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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막에서 온 눈물

    • 저자
      신필
      페이지
      290 p
      판형
      140*210 mm mm
      정가
      13000원
    • 출간일
      2022-04-15
      ISBN
      979-11-6752-141-5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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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삶의 여정을 지나오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글로 옮긴 힐링 수필집.
말기종양을 선고받은 작가가 투병 중에 자신의 삶을 고찰하여 정체성을 회복하고 고향에 대한 추억을 떠올림과 동시에 아버지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진솔하고 따뜻하며 고독과 윤리를 선하게 추구하는 작품 세계를 보이고 있다. 이 책의 주제는 지구를 돌아 마음에 꽃을 피우는 물방울을 우리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우리는 누구나 꽃을 피울 준비가 되어 있으며, 누군가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눈물 한 방울을 아낌없이 흘릴 준비도 해야 한다고 작가는 쓰고 있다. 관계성의 회복을 노래한 이 책이 삶의 무게에 짓눌린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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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신필

* 아버지 김영신氏와 어머니 이계필氏의 이름에서 한 자씩 따서 필명을 지었음

본명 김경숙. 계룡산 동남쪽 아래 볕 좋은 자드락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했으며 문학박사 과정을 공부했다. 시집 『신발』, 『산과 나누는 사랑』, 『어머니를 안아봅니다』를 냈고 동화 『다복이네 달마시안』을 펴냈다.
33년간 교직에 있다가 퇴임 후 서울 안산 아랫자락으로 터를 옮겨 살고 있다.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타고 강아지와 산책하기를 즐겨한다. 책을 읽으러 도서관에 다니고 글을 쓰는 일에 남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E-mail: kimks64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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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1부 사막에서 온 눈물

텔로미어를 넘어서
주말농장과 아버지
아버지의 헌화가
아버지의 형제애
검은 피아노와 작은 도서관
사막에서 온 눈물
봄, 추억이 하얗게 터지다
인도에서 만난 예수님의 성배
아버지의 연주
그 시절의 텔레비전
도둑을 잡지 않은 이유
우물 함석지붕 위의 황석어
정신착란 그 후
그 식당을 찾는 이유
우리가 만나야 할 인연의 양
어머니와 미나리꽝

2부 과거 보러 가는 길

하루하루를 인생의 마지막처럼
‘불가사의’ 인도
꽃을 닮은 사람들
글 인생과 문우(文友)
목소리 지문
안녕, 나의 해피스
인도에서 재현한 추억의 수제비
우정, 앞도 뒤도 아닌 옆에서 걷는 것
내 인생의 행복 구간
나의 혼(魂), 창(創), 통(通)
내 마음의 둥근 자국
나무가 준 선물
과거 보러 가는 길
히말라야 설산 아래 앓아눕다
옥수수를 파는 케냐의 부자(父子)
케냐에서 외친 ‘하쿠나마타타’
‘죽음의 집’에 울려 퍼진 볼 플레이트

3부 바다에 가다

우보예찬(牛步禮讚)
우리 집 4남매
2인실에서 느낀 나눔의 정
송이 모녀가 전해 준 부드러움
의사보다 고마운 이 여사
식약일체(食藥一體)
잊지 못할 편지
첫사랑, 첫 편지
새 식구 루미
할머니가 들려준 옛이야기
마지막 이사
약장수의 비방
보이지 않는 날개
춤이 가져다준 변화
군인캠프와 라면
가죽가방 속 오래된 사진
바다가 보이는 풍경

4부 누군가의 책갈피

이렇게 살려 두는 까닭
아름다운 편지
17살의 가곡 사랑
바퀴 달린 여행길
문우에게서 온 편지
아주 특별한 별밤
도서관에서 찾은 좌우명
배고픈 시절의 잘못된 선택
영화의 맛
우럭에 대한 명상
누군가의 책갈피
부작용이 주는 위로
걱정거리는 헌 자루에
유쾌한 결혼식
아버지를 꼭 닮은 딸
아버지의 기도
끝까지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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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나는 커피나무를 보러 가는 대신 사막나무 앞에서 한참을 서서 반짝이고 있는 빛나는 눈물방울들을 통해 오래전 어린아이의 눈물방울과 나의 눈물방울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가 사는 지구별은 큰 것 같지만 작기도 하다. 또 둥글어서 결국에는 다 만난다. 나는 병원에 입원하면서 사막나무에서 본 나의 눈물방울을 다시 만났다. … 내가 아프리카에서 본 사막나무의 눈물은 지구 어느 높은 곳에서 흘러왔을까. 그리고 지금 그 눈물은 지구의 어느 낮은 곳으로 흐르고 있을까. 사막나무까지 흘러 눈물을 주고 다시 흘러가던 그 눈물은 빅뱅과 혼돈 너머 존재하던 생명을 불러오는 계시였던가. 고통을 평안으로 바꾸는 메신저였던가. (30-31쪽)

 

집에 손님이 오시면 어머니는 낫을 들고 미나리꽝에 들어가 미나리를 베서 나오셨다. … 그때도 어머니는 하얀 수건을 쓰고 미나리꽝에 들어가셨다. 미나리꽝에 나비라도 날아오르면 하얀 수건을 쓴 어머니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 되고는 했다. 하얀 수건을 쓴 어머니가 나비처럼 보였다. 어머니는 분명 나비였다. 파란 미나리꽝을 훨훨 날아다니는 하얀 나비. … 이제는 고향의 집터도, 미나리꽝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 그래도 어려서의 추억은 내 마음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한 폭의 그림이다. (60-61쪽)

 

내가 어려서 집 안에 대추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 나무는 영어 알파벳 Y자로 자랐는데 아버지는 그 벌어진 틈에 작대기를 얹고 반대편에는 기둥을 세워 철봉을 만들어 주셨다. 놀기보다는 운동을 하라는 뜻이었는데 나는 놀이에 집중한 나머지 혼자 노는 법을 터득했다. 즉, 철봉에 두 다리를 걸고 거꾸로 매달려 세상을 구경하는 놀이이다. 하늘의 뭉게구름이 빨랫줄에 걸려 있고 장독대며 마당이 전부 거꾸로 보이는데, 신기하게도 장독에 들어 있는 간장도 엎질러지지 않았고 마당을 걸어오는 할머니도 넘어지지 않았다. 빨랫줄에 걸린 빨래가 바람결에 나부끼는 걸 보기라도 하면 꼭 도깨비라도 만난 것처럼 나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웃으며 지낸 나의 어린 시절은 동화같이 아름다웠다. (108쪽)

 

나는 실내에서 신던 헌신을 신발장에 두고 왔다. 그런데 양남이는 내가 무슨 신발을 신고 있었는지를 기억하고 있었다. 아마도 나를 통째로 흠모하고 있었던가 보다. 양남이는 ‘선생님이 신발장에 두고 가신 신발을 가져다 드릴 겸 놀러 가고 싶다’는 간절함을 담아 편지를 보내왔다. … 나는 양남이가 아프기 전에 놀러 오도록 길 안내도 해 주고 마중도 나갔어야 했다. 그런데 양남이는 놀러 오지도 못하고 신발도 가져다주지도 못하고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나 버렸다. … 너무 일찍 찾아온 병이었다. 양남이는 가혹하게도 편지의 답장을 받아 보지 못한 채 떠나갔다. (158-159쪽)

 

할머니의 손을 잡고 밤길 여행을 가는 동안은 캄캄하여서 무서웠다. 금방이라도 도깨비가 나타나 내 목덜미를 휙 잡아당길 것만 같았다. 그럴 때면 눈을 감으면 되었다. 그러고는 할머니한테 어디까지 왔느냐고 물어보면 “아직 절반 남았지.” 할머니는 대답했고 “그렇게 멀어” 나는 또 물어보고 “조금만 더 가면 되지.” 할머니는 또 대답했다. … 지금도 가끔씩 그때의 밤길 여행이 떠오르고는 한다. 그러면 내게 물어본다. “얼마큼 갔나?” 그러면 내 마음이 대답한다. “절반 남았지.” 하고.

나는 훌쩍 자라 버렸고 손을 잡고 서커스장에 데려가 주던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서커스 유랑단도 세월 따라 뿔뿔이 흩어졌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피에로도 원숭이도 더 이상 만날 수가 없게 되었다. 바퀴를 따라 어디론가 떠나간 것이다. 하지만 내 마음속의 어린 나에게는 항상 물어볼 수가 있다. ‘인생의 여행길이 어디쯤 와 있느냐’고.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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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삶의 여정을 지나오면서 만난 수많은 책갈피 같은 순간과 사람들을 그린 따뜻한 수필집

‘책갈피’는 책을 읽다가 멈추고 그 페이지에 잠깐 꽂아 두는 물건이다. 책의 쪽수를 잊더라도 책을 다시 펼 때 쉽게 찾을 수 있는 긴요한 물건이다. 저자는 ‘풍경의 책갈피’가 있다고 말한다.

“햇살에 반사되어 시시각각으로 다양한 색채로 빛나는 눈 덮인 산봉우리의 장관을 바라볼 때의 행복감 호흡과 듣는 일을 멈추고 잠시 쉬는 일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그 순간은 눈이 너무 큰 역할을 하느라 코와 입의 호흡이 멈추었다. 귀 역시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호흡과 듣는 일을 멈추고 잠시 쉬는 일 그 일을 나는 ‘풍경의 책갈피’라고 명명했다.” (본문 중에서)

이 책에는 책갈피가 되는 순간순간들이 담겨 있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소박하고 평화로우며 서정적인 목가적 풍경화 같은 어린 날의 정경들이 그렇고, 친구와 함께한 야영장에서 본 아름다운 별밤의 풍경들이 그렇고, 케냐와 인도, 히말라야에서 맞이한 순간들이 그렇다.
그리고 저자는 풍경뿐만이 아니라 사람도 때론 책갈피가 되어 준다고 말한다.

“사람도 일하다 모든 일을 멈추고 어떤 사람을 맞이하고 싶을 때가 있다. 바쁜 일을 하다가도 잠시 멈추고 만나러 가고 싶은 사람,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나는 책갈피 같은 사람이라고 이름을 붙여 주고 싶다. 나에게는 항상 책갈피 같은 사람이 있다.” (본문 중에서)

이 수필집에는 저자가 삶의 여정을 지나오면서 만난 수많은 책갈피 같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파꽃마저도 아름답게 정성으로 다듬어 선물하는 아버지가 그렇고, 나비 같은 수건을 쓰고 손님을 맞이하는 어머니가 그렇고,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제자 양남이가 그러하며, 수술 후 정신착란의 부작용 속에서 괴로워할 때 의사보다 더 힘이 되어 준 고마운 이 여사가 그렇다.
관계성의 회복을 노래한 이 수필집을 통해 사람의 정을 느끼고 여유와 따뜻함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무게에 짓눌린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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