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찬 바람 일고 하늘은 높은데 원숭이는 슬피 우네
맑은 강물 백사장에 새들은 날아들고
끝없이 펼쳐진 숲에는 나뭇잎 우수수 지네
강물은 끊이지 않고 힘차게 흘러오는데
만 리 길 쓸쓸한 가을 나그네 신세 되어
한평생 병약한 몸으로 홀로 높은 누대(樓臺)에 오르네
어려운 세월 겪느라 흰머리만 부쩍 늘고
요즈음은 좋아하던 탁주조차 끊어 버렸네
(높은 곳에 올라 두보 72페이지)
꽃 찾아 나섰다가 선주(仙酒)에 취하여
나무에 기대어 잠든 사이 해가 저물었네
손님 다 돌아간 후 술에서 깨니 밤이 깊었네
다시 촛불 들고 남은 꽃 구경했네
(꽃에 취하여 114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