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처럼 보여서 호수처럼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가장 깊고 깨끗한 바이칼호수를 끼고 살아가고 있는 러시아의 소수 민족 브리야트족은 놀랍게도 우리 민족의 외모와 풍습이 닮아 있다. 2005년 우리 조상들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더욱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고대 종족 문화의 태생지로 알려진 바이칼 일대에서 살아가고 있는 민족을 통해 보이는 우리 조상의 흔적을 한번 확인해 보고 싶었다. 2018년 여름, 드디어 바이칼 호수를 가게 되었다. 호수 근처 보이는 들꽃과 형형색색 끈들로 치장된 나무는 우리나라 성황당 나무와 너무나도 닮아 있다. 이곳에도 처녀를 제물로 바쳤던 인당수가 존재했고, 브리야트족의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도 있다. 마을에 서 있는 서낭당, 솟대, 장승, 신목 등은 우리 문화와 놀랍게도 비슷하다.
바이칼호수에서 가장 큰 알혼섬, 날씨 좋은 날에는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비포장도로 위를 달리는 지프차 안은 놀이기구를 타고 있는 듯했다. 호수 위의 멋진 일출과 일몰을 바라보면서 한민족의 뿌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러시아 시베리아 끝 부분에 있는 바이칼 호수의 브리야트족을 통해, 지리산 청학동에 있는 ‘삼성궁’에서 확인했던 우리의 단군신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우리 한민족의 시원(始原)을 이야기할 때 북방설과 남방설로 나뉜다. 남방설에는 가야의 건국신화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인도 아유타 왕국의 공주를 황후로 맞이한 김수로왕의 이야기가 있다. 반면 북방설에는 고고학자와 유전학자 등이 과학적 근거를 들어 바이칼호수 일대를 보는 등이 있다.
다큐멘터리에서 제시한 내용은 우리 민족이 러시아 시베리아의 끝 부분에 있는 바이칼 호수 일대에서 발원하여 몽골과 중국 동북삼성 지역을 거쳐 한반도에 정착했다는 것이다. 근거로 든 것은 외형적인 모습과 유전학적 동질성 등이다. 고구려의 상징 삼족오는 세 발 달린 검은 까마귀로 그 유래를 몽골말 케레이(까마귀)로 보는 경우도 있다. 브리야트족의 아바이케세르 신화는 우리의 단군신화와 매우 유사하며, ‘아바이’는 아버지라는 의미이다.
(p. 227-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