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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숙해서 낯선 것들

    • 저자
      이병철
      페이지
      348 p
      판형
      145*210 mm
      정가
      14000원
    • 출간일
      2023-06-20
      ISBN
      979-11-6752-323-5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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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흐린 날의 하늘을 닮은 남자 담천(曇天)이 추억하는 그날들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담은 수필집. ‘사랑, 사람 그리고 사람’, ‘삶, 살아가는 것에 관하여’, ‘그 먼 옛날, 느티나무 아래에 다시 서다’, ‘소설 A와 B의 이야기’의 네 가지 테마로 구성하여 어린 날의 동화, 청년기의 애틋함, 중장년기의 아련함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때로는 애처롭고 가슴 먹먹하게 풀어낸다. 70년대 철부지 10대를 보내고 80년대 격정의 20대를 보냈던, 그리고 지금 부모가 된 사람들이라면 그의 글과 함께 호흡하며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소개

필명 담천. 1980년대 대학 생활을 했으며 1990년대 직장인이었던 이래로 워커홀릭(Workaholic)이었으며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착하게 사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
목차

●사랑, 사람 그리고 사람

아프다고 하는 것에 관한 삽화
인연이라고 하는 것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녀에겐 사랑인 것을
첫사랑, 그런 것에 대하여
구례 가시네, 그녀는
서산 여자, 그녀는
짝사랑, 그런 것에 관한 수채화
그 작은 언덕처럼 말입니다
정체 모를 그 어떤 사랑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그냥 인연인 걸요
설렘, 때문에
설렘, 늘 그랬나 ‘봄’니다
애틋함, 그 조각들


●삶, 살아가는 것에 관하여

커 가면서 알겠지요
집 대문 앞에 잠시 앉다
화요소주 한 병 들고 갈 생각입니다
아버지는 목요일에 그렇게 떠났다
문패도 없는 집 대문에 서서
끝내 비통함이 되었다
젊은 날의 초상
아내가 집을 나갔습니다
일, 돈, 살아감, 그런 것들
이 비 그치면
가끔은, 엄마가 챙겨 준 밥 먹고 있나요?
더 중요한 것들도 있는 걸…
죄가 많은 탓이겠지요
은근히 제가 불안해집니다
평화에 대한 단상
자식이 커 가는 것
우표값도 모르고 삽니다
후배를 만나야 합니다
익숙해서 낯선 것들 1
아내, 제게 그럽니다
저는 도통 모르겠습니다
익숙해서 낯선 것들 2
늙어 감, 그런 것
자존심 상하는 일입니다
조직은 원래 그런 것이거늘
낯선 모습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 하는 것도 없는데
다시 집을 옮기며
겨울 초입, 그 즈음에
차곡히 내려놓는 중이니까요
그런 분 어디 없나요?
도대체 누굴 닮은 걸까요?
다시금 평화가 그립습니다
이런 젠장, 누굴 닮았겠어요
익숙해서 낯선 것들 3
12월, 눈 내리는 겨울날에
1월, 갑오의 첫날
잘될는진 저도 모릅니다
아프다고 하는 것에 관한 삽화 2
그 머릿속이 궁금합니다
쓸데없이 눈물이 납니다
늙은 그녀의 빈방에 누워 1
왜 인사 안 해?
늙은 그녀의 빈방에 누워 2
5월, 오늘임을 안다
익숙해서 낯선 것들 4
스스로 알게 될 테지요
6월에…
이산에서 남자 그리고 여자
흘러간 일상, 서러운 파편들
7월, 소녀 그리고 새 떼와 예수
익숙해서 낯선 것들 5
난 고향집 담벼락의 곡선이 좋았어
살아감, 그런 것에 관한 어리석음… 그 소고(小考)
익숙해서 낯선 것들 6
겨울 초입, 그의 마음이 차다
스스로 그러겠지요
을미년 1월의 일상
평화로운 삶은 아닐 터이다
누구와 막걸리를 마시지?
늙은 그녀의 빈방에 누워 3
3월의 무게
늙은 그녀의 빈집 앞에서
모든 게 가짜인 것처럼
적응과 성찰, 사색과 공감
나 거 있을게요
닌자 도나텔로
늦가을 창밖, 느릅나무가 있는 풍경
인생길을 지나갈 테다
한 해의 끝자락에 아련함… 문득
녀석이 알는지요
책을 읽지 않아선 아닐 겁니다
서랍 속, 문득, 손목시계
아이들은 언제나 2학년이다
그 말에 외로워졌습니다
촌스러워지는 거, 맞습니다
더운 봄날의 5월 밤에
늦여름 새벽, 그 단상
올려다본 천장 때문에
가끔 추억은 하겠지요
마음도 차갑습니다
제발 어제를 어제로 두라
늘 흑백인 걸요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12월 이즈음에
다시 한 해의 끝자락에…
대한민국 오십삼 살이다
천 일 동안
위로가 필요한 나이가 되었나 보다
구게 뭐라고요
그날들의 꿈
고럼 고럼
뭐든 처음은 처음처럼
비가 내립니다
나처럼 그러려나…, B 그리고 A
또 비가 내립니다
내 인생도 아닌 걸요
두 여자, 두 남자… 그날의 동화
술 한잔 사 주실래요?
뭐, 아님 말고요
행복해질는지요
언젠가도 이런 날은 있었습니다
막걸리 한잔해야지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그래도 아름다웠다
소녀에게
한 권 더 샀어요
거지 같은 날들에
홀로 앉아 사람을 기다리는 일
오늘 문득, 맘 좋던 김상호를 추억합니다
담천, 이 가을을 보내다
일기장은 왜 내가 갖고 있을까요
양지바른 곳에 잘 모셨습니다
쓸데없이 또 눈물이 납니다


●그 먼 옛날, 느티나무 아래에 다시 서다

배다리골 동화(童話)
유년의 기억, 그 시절에
느티나무 아래에 다시 서서
연탄길을 걷다
그날들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소설 『A와 B의 이야기』

...
본문 소개

“영화 보고 첫사랑 생각났어?”

“첫사랑은 무슨….”

괜히 당황스러워서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마음이 아련해집니다. 집에 돌아와 PC 앞에서 영화평을 쓰려다가 그만두었습니다. 부질없단 생각이 든 때문입니다.

문득, 풋풋했지만, 어려서, 용기가 없어서, 그래서 비겁했던, 그 시절의 감정이 첫사랑이었음을…. 글로도 표현할 수 없었던 그때의 감정이 내겐 첫사랑이었음을 이 나이에 창피하지만,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창밖에 비가 계속해서 내립니다. (27쪽)

 

고등학교 친구의 장인어른 장례식장에 찾아간 날, 인사받은 그 친구의 아내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다가, 그녀가 내 초등학교 동창임을 알고는 반갑게 옛날 얘기를 하다가, 문득 그녀의 눈가에 팬 깊은 주름을 보면서 그녀도 나만큼 늙어 감을 봅니다.

35년 만에 마주 앉아 술잔을 건네며, 그 긴 세월을 지나 인생을 얘기하는 초등 동창 녀석의 넉넉함과 포근함 뒤로 애틋한 삶의 질곡 또한 겹쳐 갑니다.

늙어 가는 것, 인생의 순리일 테지만… 보다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어짐도 애틋한 인생의 흐름이겠지요. 다시금 그 어린 시절의 동창들이 보고 싶어집니다. (99쪽)

 

무더웠던 여름 어느 날, 소각장에서 미처 타지 않은 비문 한 장이 바람 따라 영내를 유유히 날아다닌 사건으로 난 완전군장을 한 채 연병장을 50바퀴 돌아야 했다. 땀으로 범벅이 된 내게 물 한 컵 떠다 준 게 재하였고 그날 밤 그와 처음 개인적인 얘길 할 수 있었다. 나로선 재하가 흥미로웠다. 그건, 그가 끌려온 운동권 학생이어서가 아니라, 그의 독특한 정신세계와 다분히 문학적 기질 때문이었다. … 재하처럼 그곳에 끌려와야 했던 청춘들은 밤마다 맞았다. 나처럼 그곳으로 도망쳐 온 청춘들은 때리거나 구경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세상은 온통 가짜다.”

그렇게 말하던 부산역 앞의 J도 재하를 다는 기억해 내지 못한다. 나처럼 이성적인 사람이 왜 거기 있느냐고 묻던 날, 나도 가짜가 되었다. (201-202쪽)

 

까만 타르 덕지덕지 베니아 합판으로 된 울타리 벽 사이 골목길을 돌아 송현교회 마당에는 어린 아해들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쳤다. 높다란 계단을 올라 본당에는 바위에 주저앉아 깍지 낀 예수님도 있었지. 태양당 약국 옆, 옷핀에 멍게 팔던 땅딸이 아저씨도, 송현시장 통 조개 껍질 까던 쉰 목소리 아줌마도, 약 사러 가면 이건 약 안 먹어도 된다고 그냥 돌려보내던 곰보 아저씨도 다 내 친구 가족이었다. … 그 동네 그 어귀, 그 골목길에 열 살짜리 아이가 서서 바라본 건, 배롱나무였을 수도 있었겠다. (272쪽)

 

지난 보름 동안 B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바다를 보았다는 말 이외에 B는 어떤 말도 하지 않으려 했다. 아내도 나도 더 이상 물어볼 수도 없었다. 앞으로도 B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B의 가방 속에 낯익은 빛바랜 수첩이 보인다. 30년 전 내가 쓴 수첩이다. 창고 안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어야 할, 그래서 나도 잊고 있던 수첩을 왜 B가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30년 전의 일상. 거기에 A와 내가 있다. 연민과 안타까움, 걱정과 염려 그리고 더불어 분노와 슬픔도 모두 함께 거기 있었다. 30년 전 흑백으로 된 어린 청춘의 일상을 마주하고 B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3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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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어린 날의 동화, 청년기의 애틋함, 중장년기의 아련함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때로는 애처롭고 가슴 먹먹하게 풀어낸 수필집”



이제는 추억 속에 묻힌 배다리골에서 70년대 순수했던 철부지 10대 시절을 보내고, 80년대 첫사랑을 앓고 군대에서 ‘담천’이라는 이름을 재하에게서 선물 받으며 마음만은 한없이 쓸쓸했던 격정의 20대를 보낸 남자, 이제는 두 아이의 아빠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모든 이야기를 담은 수필집이다.

1부 ‘사랑, 사람 그리고 사람’에는 젊은 시절의 풋풋하고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2부 ‘삶, 살아가는 것에 관하여’에는 군대 시절 이야기에서부터 현재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소소한 때로는 깊은 이야기가, 3부 ‘그 먼 옛날, 느티나무 아래에 다시 서다’에는 어린 시절 배다리골에서 자라며 지냈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마지막 4부 ‘소설 A와 B의 이야기’에는 자신과 자신의 아들 이야기를 마치 소설처럼 적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총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된 이 책은 어린 날의 동화, 청년기의 애틋함, 중장년기의 아련함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때로는 애처롭고 가슴 먹먹하게 풀어낸다. “이 골목 어귀의 아카시아 향기처럼…. 날들은 그렇게 흘러간다. 그들처럼….” 그리고 그날들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처럼 흘러간 이야기가 다시 찾아올 계절에, 아카시아 향기가 되어 다시 흘러온다. 이 책은 지나간 이야기이지만 다시 추억될 이야기이고, 익숙하지만 그래서 낯선 누군가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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