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한다는 것은
섬과 섬 사이의 조류 같은 것.
가슴이 패이고 깎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섬과 섬으로 서서 바라보는 것.
가슴이 타도록 목마른 것은
그 때문이다.
살아가는 것은
이렇게 섬으로 서 있는 것.
살아 볼수록 외로운 것은
그 때문이다.
(17쪽, 「섬」 전문)
스러져 바람 속으로 가는 것
어디 꽃뿐이랴.
사랑도 저버리는 것.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느낄 수 있을 때 느끼고
향유할 수 있을 때 향유하고
누릴 수 있을 때 누리라.
사랑하라.
사랑은 사랑할 때
의미와 생명을 가지는 것이기에.
(38쪽, 「사랑하라」 중)
서러워 마라.
거부하는 것,
저항하는 것처럼
어리석음 어디에 또 있을까.
흘러가는 것에게
벌거벗은 몸
그냥 주어 버리는 것이다.
눈물처럼
어리석은 몸짓은 없다.
눈물이
태양을 뜨게 하고
또 지게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110쪽, 「내밀한 울림의 소리가 되라」 중)
아픔의 즙으로 기도의 향을 피우는
갈한 너의 가슴에
남몰래 흐르는 작은 샘이고 싶다.
고통의 진액으로 샤론의 꽃을 피우는
가녀린 너의 가슴에
잠시 기대어 쉴 그늘이 되는 나무이고 싶다.
흘릴 눈물도 이제는 말라 버려
더는 흐르지 않는 너의 삶에
촉촉하게 적셔 주는 눈물이고 싶다.
(134쪽, 「그런 사람 하나 네게 있었음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