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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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만남은 우연이 아닙니다. 어쩌다 마주쳤다고 생각될 뿐입니다. 한정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간이기에 그럴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만남의 시간도 짧을 수밖에 없기에 더욱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기억의 저편을 넘어 더듬고 또 더듬어 넘다 보면, 우리의 만남이 그리 만만치만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어쩌면 자로 잰 듯, 어떤 계기가 원인이 되어 마치 계획된 듯 짜 맞추어져 이뤄진 듯한 우리들의 만남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종종 갖기에 그렇습니다.
바람이 부는 것도, 바람 따라 흘러가던 구름이 그 바람 따라 흩어지는 데도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듯이 그렇습니다. 무수히 많은 잎을 피워 낸 나무가 그 바람에 나뭇잎 하나를 떨구더라도 말입니다. 내 삶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에도, 구름에도, 돌멩이 하나에도 그 이유와 목적이 있듯이 그렇습니다. 우리의 만남에도 그 이유가 있습니다. 목적이 있습니다. 뜻이 있습니다.
사람을 통해서든, 다른 것을 통해서든 그렇습니다. 하늘의 뜻이, 소망과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하늘이 우리의 삶에 작용하여 내리는 선물 같은 것입니다. 그것이 곧 우리의 만남입니다. 그 속에 우리가 사는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고, 소망이 있고, 사랑이 있습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고리 같은 것이 또한 우리의 만남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만남은 모두 운명이고, 필연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모든 만남에 담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내린 운명 같은 인연이 모두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와 목적, 소망과 사랑이 모두 하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에게 주어진 한순간 머물다 가기 때문입니다. 악연마저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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