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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집을 찾습니다

    • 저자
      박도영
      페이지
      276 p
      판형
      135*210 mm mm
      정가
      13800원원
    • 출간일
      2020-03-16
      ISBN
      979-11-5776-864-6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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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카우치서핑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히치하이킹으로 영국을 일주하기까지,
멋모르기에 가능했던 길에서 만난 사람들

첫 여행지에서의 첫날 밤, 그의 첫마디는 “뭣도 하고 싶지 않아”였다. 무기력하기로는 남부러울 필요가 없던 철학 전공생은 유럽에서 168일을 떠돌고 만다. 주인이 없는 빈집에서 처음 만난 이들과 차를 마시고, 동영상으로만 본 히치하이킹을 하러 고속도로까지 걸어갔다가 경찰차에 잡히기까지. 그 생경한 길에서 그는 끊임없이 ‘지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를 고민한다.
이 책은 그 길에서 만난 142명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탐페레의 멜리사, 프라하의 치프리, 프랑크푸르트의 야콥. 혼자 떠나 온 여행객에게 편안한 집(Home)이 되어 주었던 사람들. 때로는 한 마디 말로, 때로는 한 번의 동승으로, 때로는 하룻밤의 침대로 불안은 설렘과 함께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독자들도 불안과 설렘 사이의 어딘가로 여행을 다녀오게 되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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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철학을 전공했다. 책으로 읽는 철학과 길 위의 사람들로부터 배우는 철학 사이의 균형을 잡아 가고 있다. 사적인 글쓰기와 생계형 글쓰기를 겸하다, 혼자 떠난 여행에서 내게 집이 되어준 사람들의 이야기로 책을 쓰게 되었다. 앞으로도 오래 생각과 상상을 구현하고 싶다. 지금은 방송 제작 PD로 일하고 있다.
사람을 좋아하고, 잠을 조금 더 좋아한다.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며 포근한 잠이 풍족하길 꿈꾼다. 좋은 사람들과 잘 먹고 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말은 참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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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5

chapter 1
덜 낯선 것과 더 낯선 것들_ 서울, 상트페테르부르크
불안의 서막
몸과의 불화
떠나는 이의 병명(病名)
여행은 환승에서 시작된다
커다란 이동
당당한 태연함
일상 뒤섞기
돌덩이를 떠나보내는 일
덜 낯선 것과 더 낯선 것들

chapter 2
한 번의 악수를 위하여_ 헬싱키, 탐페레
첫 번째 물수제비
한 번의 악수를 위하여
시작과 다시 시작
가족의 일상
보지 못한 영화
조금 더 많은 것을 사랑하는 일

chapter 3
노을의 주황을 보는 일_ 뮌헨, 레겐스부르크, 프라하, 드레스덴
무지개 참치
어느 호사스러운 점심
당근의 주황
광장에 가면
마법의 약과 두 번의 낮잠
너와 남
일상의 내음
우린 너를 사랑해


chapter 4
사과 한 알과 케이크 반 조각_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쾰른
민박집 용수 형
껍질

인샬라(in shā΄ Allāh)
딸기 먹는 야콥
사과 한 알과 케이크 반 조각
여섯 해적들

chapter 5
점과 점 사이의 선_ 베른, 브리그, 밀라노, 니스, 바스크
그, 저녁의 음악
신비로운 사람
간장과 이탈리아
프렌즈
유영
니스 투 바르셀로나_665㎞
다시 만나면, 가족

chapter 6
운명보단 우연을_ 런던, 윈저, 브라이튼, 맨체스터, 요크, 에든버러, 배스
도버해협
가장 발가벗은 환영
가족이라는 이름
중년의 덴마크 친구
소란
동행
런던으로 가는 길
여행의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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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진단명은 ‘위근무력증’이었다. 지금의 나의 상황과 너무도 닮은 이름이라 생각했다. 그간의 불안들이 유쾌하지 않은 사실 앞에 맥이 풀어졌다. 위 근육이 무력하다니. 위에 근육이 있음을 처음 알게 된 순간이 그게 무력해진 순간이라니. 역시 있을 땐 모른다. 무언가를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무언가를 간과한다. 위장도 해야 한다는 일들만 한평생 하다가 지쳐 버리는데, 나라고 다를 게 무언가.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일상 속 ‘해야 하는 것들’을 당연하게 여겼고, 그때부터 보지 못하던 것들이 지금에 이르러 들고 일어선 것이다. 충동으로, 무력함으로.  p.22

 

문득 이 순간이 말이 안 된다는 생각에, 눈앞의 배경들이 일그러지려 했다. 사실적인 감각을 눈으로 받고 있으면서도, 머릿속 상식의 틀이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자 그 시각을 흩어 놓는 것 같았다. 미국인, 멕시코인, 한 국인이 태국-핀란드계 혼혈인의 빈집에 모이기까지의 지구적 우연. 곱씹으면 어마어마한 순간에 우리는 태연히 앉아 차를 홀짝였다. 생경한 장면은 어언간 펼쳐졌고, 나의 이해는 뒤늦게 따라오고 있었다. 나의 첫 카우치서핑이었다. p.58

 

어쩌면 나를 태우는 것이 그들에게는 당신들의 추억을 주워 보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떠나는 설렘을 안고 줄 서 있던 그 오래된 시간들은 이제 부부의 얼굴 위 자잘한 굴곡들로 남아 있다. 하지만 나로 인해, 세월의 먼지 아래 희미해지던 추억이랄 것들이 잠시나마 그들의 마음속에 번졌기를. 그렇게 나의 동행이 그들의 애틋한 젊음을 꺼내어 보는 일이었기를 바랐다. p. 175

 

665㎞, 33시간, 9명의 사람과 6번의 히치하이킹. 떠나던 순간의 665㎞는 도착하고 돌아보니 여섯 번의 만남이 되어 있었다. 제법 괜찮은 치환이라 생각했다. 버거웠던 숫자가 가벼워지고, 무정의 것이 유정의 것이 되었으니.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가는 것과 바르셀로나로 가는 길을 여행하는 것의 차이가 665와 6의 간극이 아닐까. 그렇듯 점과 점이 아닌 둘 사이의 선을 여행할 수도 있기에 우리는 여행과 여정을 나눈 것이 아닐까. p.221

 

탐페레를 멜리사로, 프라하를 치프리로, 프랑크푸르트를 야콥으로. 나는 지나온 도시들을 그곳에서 함께한 이들의 이름들로 기억한다. 어느 멋진 풍경을 다시 한 번 돌아보듯, 나는 내 앞에 있는 이의 이름을 적었다. 그리고 그 기억의 기록을 그들에게 선물했다. 그 작은 종이 한 장으로 우리는 언제 어디선가 다시 서로를 알아볼지도 모른다며. 그들의 일상엔 작은 흔적 을, 내 기억엔 짧은 이름을 남겼다.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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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여행의 이유도 목적도 테마도 없이 훌쩍 떠난 유럽,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 사람들과 만난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도, 혼자 하는 여행이 어떤 건지도 모를 만큼 무기력하기로는 남부러울 거 없던 철학 전공생이 168일간 유럽을 떠돈다. 여행의 이유도 목적도 테마도 없이 훌쩍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떠나고, 친구에게 주워들은 카우치서핑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다 히치하이킹으로 영국을 일주하기에 이른다.
저자는 프라하에서 숙소를 제공해주던 치프리에게 물었다.
“왜 여행자들은 집에서 재워주는 거야?”
치프리가 답했다.
“나도 여행을 무척 좋아해. 그런데 삶의 여건상 여행을 다니기가 어려워졌거든. 그래서 여행을 떠나는 대신 여행을 집으로 초대하는 거야.”
치프리는 카우치서핑을 통해 모인 여행자들과 잠깐이라도 함께 걸으며 여행을 느끼고 있었다. 저자는 그렇게 조금씩 여행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는 일이 당신의 책상, 당신의 침대로
여행을 초대하는 일이 되길 바란다”

그날의 친절함으로 이끄는 따듯한 문장
그리고 여행하는 마음

이유도 목적도 테마도 모르며, 건축가의 눈도, 숙달된 여행가의 감도, 미식가의 혀도 갖지 못한 덕에 저자는 시종 이방인으로서만 유럽을 볼 수 있었다. 많이 알았더라면 그의 시선은 유럽의 황홀경에 빠져들었겠지만, 그의 눈은 발 딛고 있는 길과 마주한 사람에게 주로 머물렀다. 그리고 그 길 위의 사람들이 잿빛 아스팔트 같던 저자의 마음을 형형색색 물들인 장본인들이었다. 저자는 그들을, 그들과의 순간들을 감히 이 책에 담았다. 그 멋모르기에 가능했던 길에서 만난 142명의 사람들.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으로 만난 이에게 선뜻 마음을 내어 주는 사람들을 마주하며, 무기력하던 잿빛 마음은 시나브로 알록달록 물들어 간다.
각 챕터별 상황에 따른 작가의 관찰과 심리가 잘 묘사되어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여정에 따른 작가의 글에 사색과 묘사가 적절히 이루어져 있어, 흡입력 있다. 당장 오늘 잘 곳을 고민하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 색다른 체험을 한 카우치서핑, 생각지도 못하게 전 재산과 핸드폰을 털린 사건, 고속도로와 휴게소에서 히치하이킹을 한 일 등 여러 가지 사건들이 때로는 박진감 넘치게, 때로는 은은하게 스며든다.
홀로 여행해 본 적이 없어서 혹은 자신을 설득할 만큼 충분한 여행의 이유를 찾지 못해서 떠나기를 망설이는 분, 직접 떠날 수 없기에 여행 정보보다 실감나는 여행 이야기를 찾는 분, 해야 하는 일들을 착실히 하며 살아왔지만 정작 본인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 학생 및 직장인분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여행이 도착지가 아닌 하나의 과정으로 그려진 이 책을 읽는 동안 평면적인 ‘여행 길’이 입체적인 ‘마음’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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