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었던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은 저를 크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두렵더라도 도전하는 것, 확실하지 않더라도 시도하는 것, 그리고 스스로 원하는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길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경험도 없으면서 나에게 기회를 주면 다 해내겠다며 약속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두려웠지만 시도했고 기회를 잡았습니다.
만약 제가 그들이 저의 가치를 알아주기만을 기다렸다면, 혹은 제가 완벽히 준비될 때까지 기다렸다면 아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원하는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내시기를, 그리고 인내와 끈기로 스스로의 가치를 당당하게 증명해 내시기를 바랍니다. (31-32쪽)
끊임없이 변하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IT 업계는 내게 자유와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나노 물질을 합성하고 세포실험을 했던 나를, C언어도 사용해 본 적 없는 나를 이곳에서는 기꺼이 받아들여 줬다. 그 누구의 지시 없이 내가 좋아하는 걸 공부하고, 공유하고, 만들어 갈 수 있다. 그렇기에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마음껏 고민하고, 실행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처럼 거창하게 세상을 바꿀 힘이 내겐 없다. 하지만 내 삶은 내가 바꿀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려 하기보다 자신의 삶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 가면 좋겠다. 각자의 길이 다양하게 만들어져서 세상이 한층 더 다채로운 색으로 칠해지길, 작은 점이 모여 톡톡 튀는 재미난 세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71쪽)
전력연구원에 입사한 후, 금속의 부식을 계속 연구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현재 나는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금속의 부식에 대한 지식은 태양전지 열화를 공부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연구 방향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자원이 되어 주었다.
지나온 시간들 중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쓸모없는 시간은 하나도 없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시간을 소중하게 쌓아 가고 있을 후배님 들을 응원한다. 나도 더 나은 선배가 되어 후배들에게 진정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82쪽)
나는 파도타기 선수다. 그러나 서핑을 해 본 적은 없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파도를 타는 것이 아니라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다에서 이제는 멀미 대신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차린 것이다. 현재 나한테 주어진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즐겁게 받아들이면서 사는 것이 인생의 정답이 아닐까 한다.
오늘도 내가 밤늦게까지 연구실의 불을 밝히는 이유는 내가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던 바다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과 극지연구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이러한 나의 작은 노력이 인류를 위해 공헌할 수도 있다는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내가 하는 이 연구가 나라를 구하거나 의사처럼 생명을 구하는 위대한 일은 아니지만 난 오늘도 극지 바다를 지키며, 가끔씩 북극곰의 안부도 걱정하면서 극지 바다에서 파도타기를 즐기고 있다. (172-173쪽)
세부 전공이 다소 달라도 나 또한 긍정적인 역할이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은 나에게 선배 연구원은 “XX, 얘를 어디다 써”라는 욕 섞인 말로 첫인사를 건넸다. 배우고 공부할 것이 많았다. 정해진 업무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는 대학원과는 또 다른 노력과 더 끈기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어떤 때는 아무리 해도 뜻대로 잘 되지 않아서 분하고 억울하기까지 했지만, 공부는 연구원이란 직무의 숙명이라 생각하고 속력보다는 옳은 방향성을 목표로 여전히, 차근히 나아가고 있다. 결론적으로 조직에 융합되고 협력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게도 차별된 스스로의 역할이 있어야 하고, 나아가 책임감을 바탕으로 여러 능력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내가 정한 방향이다. (23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