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모음’의 준말이다. 몸에는 뼈, 혈관, 근육, 모발, 각종 장기와 팔다리 머리가 모여 있다. 피가 다니는 혈관처럼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신이 다니는 길이라는 뜻의 신경과 경락처럼 보이지 않는 것들도 모여 있다. 보이지는 않지만 느낄 수는 있는 기(氣), 곧 에너지의 상태에 따라서 몸도 달라진다. 우리말의 ‘기분(氣分)’은 기의 분배이며 ‘기분이 좋다.’는 말은 ‘기의 분배가 조화롭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기를 찍는 사진기가 발명되어 누구라도 기의 상태를 색깔로 보여 주기에 이르렀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게는 ‘기색(氣色)을 살핀다.’는 말이 있어 왔다. (16페이지 몸은 왜 일까))
나를 살펴본다고 생각하면 내 몸이 곧 교재이므로 해부학은 일상적이고 흥미롭고 명상적이다. 지금부터는 일부 미술해부학 책에서 보듯이 의학 서적처럼 딱딱한 도해서가 아니라 저자가 틈틈이 공부해 온 자료를 보면서 나를 탐험하듯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가 보자. 사진처럼 완전하지도 않고, 다빈치처럼 과학적이지도 않지만 그저 어제보다 오늘은 더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은 학생의 마음으로 공부하는 손때 묻은 흔적들이다.
(43페이지 편하고 즐겁게 해부학 공부하기
몸의 모든 근육은 서로 맞물려 Y자 모습으로 들고 나게 된다. 내부의 뼈와 근육의 상태에 따라 피부에 싸인 근육들은 Y자 모습으로 멀고 가까워진다.
풍경화에서는 가까운 산과 먼 산이 겹치는 곳에는 반드시 Y자 형태가 나타난다. 그다음, 공기의 밀도, 색의 농담, 선의 강약의 변화를 통해 공간이 깊어진다 (47페이지 언제나 큰 도움이 되는 Y자 원근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