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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옥 설계사

    • 저자
      박화영
      페이지
      252 p
      판형
      135*200 mm
      정가
      13000원
    • 출간일
      2022-05-20
      ISBN
      979-11-6752-159-0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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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하나의 화면 위에 설계되는 현실과 환상의 외줄 타기

이 책은 평범해 보이는 일상의 이면에 숨어 있는 내밀하면서도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표제작인 「감옥 설계사」에는 독재자를 위해 평생 동안 감옥을 설계해 오다가 결국 쓰레기들로 둘러싸인 자신만의 감옥에 스스로를 유폐한 감옥 설계사가 등장한다. 감옥 설계사는 역사에 실제로 존재했던 감옥뿐만 아니라 자신이 설계했다고 주장하는 낯설고도 이색적인 감옥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없이 길고 환한 복도의 끝」에서는 자신의 방이 점점 환한 빛으로 둘러싸인 공간에 침범당하는 옥탑방에 사는 남자와 반지하방의 여자가 등장한다. 이들이 처한 현실은 어둡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들의 남루한 개인적 공간은 점점 더 눈부신 빛에 싸여 사라져 간다.
「벽과 마스크, 그리고 귀」에는 사람들을 몰래 도청하던 그가 어느 날 작업실 벽에 움푹 파인 마스크를 보면서 경험하는 신비로운 사건들을 소개한다. 주인공은 오직 자신의 눈에만 드러나는 마스크에 얼굴을 들이밀면서 일종의 초인적인 힘을 얻는다.
앞의 세 작품이 단편이라면 「탈피」는 엽편소설로 며칠째 이어져 오던 야근을 끝마치고 돌아온 남자가 인터넷 방송에 접속하면서 겪는 공포를 다루고 있다. 남자는 누군가가 보여 주는 화면을 통해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일하던 자신의 자리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끔찍한 덩어리가 꾸물거리는 것을 보고 경악한다. 계속 덩어리를 지켜보던 남자는 어느새 기괴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 진실을 목도한다.
이외에도 본 단편집에는 단단하고 변함없다고 여겨지던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흔들리고 무너져 내리면서 재구축되어 낯설고도 기이하지만 눈을 돌릴 수 없게 하는 세계가 펼쳐진다. 여기에 수록된 8편의 단편은 일종의 볼록거울이자 오목거울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불과 몇 발짝 떨어진 곳에 자리한 비일상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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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상명대 소프트웨어학과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2009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공터」가 당선돼 등단했다. 소설집 『악몽 조각가』, 『30』(공저)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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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감옥 설계사
한없이 길고 환한 복도의 끝
벽과 마스크, 그리고 귀
탈피
맹점과 외줄
디오라마
발령
엔진과 말
뒷이야기 ― 오래된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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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애초부터 감옥이 없었다면 모를까, 한번 감옥이 지어졌다면 절대 그 안이 비어서는 안 되네. 만약 천국에 감옥이 있다면 반드시 최소한 한 명은 그 안에 갇혀 있을 걸세. 그게 감옥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이들의 바람이지.” - 18쪽

 

그는 미쳐 가는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참을 수 없는 충동으로 커터 칼을 들고 노트북 앞에 섰다. 그러고는 칼로 자신의 엄지를 살짝 그어 보았다. 피가 나는 대신 공기 같은 게 빠져나가며 상처가 난 주위가 쭈글쭈글해지기 시작했다. - 112쪽

 

세상에서 사람들이 보이지 않기 시작하자 여자는 비로소 일기를 다시 쓰기로 마음먹었다. 눈앞에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 나서야 그동안 자신에게 잘못을 저질렀던 인간들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 128~1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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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기묘하고 공포스러운 환상을 일상 속에 침투시키다!
현실과 환상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펼쳐지는 여덟 가지 단편소설”

현실과 환상의 미묘한 시차를 감각하는 작가 박화영이 『악몽 조각가』에 이어, 기묘하고 공포스러운 현상을 일상 속에 침투시킨 단편소설집 『감옥 설계사』를 펴냈다.
“이 세상은 이미 감옥이고 그 안에서는 온갖 것들이 자란다.”는 감옥 설계사의 말처럼, 이 소설집 안에는 현실과 환상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놓인 온갖 것들이 자라난다. 작가에게 있어 환상은 현실과 다른 차원의 세계가 아니라, 익숙한 일상이 특별한 사연을 만나면서 함께 전개되는 세계이다. 기묘한 이야기를 현실처럼 덤덤하게 풀어 나가는 작가의 어조도 섬뜩해 독특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이제 익숙한 일상에 설계하는 여덟 가지 기담의 세계가 펼쳐진다.
첫 번째 이야기. “저 귀신 나올 것 같은 집 꼴 좀 봐요.” 이층집에 온갖 쓰레기 더미를 부비트랩처럼 만들어 스스로 갇혀 버린 자칭 ‘감옥 설계사’의 구출 작전이 펼쳐진다. 남자는 왜 스스로가 만든 감옥에 갇혀 버린 걸까?
두 번째 이야기. 여기, 옥탑방에 사는 남자가 있다. 그는 언젠가부터 이상하게 벽지가 5밀리씩 내려가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리고 같은 집 지하, 여자가 살고 있다. 그녀는 언젠가부터 이상하게 벽지가 5밀리씩 올라가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되는데….
세 번째 이야기. 의뢰를 받고 도청을 하는 사내의 집에 어느 날 마스크 모양의 윤곽이 나타난다. 그 윤곽과 얼굴이 밀착되는 순간, 그는 다른 곳을 마치 그곳에 있는 것처럼 내다볼 수 있게 되는데….
네 번째 이야기. 인터넷 방송으로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고 있는 이상한 덩어리를 마주하던 그는, 불현듯 그 덩어리가 자신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다섯 번째 이야기. 특수 청소 업체에서 일하는 그는 망자의 물건을 가지고 오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그런 그가 가져온 일기장에서 투명 인간이 된 사람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읽게 되는데….
여섯 번째 이야기. 장사가 되지 않는 동화 과학사 안에서 작은 모형을 만드는 남자 사장, 그리고 어느 날 그 자리엔 동화 금은방이 자리하게 되는데. 그 남자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일곱 번째 이야기. 회사 빌딩 옥상에서 뛰어내린 이 대리를 시작으로, 회사 직원들이 하나둘 사라져 가고, 급기야는 서류들마저 하나둘 사라져 가는데…. 그들의 행방은?
여덟 번째 이야기. 말 수집가였던 어릴 적 친구를, 성인이 되고서 만난 나는 이제 그가 말이 아닌 엔진을 수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여덟 가지 단편소설이 평범한 일상 공간 속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 한다. 특히 환상을 태연하게 구사하는 정련되고 세련된 문장이 매력적이다. 당신을 일상 속에 펼쳐진 기괴하고 아름다운 환상의 세계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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