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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지고 나야 비로소 안다
잎이 지고 나야
가지에 움이 돋아난 것을
비로소 안다
목련은 백옥 같은 꽃을 피우고
무성한 잎을 키우면서도
명년 봄에 피울 꽃봉오리를
남몰래 키우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나뭇잎 속에서
생명의 눈을 키우고 있었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기 전까지는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다
늦가을 샛노랗게 물이 들어야
비로소 은행나무를 본다
그러나 잎이 물들기 전부터
은행나무는
명년에 싹틀 눈을 키우고 있었다
잎이 지고 나야
가지에 움이 돋아난 것을
비로소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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