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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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신의 존엄성은 누가 나를 욕했다고 또는 모욕을 줬다고 해서 무너지거나 훼손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자신의 존엄성이라는 것은 스스로가 지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우슈비츠에서 죽음 일보 직전까지 갔다가 살아남은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저자 빅터 프랭클은 아래와 같이 말했다.
“한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는 있지만,
한 가지 자유는 빼앗아 갈 수 없다.
바로 어떠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삶에 대한 태도만큼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이다.”
우리가 감정노동을 수행하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들은 사실 우리가 택한 것이 아닌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상황의 연속이지만,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프레임은 철저히 우리 자신의 몫이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스스로 자신이 하는 일의 본질과 노동의 가치를 찾는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본질과 노동의 가치를 찾지 못하면 고객을 포함한 타인의 말에 쉽게 상처받고 무너진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하찮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이 일은 내가 아니면 대체 불가하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어차피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모두 거쳐야 한다. 모두가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전혀 상관도 없는 제3자의 억지스러운 주장이나 쓰레기 같은 행동에 분노를 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바뀌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히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 갖은 모욕과 수치를 당하는 감정노동에 종사하고 있다고 해서 세상이 온통 지옥 같고 자신의 삶은 완전히 망가졌다고 생각하거나 단순히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먹고 살기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 일한다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비극적인가? 차라리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 중심의 프레임보다는 훨씬 이상적이고 의미 중심적인 프레임으로 업무를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 Part 3. 감정노동을 다스리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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