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입술에 앵도 같은 말로 간이라도 빼줄 듯이
뒤돌아서면 뒤통수에 꽂힐 줄 알면서도 그냥그냥 쏟아 냅니다.
공허한 립 서비스 힐난의 가시 되어 붉은 입술 찌릅니다>
라며 현대인의 공허한 인간관계를 말한다. 107페이지
<급하게 들려 안부 여쭙자 개떡 쪄 놓을 테니 이따 오라신다
아흔셋 노모 쉰셋 막내아들 애릿한 천륜의 내리사랑
자식들 거두다 굽어진 허리 이제 돌볼 때도 되었지만
조만간 손주 볼 자식임에도 어머니의 근력은 세월강 넘는다
자식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건성으로 대답해 놓고
제 발길만 재촉하며 바쁜 척은 지 혼자 다 한다>
라며 내리사랑의 한없는 마음을 전한다. 153페이지
<밥 한술 더 먹고픈 때 수저 젓갈 놓는 게 식객으로 가는 길
한 잔 술 더 당길 때 잔 엎고 돌아서는 게 주선酒仙에 이르는 길
길가의 꽃 꺾고플 때 오래 보겠단 맘먹는 게 욕망 벗고 가는 길>
이라며 절제의 미학이 무엇인지를 노래한다. 170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