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꽃과 식물을 시에 버무려 내다!
사계절 다양하게 피어나는 꽃들의 노래와 우리말의 만남”
양숙 시인의 네 번째 시집 『꽃버치』에는 봄이 흐른다. 아무래도 ‘꽃’이 주는 이미지가 ‘봄’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리라. 그렇다고 봄꽃만을 노래하는 건 아니다. 사계절 다양하게 피어나는 꽃들의 노래로, 때론 여름처럼 달콤하고 때론 가을의 향기도 풍겨 오며, 겨울의 은율도 느껴진다.
이 시집에는 매화, 진달래, 영춘화, 작약 해바라기, 자작나무, 사스레피꽃, 붉나무, 복자기나무, 배롱나무, 두릅나무, 은행나무, 탱자나무, 궁궁이꽃, 아까시, 메꽃, 꽃무릇, 등꽃, 해당화, 범부채, 참나무, 회화나무 회양목 등등 목본 초본 가릴 것 없이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식물이 등장한다. 그래서 마치 식물도감을 펼쳐 보는 듯하다. 순수한 식물도감보다 더, 식물이 살아서 가까이 다가오는 듯하다. 시를 쓰기 위해 식물 이름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식물들을 위한 시를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식물에 빗대어 세상사를 이야기할 때에는 눈앞에 식물이 그려지기까지 한다.
아울러 사전 속에서 잠자고 있는 고운 우리말과 친해지려 노력 중이라는 양숙 시인의 말처럼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는 고운 우리말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어 살려 내고 있음이 시 전편에서 읽힌다. 다양한 꽃과 식물을 시에 버무려 내는 시인의 요리법에 독자들이 꽃말을 되뇌며 함께 감상하는 동안 온통 봄의 꽃기운으로 가득해지는 따사로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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