지는 알 수 없을 테지만 말이야.”

(349쪽, 「꽃이 피는 순간」)

 

여러분. 당시 열여덟 살 아버지와 동갑내기였던 어머니는 저를 버립니다. 아버지는 저를 혼자 키우셨습니다. 다섯 살 때까지 납치범의 손에 길러진 사람입니다. 친부모에게 학대를 당한 사람입니다. 청소년기부터 가출을 해 친부모와 연을 끊고 산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 손에서 저는 어떻게 자랐을까요?

(404-405쪽, 「시체 옆에 피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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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섬세한 묘사, 절묘한 반전, 놀라운 결말로
독자의 마음을 뒤흔드는 미스터리!”

이십대 중반에 문단에 나와 꾸준하게 작품을 써 온 공민철 작가는 첫 소설집 『시체 옆에 피는 꽃』에 묶은 아홉 편의 추리소설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민낯을 생생히 드러내 보여주고, 멈춰 서서 그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 보아야 할 사건들을 그저 어제의 일로 흘려 넘겨 버리는 우리들의 안일함을 폭로한다.
발표 시기에 관계없이 바로 오늘의 사건으로 다가오는 각각의 이야기들은 훗날까지도 우리 시대의 정확한 반영으로 두고두고 읽힐 것을 예감하게 한다. 예컨대 등단작 「엄마들」은 발표된 지 수 년이 지났지만, 아파트 단지라는 공간에서 작동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얼마 전 한 드라마가 상기시켰듯 여전히 오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들을 읽어 가며 독자는 관계의 단절이 어떤 아픔을 불러오는지, 성범죄가 사람의 인격을 어떻게 말살하는지, 성장 환경이 범죄자를 필연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인지, 상투적인 말잔치들에서 빠져나와 작가와 함께 생각에 잠겨들 수밖에 없다.
작가는 학교폭력, 성범죄, 고독사 같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들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면서 범죄라는 사건에 휘말리는 인간의 내면으로 파고들어간다. 뜨거운 사회적 이슈를 다루면서도 사회파 미스터리 장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범죄에 휘말린 인간의 내면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관찰하고 그러한 절망 속에서도 사람이란 존재는 피어나는 한 송이 꽃처럼 결코 꺾이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소설적 형상화라는 문학 고유의 어법을 잃지 않는다.
각 편마다 사실적인 사건과 섬세한 심리묘사로 독자의 호흡을 완전히 장악한 채, 절묘한 반전의 충격과 함께 사람과 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떠안겨 주는 필치가 놀랍다. 배경과 사건과 사람과 마음의 결을 천연스럽게 그려내는 작가의 공교한 솜씨는, 마치 대리석 덩어리에서 이미 그 안에 든 천사의 상을 보고 그가 나올 때까지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기만 했다던 미켈란젤로의 말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군더더기 없이 정확하게 독자의 마음속에 이야기 하나하나를 빚어낸다.
공민철 작가는 2014년 한국추리작가협회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후, 바로 다음해와 그 다음해에 연이어 한국추리작가협회가 가장 뛰어난 단편소설에 수여하는 황금펜상을 수상했다. 1989년생. 자신의 장르를 세우고 첫 책을 내는 이제 이립(而立), 삼십 세다. 백세 시대에 작가에게는 정년도 없다. 이런 이야기꾼들이 계속 글을 쓰는 한, 책의 멸종을 속단할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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