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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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다. 그런데 오늘 밤은 여기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밤이다. 미국 최고의 스포츠 행사인 미식축구 개막식이 여기에서 열린다고 하니 벌써부터 차량행렬로 차가 붐비기 시작한다. 그런데 난감한 일이 일어났다. 여기는 큰 도시라 자동차 연료를 넣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주유소가 이렇게 없을지 몰랐다. 더구나 미식축구 경기가 열리는 바람에 여러 차로를 막아서 주유소 찾기도 쉽지 않았다. 다시 왔던 길을 몇 번이고 뺑뺑 도는 기분이 들었다. 드디어 주유소를 찾았는데 역시나 기름이 배로 비쌌다. 하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넣지 않을 수 없어서 기름을 넣었다. 잠시 어디선가 폭죽 터지는 소리가 나더니 어두운 밤하늘이 오색 불빛으로 물들었다. 마치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는 우리를 위해 폭죽을 터트린 것만 같았다. 그것은 우리 생각일 뿐, 알고 보니 미식축구경기 축하 세리머니였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를 위한 세리머니였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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