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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길 따시게

    • 저자
      문학철
      페이지
      169 p
      판형
      130*210 mm
      정가
      12000원
    • 출간일
      2022-12-20
      ISBN
      979-11-6752-226-9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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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2022년 목요시선 동인지 시집으로, 목요시선 동인 9인이 저마다 다른 색으로 써낸 시를 담고 있다. “시를 쓰는 것은 허물 수 없는 경계를 허물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히는 언어의 단도직입”이라고 말하는 시인들의 말처럼, 이 시집에는 정서로 삶과 시의 경계를 허물어 삶이 시가 되고 시가 삶이 되는 80여 편의 시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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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권용욱
2014년 《시와소금》 시조, 2016년 《포엠포엠》 시 등단. 시집 『작곡 이전의 노래』.

김순아
경남 양산 출생. 2001년 《한국문인》에 시, 2017년 《시와 사상》에 평론으로 등단. 시집 『슬픈 늑대』 외, 에세이집 『인문학 데이트』 외, 비평집 『현대시로 읽는 식인(食人)의 정치학』.

문학철
1981. 『白戰』 동인. (전) 《주변인과문학》 편집주간. 시집 『그곳, 청류동』 외, 장편소설 『황산강』, 시감상집 『관광버스 궁둥이와 저는 나귀』
박윤규
남해 출생. 부산작가회의 회원. 시집 『꽃은 피다』 외. 시작업이후 동인. 한글손글디자인협회 회장. 캘리그라피공작소 ‘공감’ 운영.

유영호
2008년 만다라문학상, 2010년 가오(佳梧)문학상. 2015년 한국비평가협회 명시인 선정, 2016년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 대표작 선정. 2022년 대한민국시인대전 항일문학부문 대상. 시집 『혼자 밥상을 받는 것은 슬픈 일』, 『바람의 푸념』, 『불면과 숙면 사이』 외.

이병길
시인, 지역사연구가. 울산민예총, 울산작가회의 회원. (전) 《주변인과시》, 《주변인과문학》 편집위원. 저서 『영남알프스, 역사 문화의 길을 걷다』, 『통도사, 무풍한송 길을 걷다』 외.
이지윤
경남 합천 출생. 《문학세계》 등단. (전) 《주변인과 시》, 《주변인과 문학》 편집위원. 부산작가회의 회원. 시집 『나는 기우뚱』.
정영숙
경남 양산 출생. 2007년 《대한문학》 등단. 공저 『삶의 이야기』.

주미화
경남 양산 출생. 《모던포엠》 등단. 시집 『밤길 걸어 너에게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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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책머리에
시선[詩選]

<권용욱, 가을은 온다>
공원에서
위양지
고당봉
장마
사리암
가을 늬우스
가을은 온다
고공시위(高空柿位)
고향에 가면

<김순아, 실패를 위하여>
실패를 위하여
본적
청년의 희망
등 뒤에서
도플갱어
겨울밤 아파트
은빛 늑대
미래가 두렵다
복도에서

<문학철, 깊은 밤 비에 젖다>
다투고 나서
토닥토닥
묵어 깊은 맛
부처님 오신 날
이 봄에
깊은 밤, 비에 젖다
큰형님
파문
구절초

<박윤규, 오늘 하루>
붉은 뿌리,
내가 아는 맹그로브 숲
허공에 날다
승소(僧笑)
주워 담을 풍경이라는 게
목욕탕에서
구라중화(九羅重花)
콘도르 날다
오늘 하루
물푸레나무를 위하여

<유영호, 우로보로스>
우로보로스
위양지의 봄
노숙자-4
짜장면
아저씨
흰 눈썹
번역
같이 가고 있었구나

<이병길, 겨울 길 따시게 꽃등 비추다>
​태풍 난마돌이 가고 나면
언양읍성 논길에서
수운 최제우 선생,
용천검을 다시 들다
나는 죽음을 먹고 산다
통도사 부도원 석종
그녀가 왔다
눈물 꽃 떨구지 않고
깔딱고개를 넘으며
​엄마의 밥상

<이지윤, 내 시린 청춘의 시간이여>
반짇고리
꽃피는 아몬드나무
백일홍 엄마
꽃무릇 연가
낮달
거미
비로 쓰는 안부
휘청, 새로 생긴 섬
어떤 징후

<정영숙, 빈 의자로 남다>

마늘

페트병
고장 난 자명종1
몰래 한 사랑
털옷을 개다
빈 의자로 남다
하얀 꽃 질 무렵

<주미화, 중년을 앓다>
밤에 본 목련
감기1
중년을 앓다
폐가
휴일 한낮
흉터
나목
신흥사 있는 마을
5월의 사과

...
본문 소개

201호 베란다에서 까치가 담배를 피우는 겨울밤이다

301호 고무나무가 쿨럭쿨럭 기침을 하는 겨울밤이다

(중략)

801호 쌍둥이들이 장난감 총을 겨누며 쿵쾅 뛰는 겨울밤이다

901호 노인이 막 숨을 거두는 거실에 디지털시계 알람이 길게 울리는 겨울밤이다

1001호 젊은 곰이 이중창의 양쪽 고리를 잠그고 오디오를 켜는 겨울밤이다

1101호 여우가 전자기타를 목에 걸고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는 겨울밤이다

(중략)

1801호 돼지가 유튜브 먹방을 보며 손가락을 쭉쭉 빠는 겨울밤이다

1901호 인공지능 로봇이 청소를 하다가 발랑 뒤집어져 배를 잡고 깔깔거리는 겨울밤이다

2001호 창에 붙박여 있던 달이 창백한 몸을 열고 울 것 같은 얼굴로 돌아가는 겨울,

 

101호 반지하 방에서 두 시가 찢어지는 겨울밤이다

_김순아, 「겨울밤 아파트」

 

내 숨죽여 걸어온 시간들이

깊은 그대 눈 속

천 갈래 흔적으로 맺혀 있어

 

지금은 나의 길을 버리고

그대의 길로 가만히 스며드는 때

사랑은 사람이 내는 일이 아니라

하늘이 내는 일이라고

 

바람은 짐짓 내색이 없어도

삼라만상을 기운 돌게 하고

햇살은 그 뜨거움 없이도

모든 것의 심장을 데워 주느니

 

겨울 숲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굳은 흙을 들썩이며 돋아나는

고맙고도 눈물겨운 예감

_이지연, 「어떤 예감」

 

차가운 가지의 표면을 뚫고

뜨거운 피의 흐름을 살펴봐

 

곡선의 운율로 삭막한 허공을

수식하는 일에 동참한 나무의 결의

 

긴 겨울의 삭막함이 진부했을 뿐

그 어떤 기행의 발로는 아니었다

 

누구에게도 정의 되고 싶지 않은

나무의 일탈쯤으로 생각하면 그만이다

 

때론 입양한 눈꽃을 키우면서도

그 피돌기 멈추지 않는 것은

 

긴 면벽의 시간

견디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_주미화, 「나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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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 겨울, 당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 줄
9인 9색, 80여 편의 시

이 시집은 목요시선 동인 9인이 저마다 다른 빛깔로 써낸 80여 편의 시를 담고 있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겨울 길을 좀 더 따시게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한 행마다 녹아 있다. 특히 “나에게 와 준 하루가 감사하다. 무심코 지나온 시간들이 겨울 햇살에 깨어져 파닥거린다.”는 박윤규 시인의 말처럼, 9인의 시인이 겪어 낸 하루하루가 시어로 파닥이며 살아나는 듯하다.
시인들은 시란 언어의 단도직입(單刀直入)이라 말한다. 단도직입이란, 생각과 분별과 말에 거리끼지 않고 진실의 경계로 바로 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그런 만큼 그들의 시에는 삶과 문학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들이 수행되며, 그래서 그들의 시를 읽노라면 삶이 시가 되고 시가 삶이 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
때론 인생에 차갑고 냉정한 겨울 길이 펼쳐지기도 하고, 때론 따스한 겨울 햇살에 희망이 파닥이기도 하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긴 이 시집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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