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부터 감옥이 없었다면 모를까, 한번 감옥이 지어졌다면 절대 그 안이 비어서는 안 되네. 만약 천국에 감옥이 있다면 반드시 최소한 한 명은 그 안에 갇혀 있을 걸세. 그게 감옥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이들의 바람이지.” - 18쪽
그는 미쳐 가는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참을 수 없는 충동으로 커터 칼을 들고 노트북 앞에 섰다. 그러고는 칼로 자신의 엄지를 살짝 그어 보았다. 피가 나는 대신 공기 같은 게 빠져나가며 상처가 난 주위가 쭈글쭈글해지기 시작했다. - 112쪽
세상에서 사람들이 보이지 않기 시작하자 여자는 비로소 일기를 다시 쓰기로 마음먹었다. 눈앞에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 나서야 그동안 자신에게 잘못을 저질렀던 인간들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 128~12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