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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펙트 웨딩

    • 저자
      권행
      페이지
      420 p
      판형
      142*210 mm
      정가
      14000원
    • 출간일
      2020-05-29
      ISBN
      979-11-5776-885-1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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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대한민국 대표 참견쟁이 권행이 들려주는 불완전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이 책은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특유의 유머코드와 직설화법으로 지극히 사소하고 속물스런 일에 목에 핏대를 올리며 흥분하는 등장인물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준다. 그들은 서로 시기하고, 때로 추악한 민낯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비열함은 때로 너무 순진하고 우스꽝스럽기까지 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슬그머니 미소 짓게 만든다.
소설 속에서 시종일관 독설을 해대는 관찰자 ‘나’는 작가의 분신이기도 하다. ‘나’는 불의한 일이나 공평하게 분배되지 못한 일에 대해 일순간도 참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내뱉어서 엄마나 할머니의 미움을 곧잘 받지만 씩씩하게 동네를 휘젓고 다닌다. 그 와중에도 유머를 잃지 않고 따뜻한 마음으로 타인의 얘기를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준다.
지독한 참견쟁이 작가는 우리 모두 비슷비슷하게 적당히 참회하는 삶을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정겹고도 재치있는 시선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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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작가 권행은 세상에 뭐 재미있는 일이 없나 하고 항상 기웃거리고 다닌다.
유년 시절의 작가가 까맣고 네모난 게 글자란 걸 알고 나서 제일 처음 맞닥뜨린 것은 집구석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형제들의 교과서였다. 비약이지만 이를 통해 세상을 보게 되었고, 점점 그 사각형 사이의 숨은 뜻을 알게 되면서 세상을 향해 나팔을 불었다. 햇살이 내리쬐던 유년의 골목길을 생각하면 미소가 먼저 떠오른다고 했다. 그 행복했던 기억은 작가의 작품에 충분한 자양분이 됐을 것이다.
이제는 SNS를 통해 역사, 문화, 경제, 철학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세상 이야기하기를 무척 좋아한다. 나팔이 아닌 소곤거리는 시냇물 소리로.
E-mail : khee31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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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은엄마
나의 아재들
우연한 마주침
사라진 그녀
무심히 지나치는 생
실비집
보랏빛 장막
결혼과 책임
장마
다시 미로 속으로
단서들
데이트와 밀회 사이
탄일종이 땡땡땡
다른 시작들
아이들
다정한 여인
퍼펙트 웨딩
욕망과 숙고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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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그 여자는 도대체 누구일까? 

 어느 날 아담한 키의 젊은 여자가 골목에 나타났다. 그녀의 작은 눈은 상냥해 보였지만 누군가를 경계하는 눈빛이었다. 그녀가 즐겨 입는 월남치마는 허리부분이 잘룩하고 밑으로 갈수록 살짝 에이자형으로 펼쳐있어서 옷맵시를 좋게 했다. 동네여자들이 젊은 여자의 뒤통수에 대고 날이면 날마다 수군대는 저 여자는 대체 누구일까 궁금해 했다. 나도 그녀의 정체가 알고 싶어 죽을 지경이다.    -p11-

 

 내 생전에 이렇게 배가 아파보기는 처음이었다. 나의 호들갑이 예사롭지 않았는지 아버지가 나를 붙잡고 빨리 병원으로 가자고했다. 나는 내 몫의 계란후라이를 형제들이 먹을까봐 갔다 와서 먹을 테니 가만 놔두라고 신신당부하며 엄마 등에 업혔다. 그러나 내가 업혀서 대문을 나서기도 전에 내 계란후라이는 산산조각이 났고, 쌈박질하는 소리가 대문 밖까지 들렸다.           -p23-

 

 내 귀를 꼭 틀어막던 가 저들의 입을 수건으로 틀어막던지 조만간에 무슨 수를 내야할 것 같다. 골목여자들은 모였다하면 며칠 전에 야반도주한 작은 엄마 얘기로 수군덕거렸다. 나는 차라리 귀가 먹었으면 좋겠다. 작은 엄마를 두고 대놓고 첩년이라고 말하는 저 키가 멀대처럼 큰 여자의 턱주가리가 푹 빠지는 상상을 해본다.    - p54-

 

 

  들어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정희를 막무가내 끌고 왔다. 우리는 신발을 벗고 향냄새가 진동하는 마룻바닥에서 한 시간 여 기다린 후에야 용하다는 점쟁이와 마주했다. 되지도 않는 사법시험에 매달리는 저 빌어먹을 인간이 요번엔 붙을 건가 말 것인가 너무 궁금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내 속마음은 그 자식이 하루라도 빨리 시험에 떨어져서 이제 고만 밥벌이 좀 하라고 내뱉을 뻔했다. 그 골빈 녀석이 언제까지 정희의 등골을 빼먹을 건가 속 시원히 알려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나는 포기한 지 오래지만 정희는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p360- 

 

 

 말려야 사랑이 불타오를 텐데 너무 안 말리니까 나는 슬그머니 부이가 날 지경이었다. 저 늙은이들이 이제는 올라가서 아들을 뜯어말리고 끌고 내려오든가, 아들과 심하게 싸우든가, 조만간에 결판 지을 때가 됐는데⋯. 그들은 엉덩이가 심할 정도로 꿈쩍도 안했다. 무슨 심보로 방관하고 있나 궁금해져서 내가 그 늙은이들에게 쫓아가서 따질 뻔했다. 빨리 좀 참견하라고, 정희 혼자 댁의 아들 뒤치다꺼리하다 죽을 지경이라고.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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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사랑의 결실과 결말 사이
결혼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정겹고도 속물적인 모습

이 소설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완벽한 결혼이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생각해보게 한다. 완벽한 결혼이란 사랑하는 사람과의 맺어짐일까. 아니면 서로 조건이 맞거나 양측 모두 이익을 얻을 만한 결혼이 완벽한 것일까.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 소설의 기둥을 이룬다.
이 소설에는 속물적이고 일차원적인 동네 사람들과 그들의 먹잇감이자 희생양인, 순수한 영혼 순임과 이들을 바라보는 서술자 ‘나’가 등장한다. 동네 사람들의 중심에는 우리 엄마가 있는데 엄마는 무엇보다 자신과 가족의 이익을 최고로 여기며 이를 추구하는 데 있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나’는 이런 엄마와 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이들이 쓰는 충청도와 경상도 방언을 곁들여가며 해학적으로 전달한다. 여기에 60~70년대 정서가 더해져 복고적 분위기와 과거에 대한 향수를 더한다.
동네 사람들의 일희일비하고 욕하다가도 동정하는 일관성 없고 단순한 모습은 우리 또는 우리 삶과 비슷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 소설은 단순한 결혼 이야기가 아니고 작가가 희비극의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로하고자 쓴 이야기는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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